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술경쟁은 날이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다. 이런 경쟁 속에서 더 안정적으로 우위를 확보하는 방안은 선진화된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하는 데에 있다. 선진국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후발 국가는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 간다. 선진국가와 후발국가, 선진 국가간의 기술경쟁은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기술전파 속도가 비행기보다 빠르다는 지적은 매우 현실적이다.
우리나라는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1990년대까지는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해 경제를 발전시켰으나 지금은, 후발국가의 추격이 거세져 독자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물론 그간의 노력이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돼왔다. 그러나 중국, 인도와 같은 거대 후발국가의 기술 추격은 더욱 맹렬하다. 그래서 각 기업의 기술개발과 품질개발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제는 국내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그 동안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개발은 현저하게 발전했고 국제 특허등록 건수도 괄목하게 증가했다. 또 국제 논문발표 횟수도 많이 늘어났다. 이제 신기술 개발과 품질향상이 곧 자국의 경쟁력이 됐다. 그래서 보다 나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 지원시스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기업의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미 개발한 제품과 기술에 대해 시험하고 평가하는 기술이 개발돼 있느냐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시험과 평가는 국가출연연구소와 대학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제품에 대한 시험이 국가출연연구소와 대학이 담당하고 있다. 그 목적으로 설립된 국가출연연구소가 있다.
그러나 선진 외국에서는 국가기관 주도로 시험·분석하던 것을 민간기업 주도의 시험·분석 시스템으로 바꿨다. 미국은 1945년부터 일본은 1986년부터 시험·분석 시장이 활성화돼 왔다.
우수 시험평가 회사가 시장경쟁 논리에 따라 시험·분석 분야를 맡아 왔다.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로 시험·분석 업무를 국가출연연구소 및 대학에서만 수행할 수 있도록 한정된 정책을 펴고 있다. 기술개발 시스템이 선진화되지 못해 국가 경쟁력 향상을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자생적으로 민간 시험·분석 회사가 설립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정책이 국가출연연구소 및 대학 위주의 지원정책으로 지나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민간 시험·분석 회사가 발전해 나가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험·분석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 시험·분석 기업이 활성화 돼야 한다.
또 시험·분석 분야도 이제는 시장 경쟁체제로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시스템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구축돼야만 효율적이다. 중소기업은 국가출연 연구소나 학교, 민간기업 어느 곳이든 필요한 때에 시험·분석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민간 시험·분석 기업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상태에서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술개발지원에 대한 시스템을 시장경제에 맞게 선진화시켜야 한다. 자율경쟁이 보장돼야 시험·분석 분야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가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품질개선 및 기술개발을 지원 시스템을 다양화 시켜야 한다. 시험·분석 지원사업에 대한 시스템 정비가 꼭 필요하다.
현재 국내 민간 시험·분석 회사는 자체적으로 협회를 구성하는 등 여러 가지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책연구소 및 대학 지원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 시험·분석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과 경쟁력을 높이는 일인 것이다.

김형태
(주)아프로R&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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