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여정으로 금세 몸 상태가 좋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럴 수 있을까? 순전히 그날의 몸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맑은 공기는 사람의 지친 몸을 금세 청아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곳이 청송여행이다.

청송의 대표적인 명소를 꼽으라면 주왕산이지만 김기덕 감독이 그려낸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 촬영지인 주산지가 먼저 떠오른다. 이는 유럽에서 만난 두어사람들이 김감독의 작품에 대해서는 지대한 관심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서울을 기점으로 한다면 지독하게 먼 곳. 안동을 거쳐서 진보를 지나치면 자그마한 소읍 청송을 만나게 된다. 주왕산은 차치하고 우선 읍내에서 찾은 곳은 달기약수터다. 변한 것은 읍내에서 자전거와 산책로를 만들어 두어 지역민들의 운동로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원탕이라고 하는 하탕에는 아줌마가 앉아 일일이 먹을 물을 떠주고 있다. 물맛이 변하지 않기 위함이라는데 생각보다 톡 쏘는 탄산 맛이 적다. 그래도 얼마나 자연은 신기한 일인가. 계곡 옆에는 물론, 대부분 식당들은 이름도 새겨지지 않은 약수탕 한곳을 차지하고 있다. 약수터 주변으로는 닭백숙을 고와내는 곳이 여럿 있다.
자리를 비껴 청송양수발전소를 찾는다. 수력을 이용한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어른들의 눈에도 신기하고, 전시관에 만들어진 체험관이 재미가 있다. 손가락을 갔다만 대면 우수수 낙엽이 되고 눈발이 떨어지는 곳 등등. 자연 풍광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이런 곳도 찾아보는 것이 새롭다. 이내 맥된장공장(054-872-1108, 파천면 중평리)이라는 곳을 찾는다.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으며 3대째 장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곳. 가공품도 많다. 짜지 않고 거부감 없이 만들어낸 가공품 들. 상류층들이 즐겨 찾는단다.
이곳을 비껴 청송옹기장(진보면 진안리)을 찾아가 체험을 즐긴다. 무형문화재 제25호 청송옹기장. 상주가 고향인 이무남 옹기장은 흙을 찾아 이곳에 자리잡았고 평생 옹기 만드는데 전념하고 있는 것. 이제 칠순이 다 된 옹기장은 그의 아들이 대물림하고 있다. 아직도 전통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장작가마 때는 것은 기본. 크고 작은 옹기가 마당에 가득하다. 능숙하게 물레를 돌리며 금세 옹기를 완성시키는 그곳. 일반인들의 체험도 가능하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 이어 청송 야송미술관(청송읍 월막리)을 찾았는데 폐교를 이용해 시기에 따라 전시품들이 달라지는데, 제법 잘 만들어놓았다. 입장료가 따로 없는 것도 특징. 숙소 또한 송소고택(www.songso.co.kr, 054-873-0234-5)이다. 전형적인 청송의 시골마을에 있는 만석지기가 살던 옛집. 공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세면장이 불편하지만, 군불 지피는 옛집에서의 하룻밤이 생그럽다. 하룻밤을 보내고 마을의 전통체험장에서 조식을 먹는다. 1인당 1만원하는 반가 음식은 먹기가 무색할 정도로 멋을 내고 깔끔하다. 이후 문화해설사가 이것저것 재밌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역사공부가 된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가고, 청빛 가을 빛이 멋지게 펼쳐지고, 그래서 산능선이 굴곡이 뚜렷히 보이는 날, 찾은 곳은 방호정과 백석탄이다. 날씨 덕분인지, 아니면 하냥 맑은 청송 날씨 덕분인지 감기몸살에 무거웠던 몸이 가벼워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방호정(안덕면 신성리, 경상북도민속자료 제51호). 신성계곡이 이어지는 절벽 위에 아스라이 걸려 있는 정자. 여름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신성계곡에 백석탄(안덕면 고와리)이 있다. 계곡에 나무가 없어서 뜨거움이 느껴지는 그곳에 흰빛을 띄는 기암괴석. 자연은 이렇게 오묘한 빛을 인간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청송에 들러서 주산지와 주왕산 산책을 빼놓을 수 없는 일. 주산지의 왕벚나무는 가을 가뭄으로 물이 말라 힘겹게 물속에서 버티고 있는 뿌리를 그대로 들여내놓고 있다. 영화속에 보여주었던 물속 사찰도 없고 물속에 잠긴 나무도 없다. 화면 속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지만 천연기념물이 수도 없이 많은, 살아 있는 저수지가 아니든가. 그리고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 주왕산 산행. 이번 여행길에는 주왕암과 주왕굴을 거쳐 가는 것이다. 대전사에서 주왕암 까지 1.8km.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주왕암을 지나 좁은 바위틈으로 들어가면 옛날 중국 진나라 주왕이 살았다는 전설의 주왕굴로 들어서게 된다. 다시 숲길 우거진 능선길을 따라 제1폭포에 점을 찍고 하산. 이 정도만 걸어도 얼마나 상쾌해지는가.

■ 찾아가는 방법:중앙고속도로-남안동나들목-34번 국도를 따라 영덕 방향으로 달리면 진보읍 삼거리-31번 국도를 타면 청송읍(14km)-청송읍에서 온천-달기약수터-주왕산을 거치면 된다. 주산지와 절골은 청송에서 포항쪽으로 가는 31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청운리에서 이전 방면 914번 지방도를 탄다.

■ 별미집과 숙박:주왕산의 달기약수터 주변에는 닭백숙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다. ‘약수배개숙’이라 불리는 닭백숙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누구나 한 번쯤 찾는 명물 별미가 되었다. 서울여관식당(054-873-2177), 단골식당(054-873-2701)등 식당들이 이어진다. 떠 주왕산은 국립공원 앞에는 열지어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특히 산채비빔밥과 쌀이 동동 떠있는 동동주 맛이 일품이다. 내원산장(054-873-3798), 부산식당(054-873-9947) 등이 꽤 괜찮은 식당이다. 잉어식당(054-872-2772)은 추어탕을 잘한다. 숙박은 주왕산 관광호텔이나 청송 자연휴양림(054-872-3163)의 산막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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