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는 본래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지표수나 지하수를 정수할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국내에서는 1970년대 일부 소수층에 의해 사용되다 1990년대 들어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수기 시장 크게 성장=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물 관련 시장은 정수기, 먹는 샘물, 이온수기, 연수기를 포함해 1조8천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 중 정수기 분야가 1조3천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웰빙 열풍으로 마시는 물 한잔에도 신경을 쓰는 소비자가 늘면서 정수기 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UN에서 지정한 세계 물 부족 국가이며, 수돗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이 깊어 사람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생수 사업이 번창하고 있으며, 정수기가 하나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단순히 필터를 통해 걸러진 물의 개념을 뛰어 넘어 미네랄 함유량을 높여준다던지, 전기 분해 등을 통해 약알칼리수로 만들어 주는 등 정수기의 기능이 다양해짐에 따라 정수기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반 방문판매를 시작으로 각 가정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정수기는 90년대 중반 들어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렌탈제 도입 시장 확대= 일부 정수기 업체들이 대당 200~300만원 이상 가는 고가의 정수기 구입을 꺼려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임대(렌탈) 방식으로 정수기를 판매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
소비자들이 정수기를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렌탈(임대)과 구매, 두 가지가 있지만 현재 정수기시장의 60% 이상이 정수기를 빌려 쓰는 렌탈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렌탈 정수기란 회원 등록비 형태의 초기보증금을 낸 후 매달 렌탈비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는 일정기간(보통 3~5년)의 임대가 끝나면 해당 정수기 소유권을 이전받게 된다.
또한 매달 서비스 요원이 방문해 필터 교체와 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고, 정수기 보급 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정수방식은 크게 필터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필터는 탄소(활성탄)·중공사·멤브레인(역삼투압)·맥반석·세라믹 필터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 밖의 필터들은 각 정수기 회사에서 고유 기능을 더한 것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대부분의 정수기의 정수방식은 멤브레인 필터를 이용한 역삼투압 방식.
역삼투압방식은 아주 미세한 구멍들이 일정하게 뚫려있는 인공 삼투막 필터(멤브레인 필터)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식물이 물을 흡수하는 삼투압을 응용한 방식으로 펌프로 압력을 가해 분자량이 작은 순수한 물과 용존 산소 및 소량의 미네랄만 남게 된다.
■국내 정수기산업 구심점=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92년 설립된 후 14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수기 산업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조합원은 85개사.
이중 상위 3개 업체가 9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80여 업체가 10%도 안 되는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정수기는 인체의 건강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조합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정수기의 품질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정수기는 ‘물마크’를 부착해야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다.
물마크는 정부가 정수기에 대한 품질을 인증하기 위한 제도로, 지정된 검사기관에서 기준과 규격에 따라 철저한 검사를 하고 그 결과 적합한 제품에 한해 부착된다.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검증된 정수기를 구입함과 동시에 먹는 물의 위생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먹는 물 관리법 제 18조 제 4항, 동법 제 29조 제 1항, 동법 제 30조에 의해 정수기를 제조, 수입판매 하고자 할 때 정부가 법률로 규정한 정수기 품질검사에 합격한 제품을 시, 도지사에게 신고한 후 정수기 품질검사필증(물마크)을 부착해 판매하도록 규정된 것이다.
■조합이 품질 보증= 정규봉 이사장은 “먹는 물 관리법 제정 당시 정부와 국회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정수기 품질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법으로 규정해줄 것을 요구했었다”며 “소비자들은 물마크가 부착된 정수기는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정수기 제조·판매업체는 조합 산하 정수기품질검사기관을 통해 품질검사를 신청하고 한국화학시험 연구원, 한국환경수도연구소, 경희대 지구환경연구소 등 정수기성능검사기관이 정수기의 품질과 성능을 시험해 기준에 적합한 제품은 정수기품질검사기관으로부터 물마크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수기품질검사기관은 학계, 법조계,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권위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정수기품질심의위원회에 의해 운영돼 정수기 품질검사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조합은 이와 함께 지난해 조합 회관을 건립하는 등 튼튼한 자립기반을 확보했다.
정규봉 이사장은 “조합원들의 힘을 모아 정수기 품질인증 제도 정착과 회관 건립 등 조합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품질향상에 더욱 힘써 국내 정수기 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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