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의 벤처기업 투자조합 결성규모가 2004년 이래 3년째 증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영화진흥기금, 지방행정공제기금 등 중소 연기금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에서 조성하는 벤처펀드 자금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은 하반기에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1조원 펀드를 새로 조성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도 중소기업 투자사의 역할을 하도록 관련 법률개정안이 발의됐다. 보증기관의 보증연계투자는 중소벤처기업에게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벤처 캐피탈 시장에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기관의 직접투자를 원하는 수요는 많다. 창업초기 기업과 연구개발 중심 기업들은 정부나 공공기관의 직접투자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그간 이들 기업들은 2002년부터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을 유치해오지 못했다. 벤처 캐피탈로부터 외면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은 단기간 내에 IPO(기업공개,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 상장)가 가능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투자를 꺼린다. 이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 업계는 상호 입장이 다르다. 미국과 같이 창업초기 기술기반 기업들에게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과는 반대다.
한편 정부기관의 투자를 탐탐치 않게 여기는 곳도 많다. 그중 벤처캐피탈 업계의 시각은 일반기업들과는 사뭇 다르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직접투자는 시장논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투자시장 과열을 부추겨 민간 벤처캐피탈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과열로 인한 피해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정부기관과 벤처 캐피탈간 입장이 상반 된다.
정작 벤처 시장이 침체된 이유는 다른 데에서 찾아야 한다. 2001년까지 활발한 투자를 하던 벤처캐피탈이 기능을 상실한 것은 벤처기업들이 IPO 시장기능을 상실해 시장에서 투자금 회수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초기기업이나 연구개발 중심기업에 대한 투자가 사라지자 유망기업의 창업도 급격히 감소했다. 그래서 코스닥 시장에서 벤처기업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정책적으로 건전한 IPO 시장 기능을 살려내야 한다.
최근 정부는 벤처진흥정책과 주식시장의 활기에 힘입어 벤처캐피탈이 벤처투자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유망기업의 창업이 감소해 현재는 투자기업의 발굴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상황도 마찬가지다. 창업과 투자, 회수가 반복되는 제대로 된 벤처 생태계를 갖추지 못한 결과다.
우리는 수년전부터 건전한 벤처 생태계를 만들자는 데에 공감해 오고 있다. 벤처생태계에는 기업, 정부, 벤처캐피탈, 기술신용보증기금, 은행, 대기업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벤처 생태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과 연구개발, M&A, IPO 등이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
이 주체들이 벤처 생태계를 고려치 않고 이해관계대로 처리한다면 벤처 생태계 전체를 어렵고 만들어 자신들도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 될 수밖에 없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투자가 민간부문의 투자와 경쟁하기 보다는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투자되도록 역할분담을 하거나 양자가 같이 투자하는 형태 등 협력하는 지혜를 내놓아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 벤처 생태계를 더 이상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벤처 생태계의 복원을 위한 건실한 자금의 순환구조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김경수
카이로제닉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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