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 ‘중추’…회원사 판로 확대 주력
인천·경기가구공업협동조합은 지난 83년 경기도를 업무구역으로 설립됐으며 그 다음해 업무구역을 인천광역시로 확장했다.
경기도는 현재 전국 가구업체 9천100여개 가운데 42% 수준인 3800여개의 가구업체에 3만여명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는 국내 가구산업의 메카.
■국내 가구산업의 메카= 경기도와 인천지역의 중소 가구업체 268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조합은 설립 이후 국내 가구산업의 중추로서의 역할을 맡아오고 있다.
가구는 종류, 형태와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제조공정의 완전자동화가 불가능해 노동집약적 생산형태를 띠고 있어 그동안 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다.
가정용·사무용 가구 등 총 20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가구시장은 고가제품은 유럽에, 저가품은 중국과 동남아에 잠식당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실용성뿐만 아니라 디자인 등 예술성도 중요시되고 친환경 가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는 등 새로운 성장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회원사 판로확보에 최선= 국내 가구산업의 메카인 인천·경기도 지역의 가구업계를 대표하는 조합은 그동안 중소기업의 판로확보에 큰 도움을 줬던 단체수의계약이 올해말 폐지됨에 따라 국내 중소가구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품질에는 손색이 없지만 대기업 제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계로서는 단체수의계약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조합은 단체수의계약 폐지 이후를 대비하는 판로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인천지방조달청과 단가계약을 추진해 무려 1천341가지 품목이 인천조달청에 등록됐고, 올해 이를 통해 회원사들이 약 23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상철 이사장은 “인천조달청 물품 등록을 위해 회원사들이 11개월간 40여차례 회의를 갖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도 힘을 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동브랜드 ‘키퍼스’ 설립= 조합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조합과 회원사들의 공동 제조법인인 ‘(주)키퍼스’의 설립을 추진, 지난 20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상철 이사장은 “키퍼스(KIFURS)는 경기도와 인천의 K, I와 가구를 뜻하는 Furniture의 머리글자를 따온 것”이라며 “인천·경기 지역에 위치하면서 가구산업을 계승발전시키려는 가구업체의 공동브랜드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키퍼스 설립 준비단계에서는 30개 정도의 기업만 참여해도 성공적이라 생각했지만 1차 참여기업 모집 결과 67개 기업이 신청했고 23개 기업을 추가로 모집해 99개 업체와 조합이 20억원의 출자금을 마련 설립하게 됐다.
키퍼스는 기존의 공동브랜드 사업과는 차별화되는 특성이 많아 다른 중소기업들이나 협동조합의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의 공동브랜드 사업은 개별 업체가 생산한 제품에 단순히 공동브랜드를 부여해 판매를 했던 것에 비해 키퍼스는 제품의 제조과정에서부터 AS까지 전 과정을 참여기업과 함께 해 나가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경기도 포천 일대에 3만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공동사업 단지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3만평중 5천평에는 키퍼스가 운영하는 디자인개발센터, AS센터 등이 들어서고 나머지 2만5천평에는 참여기업들의 생산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2천여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 키퍼스 참여기업인 경원FIS의 김계원 대표(키퍼스 부사장)는 “키퍼스는 99개 참여기업의 본사로 각종 디자인과 기술개발에 나서게 되며 참여기업들은 이 기술과 디자인을 이용해 생산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특히 포천 공동사업단지에 들어설 연구개발센터는 대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각종 첨단 시설을 갖추고 디자인과 품질 개선에 힘을 기울이게 된다.
이와 함께 키퍼스는 친환경소재를 자체 생산해 참여 기업에 제공, 모든 생산제품에 사용해 제품의 품질과 신뢰도를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또 99개 참여 기업은 키퍼스의 지점으로 등록, 키퍼스 제품의 공동마케팅과 영업에 나서고 인천·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판매조직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조합은 우선 99개 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중 가장 우수한 제품을 모아 품평회를 갖고 여기서 선정된 제품에 키퍼스 브랜드를 달고 출시된다.
김 이사장은 “9월쯤이면 약 2천여개에 달하는 제품의 윤곽이 나올 예정”이라며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홍보·마케팅에도 총력을 기울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가구산업 지켜낸다= 참여 기업 대표들은 국내 가구산업의 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조합을 중심으로 힘을 뭉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이사를 맡은 김 이사장과 16명의 등기이사, 2명의 이사 모두 무보수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가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키퍼스에 참여한 99개 기업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지만 이들의 매출을 모두 합하면 2천억원에 달한다.
이두원 키퍼스 이사((주)신일 대표)는 “단체수의계약 폐지에 따른 위기의식 속에서 중소기업들이 힘을 뭉치게 됐다”면서 “중소기업은 제품군이 다양하지 못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지만 키퍼스라는 공동브랜드로 결집하면 이런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키퍼스가 국내 중소기업계의 새로운 성공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가구의 메카인 경기도를 기반으로 국내 가구산업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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