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이 다가오고 있다. 여행이 자유로워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직장인들은 휴가철 이외에는 긴 시간 여행하기는 쉽지 않다. 여행사 후배가 여름 피서상품 답사를 하겠다는 이유로 집으로 찾아왔고, 그녀를 따라 목적없이 동해안 여행을 떠난다. 동해안의 6월은 가장 비수기로 어쩌면 시간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기에는 딱 좋은 시기다. 아직은 물이 차가워 바닷속에 들어갈 상황은 아니지만, 그저 맑은 바다 물빛 바라보면서 한적한 드라이브 즐기면서 머리 식히기에는 좋은 계절이다.

양 양공항이 있지만 활성화되지 않은 채라면서, 이번 여름 상품을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법을 모색해보겠다는 여행사 사장. 그것도 참으로 좋은 방법이다.
영동고속도로는 휴가철이 아니고서도 휴일에도 워낙 막히고 있는데다, 버스 전용도로도 없어서 고속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큰 혜택이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서 ???틀 이용해 여행지 구경하다가 돌아오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강원도 해안길. 공항 주변부터 여행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7번 국도길을 따라 속초방면으로 올라오다가 남애항 근처에 있는 휴휴암(양양군 광진리)을 들러본다.
국내의 바닷가 옆에 있는, 몇 개 안되는 절집중에 하나다. 부산의 해동용궁사를 기대하고 한번 이곳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공사중인데다, 건물들과 관광객들이 많아서 어수선하다는 느낌만 갖고 돌아선 곳이다.
이번 여행길에서는 공사가 제법 끝난 상황이라 정리정돈이 되어 있는 듯하고, 연못가에 여름 꽃 수련이 피어서 나름대로 한번쯤 찾아봐도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옆에 있는 ‘언덕의 바다’라는 바닷가 카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이곳을 벗어나 동호해수욕장 바로 앞에 오산횟집(033-672-4168)을 찾는다. 긴가민가 하는 길을 따라 가는데, 찾는 이 없어서인지 한적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딱 한번 ‘섭’이라는 낯선 이름에 관심을 갖고 찾았던 섭국 전문점. 부추, 미나리 넣고 얼큰하면서 걸쭉하게 끓여내는 섭국 한그릇은 해장용으로 충분했는데, 그 맛은 이번에도 똑같다.
섭국보다도 보리 해동이라는 톳 비슷하게 생긴 해초류 무침도 맛있고, 비름나물 등등 곁들여지는 반찬이 기대치 이상이다.
얼굴을 처음 본 여주인은 친절했으며, 맛있게 무친 섭무침도 한접시 서비스해준다. 예전에는 그저 바닷가에 가서 조개 잡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커다란 솥을 걸어 놓고 끓여 먹었는데, 지금은 해녀들이 입찰을 받아서 섭채취를 하기 때문에 원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원가가 비싸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으니 그것 또한 난감한 일.
섭이란 자연산 홍합인데, 실제로는 홍합과 흡사한 동해안 토종 조개란다. 봄철이 가장 맛이 좋고, 그 이후에는 대량으로 구매해서 급냉시켜 쓴단다. 밥을 먹고 바로 옆에 있는 동호해수욕장을 잠시 들른다. 자그마한 해수욕장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모래사장은 끝없이 이어진다. 해풍을 막아줄 소나무가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나름대로 한적하게 피서를 즐기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길을 나서 낙산쪽으로 가다보니 한눈에 보기에도 멋지고 규모가 큰 대명콘도가 건설중에 있고 바로 옆에 양양 오산리 선사유적관이라는 팻말이 나선다.
개장을 앞두고 있다는 선사유적지 안으로 들어서니 제법 볼거리가 많다. 무엇보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늪지대가 인상적이다.
쌍호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하늘하늘 갈대밭이 넓게 펼쳐지고, 호수위를 초지대가 떠다니고 있는 형상이라, 모양이 바뀐다는 것이다. 유적지라서 개발은 할 수 없지만 나무다리를 만들어 산책하는 조망대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강원도 이 지역이 풍요로웠던 것인게다. 많은 유물들이 발굴되었지만 진품은 국립박물관에 소장되고 복제품이 진열되어 있는데, 그중 경주 신라인의 얼굴처럼 사람 얼굴 모형을 한 토기가 눈길을 끈다.
이 모형은 박물관의 상징이 된다고 한다. 실내에는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재연하고 있어 나름 볼거리가 많다. 7월중에 개관할 예정이라니 가족 손 붙잡고 한적한 여정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길은 낙산해수욕장과 만났는데, 동쪽 끝자락이라서 일부러 찾지는 않은 곳이다. 롤링 에스프레소라는 커피???? 비틀즈와 비지스의 흘러간 팝송을 들으며 한갓지게 마시는 커피 한잔이 맛있다.
피서철이 되면 이런 한적함은 사라져 버릴 테지만, 복잡함속에서도 한적한 질서가 있고, 뜨거운 땡볕에서도 충분히 가을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일이다.

자가 운전:영동고속도로 이용-현남 나들목-7번 국도 따라 양양쪽으로 올라오다보면 오산 선사유적지 팻말이 나선다. 그 길을 따라 가면 동호해수욕장을 만나게 되고 해변길을 따라 오면 낙산이 이어진다.
여행포인트:1박2일 정도 동해안 피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다음레저(02-725-2005, www.tournfood.com)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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