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ong kong). 중국 광동성 남쪽 해안지대에 있는 특별행정구역.
중국땅이지만 조금은 다른 자본주의 체제가 적용되는 곳.
그곳을 4박6일이라는 일정으로 다녀왔다.
홍콩에 대한 책자도, 지도책도 없이 관련된 정보란 의미없이 뽑아 놓은 홍콩자료 프린터 몇장.
그곳에서 1박2일 동안은 패키지 일정에 맞춰 그런대로 편하게 여행을 했지만
나머지 기간은 무작정 몸으로 부닥친 좌충우돌 여행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했다.
짧은 기간동안 깊은 속내까지 완벽하게 탐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초보자들을 위한 정보는 몸소 체험하면서 조금씩 윤곽을 잡아갔다.
구획과 일정에 맞춰 나누어 소개하기로 한다.

청주공항에서 4시간. 금단증상이 나올 만한 시간이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비행기에 올라 기내식 먹고, 던져 준 무릎덮개를 이용해 잠을 청하니 어느새 홍콩국제공항(www.hkairport.com 쳅락콕)이다. 헤어스타일이 멋진 안내인 허창환씨(852-6334-0896)는 장황하게 홍콩을 말하기 시작한다.
공항을 지나 길게 늘어진 다리(칭마대교)는 홍콩에서 유일한 것이라 했고, 빌딩처럼 높게 올라간 건물은 아파트인데, 산이 많아, 비좁은 땅덩어리를 활용하기 위해 폭 좁게 하늘 향해 높게 올라가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날은 신계지역의 리갈 리버사이드 호텔(85224697878, 麗豪酒店)이라는 곳에 여장을 풀게 된다.
일단 홍콩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하자면 이전에는 영국 식민지였으나 1997년 7월 중국으로 반환되었다. 홍콩 섬과 인근의 작은 섬들, 스톤커터 섬, 본토의 구룡반도와 란타우 섬, 그외 230개가 넘는 섬들로 이루어진 신계(新界)까지 포함된다.
북쪽은 광동성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남쪽은 남중국해에 접해 있다. 행정중심지인 빅토리아는 홍콩 섬에 있다. 돌아다니다보니 서울과 비슷한 형태다. 구룡반도는 강북권, 홍콩섬은 강남권, 그 사이에 강물 대신 바다가 구획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웡타이신 사원

오전 10시 경 느즈막히 출발해 찾은 곳은 숙박지에서 멀지 않은 웡타이신 사원이다. 이곳을 찾은 날은 날씨가 무척 맑았다. 필자가 찾은 시기(10월말경)는 홍콩의 가을철로 습하던 기운이 다소 수그러들면서 건조해지는 때다.
홍콩민들은 이 계절이 힘들다지만 여행객들에게는 최상. 날씨는 한국보다 온도가 높아서 반팔을 입고 다녀도 될 정도다. 가이드의 말이 이어진다. 황대선이라는 이름이 나오고 의원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곳은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도교사원이라는 것.
본래 중국 광저우의 황사에 있었는데 1912년에 현재의 장소에 안착되었고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1956년부터란다. 여느 사원과 비슷하다. 향 피우는 냄새로 사원 안은 눈이 매울 정도로 향내가 진동한다. 각자의 소원과 병치료를 기원하는 것에 따라 놓는 제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사원의 백미는 뒤켠의 정원. 황대선이라는 이름이 선명한 고층 아파트의 삭막함을 무색할 정도로 사원의 정원은 정적이다.
특히 이 곳에는 점집이 많은데, 산통에 대나무를 잘게 잘라 100개정도를 넣고 열심히 흔들면 그곳에 적힌 글귀로 풀이를 하는 것이다. 사원 어디를 가도 이런 것은 많은데, 점괘가 나와도 듣지 못하니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침사추이 영화의 거리를 찾고

침사추이의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 차가 선 지점은 눈에 익은 ‘신세계백화’라는 한자가 선명하다. 그 건물을 뒤로 하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가 보이는 지점의 해안산책로를 따라 영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이연걸, 홍금보, 임청하, 양조위, 오우삼, 서극, 매염방 등 우리나라에게도 친숙한 홍콩 스타들의 손도장과 사인이 찍힌 명판이 바닥에 만들어져 있고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는 정도다. 유람선과 고깃배가 떠 다니고 바다 너머로 홍콩섬 금융가의 건물들이 뾰족하게 올라가 있는 모습이 그림같다. 가장 높은 건물은 2003년에 준공된 88층의 국제 금융 센터(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퉁레이더 촬영지). 빌딩 간판 숲에서 삼성이라는 영문자가 유독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리라.
하여튼 이 스타 거리는 2003년 준비를 시작하여 60억 원을 들인 끝에 2004년 4월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너비 4~5m, 길이 440m로, 9개의 붉은 기둥에 홍콩 영화 100년사가 기록되어 있다. 영화인 명판이 박혀 있는데, 손도장이나 사인이 찍힌 것보다는 이름만 나와 있는 것이 더 많다. 거리가 조성되던 2004년 이전에 죽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영화 촬영 현장을 재현한 가상 세트, 실물크기의 이소룡 동상,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이 주변으로 미술관, 우주박물관, 시계탑, 문화센터 등 볼거리가 풍부한데 첫날은 그저 머릿속에 지도가 그려지지 않은 터. 몇 번 돌아다니고 나면 이곳이 어느 지점인지 금세 알 수 있다.

홍콩섬으로 이동, 부자동네 리펄스 베이 해변 주변과 틴하우 사원

홍콩섬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페리호와 해저터널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관광버스는 해저터널을 이용하면서 차장 밖의 풍경을 감상한다. 차창밖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빽빽한 건물 대신 초록색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고, 띄엄띄엄 고층 아파트가 그림처럼 들어 앉았다.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건축 형태가 자연과 잘 조화되고 있다.
이곳은 바로 리펄스 베이(Repulse Bay). 홍콩의 유명인사가 사는 부촌이란다. 차는 해변 공원쪽에 세워지고, 해변길을 따라 걷는다. 철 늦은 피서객들도 몇몇 보인다.
길 끝나는 바닷가 끝에 사원이 있다. ‘틴하우(Tin Hau)사원’ 우리나라에도 바다를 향한 사찰은 아름다운 여행지로 손꼽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산정이 아니라 바다와 눈높이가 같다. 이 사원은 바다의 수호신인 ‘쿤암(Kwun Yum)’과 틴하우(天后)를 모시고 있다.
1865년에 세워진 오래된 도교사원은 독특한 중국 건축양식을 전하는 지붕의 곡선이나 조각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별히 가이드가 강조했던 재물신과 만지면 3일안에 인연을 만들어준다는 인연신은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이곳은 홍콩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스탠리 마켓과 머레이 하우스

리펄스 베이 해변 이후로 찾는 곳은 스탠리 마켓이다. 이곳은 서울의 이태원과 같은 분위기다. 상점에는 빅 사이즈 옷을 팔고 있지만 딱히 고급제품은 아니다.
그리고 길목에는 세계 음식점들이 즐비해서 커피나 간편한 파스타 등을 즐기면 좋을 곳들이 이어진다. 골목을 헤집고 상가를 둘러보는 것보다는 해변을 따라 가서 머레이 하우스(Murray House)를 찾아보면 된다. 가는 길목에는 그냥 스쳐 지나치기 아쉬운, 나름대로 멋을 낸 식당들이 즐비하게 이어진다. 도로는 공사로 어수선하지만 외국 관광객들이 모여 앉아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모든 것을 그만두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갖고 싶어진다. 실제로 이 곳은 먹거리 단지로 커리 크랩 등 나름대로 괜찮은 별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란다. 어쨌든 길 끝나는 지점에, 옛 센트럴에 위치한 1844년대 식민지시대 건축물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건물이 있다.
아직도 총탄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한다는데 건물은 딱히 멋이 없다. 바닷가 쪽으로도 정자 비슷한 건물이 있고, 배들이 한켠에 옹기종기 매어 있다. 날씨가 맑아서인지 아주 멋진 풍치를 자아내지만 정작 스텐리 마켓 거리에서의 쇼핑은 피곤하기만 하다. 발이 몹시 피곤해서 빨리 이 쯤에서 끝내고 빨리 장소를 이동하고 싶을 뿐이다.

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본 야경과 레이저 쇼

한국음식을 제외하고 중식으로 결정하고 찾아간 집은 Shining Star Restaurant(85325558800, 彩星酒家)라는 식당. 일부러 찾아가라면 힘들 곳이지만 여튼 괜찮다. 차는 서서히 산정을 향해 이동한다.
빅토리아 피크라는 지점에서 홍콩 구룡반도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인데, 일종의 서울의 남산타워라고 하면 될 듯하다. 아니면 63빌딩이라고 해야 할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행객들의 대부분이 이 곳을 들르는 듯 어수선하기 이를데 없다.
산정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멋지기는 하지만 웬지 안개가 낀 듯 선명하진 않다. 워낙 습한 지역이라서 이 정도는 그대로 양호하다는 가이드의 말이다. 당시는 몰랐지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서야 했다.
어쨌든, 어수선함을 피해 피크트램(산장 기차)을 타고 내려선다. 어느 순간 건물이 거꾸로 서 있다. 묘한 기분이 든다. 이 케이블전차는 우거진 산등성이의 가파른 373m를 오르락내리락 한다.
1888년부터 운행하고 있는 피크트램은, 소형자동차와 함께 피크트램에 도달하는 가장 인기있는 교통수단. 이것으로도 하루 일정은 끝나지 않는다. 피크트램에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페리호 타는 선착장으로 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오후 8시부터 레이져 쇼를 한다는 것이다. 배를 탄다. 그곳이 서는 곳이 어디인지 당시는 도통 알 수가 없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영화거리 바로 옆에 있는, 시계탑 근처, 홍콩아트센터 앞이다.
연인의 거리에 마련된 2층 뷰포인트가 가장 저렴한 명당자리. 그곳에서 바다 건너 홍콩섬의 금융가의 건물에서 내 뿜어대는 광선을 감상하는 것이다. 약 20분간 일제히 멀티 미디어쇼를 펼치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s).
아직도 일정이 남아 있다. 몽콕 야시장 감상이다. 서울의 남대문 시장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곳곳에 야시장 불빛이 현란하지만 허유산이라는 망고주스 집에서 코코넛 들어간 음료 한잔으로 피로를 푼다. 정말 맛이 좋다.
숙소에 돌아오니 팔다리가 다 아프다. 불면은 이 순간 어불성설이다. 피곤한 몸은 금세 잠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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