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표준사업으로 재도약 준비
한국여과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1990년 6월 설립됐다.
88년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던 OEM 업체 11곳이 전국 필터(Filter) 생산자업체 단체의 설립을 논의하고 본격적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3차에 걸친 설립추진위원회를 통해 조합설립을 결의하고 초대 이사장에 정시균 (주)라도 대표를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게 됐다.
■자동차 필터·공조기 산업 구심점= 초기에는 자동차 필터 부품 생산업체 중심으로 조합이 구성됐으나 이후 환경·플랜트 등의 공기정화시설 생산업체도 가입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자동차 관련 업체 35개사, 공조기 업체 15개사 등 모두 50개사가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자동차에 달려있는 각종 에어·오일필터와 지하철, 병원, 산업현장 등에서 사용되는 집진시설, 공기정화장치 등이 조합원사의 주 생산품목이다.
여과기산업으로 분류되는 자동차용 필터나 공조기, 산업용 필터는 모두 실생활과 산업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필터가 차량 성능 좌우= 현재 국내 자동차 오일·에어필터 관련 시장규모는 약 1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중 여과기조합 35개 회원사들이 5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동차의 오일·에어필터는 차량의 성능과 연비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대기중에 부유하는 불균질 물질이 엔진에 흡입되면 자동차의 실린더와 피스톤을 손상시키고 윤활유의 마모를 촉진시켜 연료소비가 증대하고 유해가스 배출로 인한 대기오염까지 발생한다.
에어필터는 불균질 물질을 제거하고 엔진의 수명을 연장해 연료소모를 줄이는 기능을 갖고 있다.
업계의 규모는 완성차 업계에 납품하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한 편이다. 특히 국내 완성차에 사용되는 부품은 흔히 순정품이라 불리는 OEM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규격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야 되기 때문에 기술혁신에 대한 노력을 업체 스스로 기울이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환경분야 중요성 더욱 커져= 공조기 분야의 시장규모는 약 연간 1천억원 정도.
공조기 등 공기정화기 관련 산업은 황사나 대기오염 등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최근에 더욱 중요성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작은 티끌하나도 허용할 수 없는 첨단산업현장에서도 그 쓰임새가 더욱 확대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하철이나 병원, 박물관 등 대형공공시설물의 공기정화장치 등 실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공조기 분야는 지난해 단체수의계약 품목에서 지정 제외된 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격화돼 단가가 하락하고 마진이 줄어들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
조합은 회원사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체표준 제정과 인증사업에 나서고 있다.
조합은 지난해 우선 오토에어필터, 자동세정형 데미스터·필터 등 2종의 단체표준을 제정했다.
오토에어필터는 지하철, 지하상가 등 지하생활공간과 그 외 다중이용시설의 외기급구 또는 공조기 내부에 필터를 설치해 미세분진을 포집하는 장치다.
자동세정형 데미스터·필터는 다중이용시설의 외기급구에 데미스터와 필터를 설치하고 전·후면에 설치된 물 분사노즐을 이용, 자동세척해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든 장치이다.
■단체표준 제정으로 신뢰성 제고= 조합은 단체표준을 제정한 후 이에 대한 인증사업을 실시해 조합원사가 생산한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조합의 수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반도체 클린룸과 발전소 등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필터분야의 단체표준을 추가로 제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인력이나 자금 등이 부족해 조합 스스로 단체표준을 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필묵 이사장은 “영세한 조합은 업계의 품질향상과 조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어도 그럴만한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까지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됐던 자동차 필터용 철판의 공동구매 사업도 업계 사정으로 중단된 상태.
지난해에는 중국지역의 철판 수요가 급증하는 바람에 원자재 가격이 뛰어올라 큰 타격을 받았으나 중국측 과수요가 진정되면서 이제는 값싼 철판재가 역수입되면서 공동구매의 잇점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이필묵 이사장은 “다소 침체기에 빠져있는 국내 업계와 조합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단체표준 제정과 인증 등을 통한 철저한 품질관리로 국민들이 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