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투, 쓰리, 포… 왼발, 오른발, 손 바꾸고, 돌고…”
지난 10일 춘천에 위치한 고양이 캐릭터업체 ㈜제이비항공의 직원 식당.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한 남자가 큰 목소리로 사람들을 열심히 독려하고 있다. 15명으로 구성된 제이비항공의 댄스동호회 연습이 진행되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5시 30분에 시작되는 이 시간은 최근 직원들이 가장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비록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발 때문에 스텝은 꼬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부딪히기 일쑤였지만 연습시간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제이비는 지난 6월 댄스동호회를 만들어 벌써 6번의 연습을 마쳤다. 댄스에도 많은 종류가 있지만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면서 흥겨운 음악에 어울리는 ‘스윙댄스’를 배우기로 했다.
서영동 과장은 “동호회를 만들자는 대표님의 제안에 설문조사를 했는데 댄스가 많이 나와서 진행하는 사람들도 놀랐다. 악기를 하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기타, 드럼, 바이올린, 피아노 등 각자 배우고 싶은 악기가 달라 동호회를 구성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의 호응 속에 시작된 동호회지만 그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스포츠 댄스는 파트너와 손과 허리를 잡고 해야 하기 때문에 어색해하는 직원도 많았다. 하지만 그도 잠시 점차 적응이 되더니 최근에는 분위기가 더욱 좋아졌다.
서 과장은 “매일 보던 사람들이 군살이 많은 허리를 잡아야 하니 처음에는 서로 그것만 신경 쓰다가 연습이 잘 안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포츠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니까 오히려 스킨십 덕분에 더욱 가까워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여직원이 많은 회사 특성 때문에 파트너 구성이 안 맞아서 남자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도 없다. 특히 연말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다문화센터 봉사활동에서 댄스동호회 공연을 선보이자는 목표가 생기니 더욱 연습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제이비항공처럼 최근 댄스 동호회를 구성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무한도전’, ‘댄싱위더스타’와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늘어난 덕분이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다 보면 업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절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도 사람들이 댄스에 빠져드는 이유다.
명소IMC도 최근 댄스동호회 연습을 시작했다. 이 회사가 선정한 댄스 종목은 밑바닥에 쇠붙이를 댄 구두를 신고 율동적으로 마룻바닥을 치며 추는 ‘탭 댄스’다. 댄스 동호회를 만들자는 움직임은 2월부터 있었지만 이런 저런 상황으로 미루다 최근 댄스 열풍에 힘입어 드디어 연습을 시작했다.
지난 7월부터 일주일에 한번 1시간 반 동안 근처 학원으로 동호회 회원이 이동해 연습하고 있다.
김인숙 과장은 “탭댄스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배우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 많았나봐요. 특히 탭댄스는 일반적으로 많이 배우고 있진 않기 때문에 한번 배우면 자신만의 독특한 특기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특기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고 김 과장은 전한다. 때문에 최근 동호회 회원들은 연말 송년회 공연을 목표로 일주일에 2번으로 연습량을 늘리기로 했다.
한국구조물안전원의 16명의 직원들도 댄스동호회를 조직하고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할 계획이다. 회사가 설립된 지 10여년 만에 처음 동호회를 만드는 것이어서 많은 고민 끝에 선정한 아이템이다. 외근이 많은 안전원들이 출장으로 쌓인 피로를 정적인 아이템보다는 동적인 아이템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댄스동호회를 조직하게 됐다.
최운진 주임은 “최근 강사와 만나 앞으로 운영방안을 논의 했는데, 가능한 많은 댄스를 배우자고 이야기 했다. 벌써부터 동호회 연습을 기다리고 있는 직원들이 많아 활기찬 회사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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