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의 경쟁력
개성공단에 입주하면 과연 언제쯤 순이익을 낼 수 있을까. 순익분기점이 기업설립이후 보통 3~5년인만큼 아직은 적자냐, 흑자냐를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 또한 남측 본사와 개성 현지법인과의 회계처리문제 등을 감안하면 개성 현지기업만을 놓고 손익을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다만 기존 입주기업들이 앞다퉈 공장을 증설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는 현상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중소기업들에게 개성공단 진출은 한번쯤 노려볼만한 매력적인 투자 적지임을 짐작케 해준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최대 관심사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북한 근로자의 생산성을 개선시키고, 원가를 절감하느냐에 있다. 개발 초기단계라 미숙련 신규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1인당 생산액 혹은 생산성을 개선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 수는 10월 초 현재 1만9,433명이다.
월평균 고용 인력은 2005년 389명, 2006년 429명, 2007년 776명 등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미숙련공의 생산성은 남측 근로자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숙련도가 올라가 생산성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남측 근로자의 70%에 육박하고 있다.
생산성의 증가는 생산규모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9월 말 기준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누적생산액은 2억1,300만달러에 이르렀다. 지난 1월 말 총생산액 1억달러를 돌파한 후 8개월만에 2억달러 생산고지를 넘은 것이다. 이처럼 생산규모가 늘어난 것은 북한 근로자의 수 및 생산성의 증대를 비롯해 안정적 사업환경, 가동입주기업의 확대 등에 기인한 것이다.

고학력 근로자 잠재력 커

북한 근로자의 1인당 생산액은 2007년 상반기 평균 1,275달러로 전년 동기 989달러에 비해 28%, 2006년 상반기 1,108달러에 비해 15% 증가했다. 특히 생산성이 떨어지는 신규고용 인력의 지속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북한 근로자 1인당 평균 생산액이 떨어지지 않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의미있게 지켜볼 현상이다. 생산성 증대는 근로자의 학력과 무관치 않다.
현재 개성공단 근로자는 대부분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고, 20% 이상은 전문학교 이상 대졸자들이다. 올해 10월 완공예정인 기술교육센터가 세워지면 보다 체계적인 기술교육이 가능해져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개성공단의 경쟁력은 역시 저임금이다. 생산성이 조금 떨어져도 저임금이 경쟁력을 높혀주고 있다. 저임금은 국내 수준과 비교할 때 12~13배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초기 생산성 저하의 약점을 능가하는 장점인 셈이다.

생산성 베트남 수준 증가할 듯

의류제품을 생산하는 신원은 대표적인 성공기업이다. 신원은 개성공단 사업의 성공요인으로 다섯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사전 준비의 철저 둘째, 철저한 업무분담과 책임감 부여, 본사와 법인간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 셋째, 생산, 효율성과 복리후생을 고려한 공장건축 넷째, 복지 우선의 노무관리 시스템 구축 다섯째, 북측 근로자의 해외연수 실시, 주인의식 고취, 사규의 철저한 시행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북측 근로자 노무관리 사례는 다른 입주기업들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 정도다. 신원은 북측 근로자 가운데 조장급 이상 사원들을 대상으로 서너달이 소요되는 중국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연수를 마친 이들은 다시 동료 북측 근로자들에게 배운 내용을 전수한다. 신원은 사내 전산관리도 모두 북측 근로자들에게 맡기고 있다.
노무관리는 생산성을 좌우한다. 초기부터 고학력, 기술을 갖춘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받는 경우는 운이 좋은 편이다. 염색 및 날염, 침구, 커텐, 인테리어 소품 등을 생산하는 주식회사 평안은 봉제 경험이 없는 미숙련 근로자들을 채용했으나 그래도 만족하는 편이다. 현재 중국 공장의 근로자 수준까지는 생산성이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올 연말까지는 80%선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북측 노동자들이 조금씩 남측 개인 회사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성과급만 지불된다면 거의 중국 수준에 도달하거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측 근로자들은 보다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센티브만 주어진다면 베트남 수준 이상도 가능하다는 게 현지 기업들의 공통된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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