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 관광지인 제주에 위치한 제주도공예협동조합은 육지와 동떨어져 살아온 제주인들의 생활상과 섬문화를 담아낸 공예품을 제작하는 공예인들을 중심으로 지난 82년 설립됐다. 현재 57개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전문가들은 제주 공예의 특징을 크게 3가지로 들고 있다.
우선 제주도의 자연환경인 산과 바다를 소재로 사용하고 돌, 산호, 해산물 등 제주 지방에서 나는 향토적 원자재를 사용한 제품이 많다는 것.
또 육지와는 다른 제주 지역의 민속적, 문화적 전통을 이어받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와 함께 제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가내수공업 형태로 생산되고 있다.
특히 제주 지역 공예업체는 매출 1억 이하, 종업원 10명 이하의 영세한 업체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합 진성구 상무이사는 “제주 지역은 서울·경기 등 다른 지역의 대형업체에 비해 매우 영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주 공예품의 수준은 전국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제35회 전국공예품대전’에서는 제주전통적인 기법인 감물 들이기의 염색기법을 이용한 향토성을 살린 공예작품인 ‘갈옷인형’이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총 6개 작품이 입상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또 올해에는 민속석공예 분야 송종원, 칠보공예 김선봉, 갈천공예 양순자, 정동공예 홍양숙씨 등 제주 공예인 4명이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가 선정하는 ‘대한명인’으로 추대됐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주 공예산업은 관광산업 발전의 기초이면서도 영세성과 홍보·마케팅 능력 부족, 중국·동남아시아의 저가 공예품 범람 등으로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다.
제주 공예품은 국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의 특성상 제품의 80~90%가 도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판매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공예인들과 업체가 제주 지역에 있는 200여곳의 관광상품 판매점에 개별적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특히 소매업체들이 제품을 외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다보니 금융기관에 담보를 제공하고 대출을 받기가 힘들고 신용보증 역시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조합은 이런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제주 지역의 중심산업으로 공예를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제주도 2곳에 폐교와 지방자치단체 유휴 공간을 활용한 공예체험공방 및 전시·판매장이 조성된다.
조합은 최근 폐교된 북제주군 한림읍 명월초등학교 부지 350평과 건물140평을 이용, 6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창작 공방, 체험 공간, 전시·판매장 등을 갖춘 공예체험공방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 서귀포시도 신효동 감귤랜드지구에 6억원을 투입, 전시·판매시설을 비롯 회의 및 세미나실, 체험학습시설, 창작 공방, 정보자료실을 갖춘 공예품 제작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도와 조합은 향후 이 공간을 독특한 문화관광 기념품 개발 및 체험 관광상품 개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예품 생산과 판매를 일원화해 원가 절감과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제주의 독특한 자원을 활용한 공예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지역특화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과 업계도 이번 체험공방이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제주지역 공예품 시장이 위축돼 있는 가운데 관광산업과 연계한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제품 홍보와 판매활동을 통해 공예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업종별 정보화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제주지역 공예품의 우수성을 인터넷으로 홍보하고 판매를 전국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한 이사장은 “인터넷을 통해 제주 지역 공예인들을 끌어들이고 제주 공예품을 전국민에게 홍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제주지역 공예품의 우수성과 IT기술을 접목해 인터넷을 통한 공예인들의 판로를 확보하는 한편 이용자들에게는 볼거리와 살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공간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제주 지역 공예품의 품질은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를 하나의 산업으로 체계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공예인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정부의 지원 부족을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돼야 하는 인프라 구축은 물론 판로확대 등에 대한 행정지원이 미흡하다”면서 “앞으로 제주 공예가 관광객 뿐만 아니라 전국민과 해외를 대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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