올해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문화경영으로 즐거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해 가는 모습도 보였다. 문화경영 속에 내재된 사람과 조직을 위하는 마음은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문화경영은 문화예술을 기업경영에 활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유발하고,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MOU체결로 시작된 ‘문화로 인사합시다’ 운동을 발판으로 지난 3년 여간 문화를 통해 조직 문화를 개편하고자 여러 가지 활동을 펼쳐왔다. 올 한해 중소기업계의 문화경영 활동을 결산해 본다. 〈편집자주〉

올해는 문화경영이 중소기업계로 널리 퍼져나간 한해였다. 문화경영 활동에서 발생되는 비용과 시간의 부담으로 문화경영을 망설이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3월 시작한 중소벤처기업 문화경영 활성화 사업 ‘봄 여름 가을 겨울, 예술로 즐거운 중소벤처기업’은 많은 중소기업인들의 호응을 받았다. 특히 문화경영 도입에 소극적인 중소벤처기업에 문화예술체험과 동호회 도입 기회를 제공해 많은 중소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문화예술 동호회 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의 직장 내 문화예술 동호회 신설과 활동에 도움을 줬다. 연습실 대관료, 예술강사비, 문화예술 체험비 등 기업별로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되는데 직장인 밴드, 클래식 악기 연주, 마술,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동호회가 중소기업에 신설됐다.
이 사업으로 문화경영을 시작한 ㈜비코티에스는 마임·마술 동호회가 직원간의 소통 강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주성희 대리는 “마임과 마술이 낯선 분야지만 이번 기회로 새로운 분야를 접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기뻤지만 직원간의 관계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었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웃으며 친밀감도 높아지고 업무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자연스레 해소됐다”고 말했다.
기존에 문화경영을 하고 있던 기업들은 문화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중창단 동호회를 만든 경인기계는 올해 보다 많은 직원들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종인 기술영업부 이사는 “예전에는 문화경영 활동을 질 좋은 문화공연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활동을 주로 했는데, 올해는 직원들을 위해 작은 공간을 만들어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지난달에는 직원들을 위해 강당을 빌리고 직접 문화공연을 기획해 직원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새싹종합식품도 영양사를 위한 퓨전 음악회를 전국적 규모로 확대했다. 황금실 이사는 “직원들과 고객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던 음악회를 수도권 중심에서 수원, 인천, 대구, 부산 등 전국투어 콘서트로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문화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시대흐름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문화부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중기·문화계 사회적 기부 대장정’은 중소기업과 문화공연단이 함께하며 풍성한 기부 활동을 선보였다. 동우산업, 제닉, 이지웰페어, 천일식품, 골프존 등의 중소기업은 물품을 기부하고, 문화공연단은 재능 기부를 실천해 사회 소외계층에게 즐거움을 전했다.
제닉은 지난 8월 숙명가야금연주단과 마들사회복지원을 방문해 인상깊은 활동을 펼쳤다.
천봉영 국내패치영업팀장은 “지난해 문화부지원으로 문화경영을 도입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많아 다양한 문화경영 활동으로 확대하고 있다. 동호회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정부지원 없이도 직원들이 클래식 동호회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문화와 함께하는 기부도 계획했다. 직원과 고객이 모두 만족하는 다양한 문화경영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경영을 도입한 많은 중소기업들은 근로자 채용, 유지에 이 같은 활동이 효과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애사심을 이끌어내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음악회와 조명박물관 등으로 문화경영을 하고 있는 노시청 필룩스 대표는 “문화경영이 실시되자 직원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이직률이 낮아졌다는 것을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직원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회사 업무에 임하니 보다 창의적인 상품으로 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입사 9개월 차의 안철규씨는 “회사가 도시 외곽에 있다보니 친구들이 좋게 생각을 안했는데, 우리 회사에서 실시하는 문화 대축제에 초대하니 우리 회사를 부러워했다. 친구들의 칭찬이 이어지니 나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회사 내 중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인기계 신입사원 박미란씨도 “입사 초반에 다소 어색했던 직장상사와의 관계가 동호회 활동으로 쉽게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 회사에 빨리 적응해 직장생활에 활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연구원이 중소기업 6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는 대답은 문화경영을 시행하는 기업이 68.8%로 미시행 기업(44.2%)보다 14% 포인트 높았으며 주변사람들에게 회사나 회사 제품에 대한 추천 및 자랑,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게 나타났다.

〈공동취재: 중소기업중앙회 대학생 블로거 오미소, 이미림, 이영호〉

- 새싹종합식품 음악회가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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