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한 창립콘서트… 문화기업 됐죠

지난달 23일 경남 양산 어곡관리공단에서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어곡관리공단 해피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합창단, 오케스트라, 색소폰 연주 등의 공연이 2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웅장한 음악소리와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이어지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 행사는 공단에 위치하고 있는 ㈜화인테크놀리지가 창립기념행사로 준비한 것이다. 화인은 회사 직원들끼리 서로를 축하하는 창립행사 대신에 같은 공단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 축제를 즐기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으로 준비한 행사지만 그 효과는 컸다. 기존 고객들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행사가 됐고, 공단에 같이 위치하고 있더라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도 기업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화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화 공연이 함께한 창립행사를 준비했다.
함우종 대리는 “이 같은 행사를 하려면 문화공연팀을 섭외해야하고, 공연공단도 마련해야하는 등 준비해야할 점은 많지만 공연 후 뿌듯함이 크다”며 “특히 공단에서 이 같은 행사를 하는 업체는 거의 없는데 우리 기업이 문화 행사를 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놀래면서도 즐거워하고 있다. 특히 기업문화 등을 관리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참석해 우리 회사에도 도입하면 좋겠다고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창립기념식 행사인 만큼 장기 근로자 등에 대한 포상도 진행됐는데, 회사 직원들뿐만 아니라 공단에 위치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함께 축하를 받으니 수상하는 사람들의 자긍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계기도 됐다.
1998년 설립된 화인테크놀리지는 산업용 특수테이프를 만드는 기업이다. 건축용자재, 자동차부품용 보호테이프 등 만드는 제품은 딱딱한 이미지의 공업용품이지만 기업문화만은 여느 회사보다 부드럽다.
문화 행사가 직원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업이념에 따라 창립기념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화경영을 시도해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체육대회 등의 일상적인 행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음악회, 전시회 등의 문화 행사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양산에서 열렸던 가수 이승철의 40주년 콘서트를 회사에서 직접 표를 구매해 전 직원이 관람하기도 했다. 이 후 회사에서 따로 지원이 없어도 직원간의 우애가 좋아져 단합해서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음악 악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도 생겼다.
함 대리는 “양산은 지리적으로 창원·부산에 비해 문화 행사가 많지 않은 편이다. 특히 유명 가수의 콘서트는 가고 싶어도 비싼 금액 때문에 많이 망설였는데 회사에서 먼저 구하기 어려운 표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나서주니까 직원들이 작은 배려에도 감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경영은 특히 젊은 직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단다.
함 대리는 “우리 회사는 대부분 직원이 30대 초반일 정도로 젊은 조직이다. 하지만 개성이 강한 직원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융화가 힘든 편이었는데, 이 같은 활동을 한 후 각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창립기념 콘서트에도 2명의 젊은 사원이 유명 가수의 노래를 직접 준비하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회사는 이 같은 직원들의 참여에 힘입어 내년에는 새로운 동호회를 만들 계획이다. 동호회를 만들어 꾸준한 문화활동을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벌써부터 많은 직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을 정도다.

-지난달 23일 경남 양산 어곡관리공단 ㈜화인테크놀리지 강당에서 열린 창립13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양산윈드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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