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은 제주도 지역에서 설립된 최초의 중소기업협동조합이다.
지난 1963년 제주도인쇄공업협동조합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조합은 44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44년의 역사 자랑= 조합은 설립 이듬해인 64년 당시 대한인쇄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가입하고 지난 2000년에 조합명칭을 인쇄공업협동조합에서 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으로 변경했다.
인쇄산업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광고 전단에서부터 달력, 신문, 각종 팜플렛과 홍보지 등 종이에 활자화되는 모든 매체는 다 인쇄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인쇄산업은 활판 조판, 사진 식자를 거쳐 현재 컴퓨터 조판방식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인쇄방법에 따라 오프셋 인쇄, 경인쇄, 스크린 인쇄, 그라비어 인쇄 및 기타 상업인쇄 등으로 나눠진다.
■인쇄산업 큰 변화 겪어= 최근 들어 인쇄산업은 사회 전반적인 기술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인쇄물 품질과 인쇄기술에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인쇄내용 편집, 필름 제작, 제본 등으로 이어지는 오프셋 인쇄가 주종을 이루다 최근에는 모든 공정을 컴퓨터를 통해 한번에 수행하는 디지털 인쇄가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쇄업체는 전국적으로 약 2만여개사로 추산되지만, 정확한 통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영세 인쇄업체가 난립해 있는 실정. 전체 60% 이상의 인쇄업체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도 지역의 인쇄업체는 서귀포 지역에 20개 업체, 제주시 지역에 약 150개 정도로 총 170개 정도의 업체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쇄수준 크게 향상= 현재 조합에 가입된 업체는 84곳. 조합 가입률은 50% 정도로 비조합원의 경우 대부분 영세한 규모의 업체로 파악된다.
제주도는 섬 지역이라는 특성상 대부분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인쇄수요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10여년전까지만 해도 제주도 지역에서는 고급인쇄를 할 수 없어 비싼 비용을 들이고 육지에서 인쇄를 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도권 지역의 유수한 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시설을 갖춘 곳도 많이 늘어나고 지역 업체들의 인쇄품질도 전반적으로 많이 향상된 상태.
강규진 이사장은 “제주지역 인쇄업체들이 품질향상에 노력을 기울여 10여년전에 비해 인쇄품질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현재는 도내의 인쇄수요를 자체에서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의계약 폐지 큰 걱정= 현재 조합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역시 폐지를 앞두고 있는 단체수의계약제도.
특히 관공서 등의 인쇄수요가 많은 제주지역 인쇄업체들로서는 그동안 안정적인 판로를 보장해주던 제도의 폐지에 큰 걱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경쟁입찰이 도입되면 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출혈입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는 일단 지역 업계에게는 큰 타격이 되겠지만 업계 역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합 역시 지난 2~3년간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 이후를 대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왔다.
■CTP 시스템 도입 회원사 지원= 지난 2003년 11월에는 조합의 숙원 사업이었던 조합 회관을 조합 자금으로 건립하고 회관 1층에는 전산시스템과 컴퓨터 제판출력장비(CTP) 등 최신 제판시설을 구축했다.
CTP는 직접 인쇄판을 만들어서 출력하는 장비다.
기존 인쇄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쇄용 필름을 별도로 출력한 후 이를 다시 인쇄판대에 뽑아냈지만 CTP에서는 이러한 필름 작업을 생략하고 직접 인쇄판을 뽑을 수 있다.
또 오프셋 인쇄에서는 출판물의 원래 크기의 제판 파일을 만들고 감광제를 씌운 알루미늄판에 노광(露光)시켜 인쇄기의 인쇄판을 만들지만 CTP에서는 필름을 사용한 노광 공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디지털 데이터를 반영할 수 있어 설비나 보관 장소가 필요 없는 이점이 있다.
강 이사장은 “그동안 외부 수주로 돌렸던 작업 물량을 앞으로는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시설을 사용할 수 있어 조합원들의 원가절감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고령화 문제 해결 시급= 한편 제주 지역 인쇄업계 역시 다른 중소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도내 인쇄현장에서 20대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력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3D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젊은 인력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조합은 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기술인력을 조합 차원에서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아직까지 인쇄산업은 3D업종이란 인식이 만연돼 있어 기술개발이나 신규인력 양성이 쉽지 않다”면서 “기술 개발, 고급인쇄인력 양성, 업종내 출혈경쟁 자제 등 업체 내부의 체질개선과 함께 지역 수요에만 안주하지 말고 해외 판로 개척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장은 “단체수의계약 폐지 등으로 업계 사정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도 “제주지역 인쇄업계의 발전을 위해 회원사들의 단합을 이끌어 내고 봉사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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