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진흥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해 R&D 지원 출연·융자·수출 및 판로지원 사업을 효과적으로 펼치고 있다.
정부 시행 기술개발 사업에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기술개발에 필요한 연구 기자재와 재료비, 시작품 제작비를 지원받아 기획했던 제품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또한 회사의 기술력을 외부에 알릴 수 있어 많은 R&D 회사가 관심을 가지고 정부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필자는 홈 네트워크 관련 R&D 회사를 4년 경영하면서 중기청, 중소기업중앙회,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사이트를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한다. 이곳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열람할 수 있으며 회사의 규모와 기술 수준에 적합한 사업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신생업체들이 지원사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거나 기술개발 사업계획서 작성 능력 부족 등으로 사업자로 선정되기 어려운 반면, 참여경험이 있는 업체들이 다시금 사업자로 선정되는 비율이 점점 높아져 참여 횟수를 제한하는 제도까지 등장하게 됐다.
문제는 정부 지원사업은 일종의 마약과 같은 것으로 너무 의존하다가는 자신이 설자리를 잃어버리게 되고 영업을 통한 이익 창출이라는 R&D 기업의 본래 설립취지를 잃을 수 있다.
이에 신생 업체 뿐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제시코자 한다.
첫째, 회사가 추구하는 기술·제품 로드맵을 정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비젼과 목표를 설정해 기술·경쟁·기업 전략을 수립한다. 기술·제품 로드맵 맞추어 과제를 신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 과제선정을 위한 과제가 되는 것을 에방하고 인적 물적 자원의 누수를 막을 수 있다.
과제 기획은 오랜 기간 동안 생각하고 고민했던 상품기획과 다름 없어 충실한 내용이 담겨있어야 사업자 선정 가능성을 높인다. 즉,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제품 개발에 힘을 집중하게 된다. 아울러 정부과제 선정은 부수적인 도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둘째, 회사의 능력은 기획력에 달려 있다. 사업 계획서도 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돼야 현실적이고 보다 정제된 사업계획서가 준비된다.
IR을 위한 사업계획서든 과제수행을 위한 사업계획서든 작성하는 과정에서 막연히 구상했던 생각들이 정리되고 정돈된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적어도 한 번은 우리가 속해있는 산업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우리의 목표시장은 무엇이고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우리의 경쟁자는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제품을 현재 개발하고 있으며 어떤 상품을 기획하고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를 찾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므로 회사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제대로 조준되어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세째, 회사의 역량에 가장 적합한 정부 과제를 골라 사업 신청을 해야 한다.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업체를 발굴해 주관기업과 참여기업으로 공동개발 사업을 하는 것은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므로 과제를 회사 단독으로 수행하는 것보다는 참여업체와 함께 개발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국제 공동연구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경영진의 몫이다.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술개발에서부터 수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이러한 제도는 중소기업이 보다 견실한 회사로 발전하기 위한 영양제라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자신에 맞는 영양제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고 받아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부 기관에서는 용도에 맞는 영양제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러한 영양제가 절실히 필요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의 선정과 선정된 업체에 대한 사후 관리를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는가를 모니터링하므로써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최훈규
스피나시스템즈(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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