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조광철 코비코㈜ 대표이사
‘성장 주역은 직원’이 무분규 25년 키워드
2025 노사문화대상, 상생으로 성장한 기업들을 만나다
‘노사문화대상’은 1996년부터 고용노동부가 상생과 협력의 노사문화를 모범적으로 실천한 기업에 수여하는 국내 노사관계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올해도 최근 3년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사와 사례발표 심사를 거쳐 총 10개사(△대통령상 2 △국무총리상 2 △고용노동부장관상 6)가 선정됐다. <중소기업뉴스>가 수상의 영예를 안은 기업들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건강한 일터를 만들어온 기업들의 노력과 성과,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노사 상생의 힘을 살펴보고자 한다.
코비코㈜는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 달라.
1967년 서울차체공업(주)로 출발해 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재설립된 기업으로, 군수·특장차 적재함, 건설기계부품, 특수목적차량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차륜형 장갑차를 해외에 수출하며,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주요 제품을 공급한다. ‘소통 중심’ 노사문화로 조직력을 강화하며 세계 일류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IMF 당시 노사가 함께 회사를 살려낸 과정에서 어떤 공감대가 형성됐나.
당시 전 종업원이 퇴직금을 출자해 자본금을 만들었고, 임금반납·설비합리화·생산성 개선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함께 추진했다. “일자리와 회사를 지키자”는 단일 목표 아래 노사가 하나가 돼 지금의 코비코를 지탱하는 기반이 됐다.
2004년 주야 2교대에서 주간근무제로 전환한 배경과 효과는.
자동화 투자와 생산성 향상으로 야간근무 없이도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제도 전환을 결단했다. 이는 원가경쟁력 확보와 안전·건강 문제 해결로 이어졌고, 창사 이후 첫 흑자와 성과급 지급 등 노사 신뢰를 높인 계기가 됐다.
설립 이후 단 한 번의 분규도 없었다. ‘소통 중심 노사문화’는 어떻게 정착됐나.
사측은 정례 소통회의를 통해 현장 의견을 꾸준히 듣고 있다. 감정적이거나 권위적인 태도를 지양하며, 경청·조치·피드백의 절차를 표준화했다. 또한 다양한 채널로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받고 신속히 해결하며 ‘갈등보다 협력’의 문화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시켜왔다.
통상임금 판결 직후 민감한 사안을 빠르게 합의했는데 어떻게 대화로 풀어냈나.
당사는 정기상여 700%, 특별상여 300만원이 통상임금으로 적용됨에 따라 연간 20%가 넘는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했다. 대표 독대, 수시 실무협의회, 1박2일 워크숍 등 집중 논의를 통해 현실적 부담을 공유했고, 상여 통상임금 적용에 합의하는 대신 기본급 인상 없이 임금동결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2021년 화재로 큰 피해가 있었는데 고객사 물량을 끊지 않았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노사는 어떤 역할을 했나.
2021년 9월 하남공장 도장반 대형 화재로 인해 고객사의 생산라인까지 끊길 큰 위기에 처했었다. 화재 직후 즉시 ‘위기대응팀’을 가동해 전주 외부 도장업체의 야간공정을 임차, 긴급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주말과 명절을 반납해 작업에 나선 덕에 고객사 라인이 멈추지 않았고, 2개월 만에 도장라인을 복구했다. 회사는 전 종업원·도급사·협력사에 감사지원금도 지급했다.
고용유지·청년고용·정년퇴직자 재고용 등 사람 중심 인력정책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정년퇴직자는 희망 시 촉탁직으로 전환해 고용을 이어가고 있으며(최근 5년 34명 중 29명), 특성화고·지역대학·장애인고용공단과의 협업으로 2025년 한 해 128명의 신규 채용을 창출했다.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처우도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어떤 철학이 있는가.
코비코 노사의 5대 방향성 중 하나가 ‘외국인 인권 존중’이다. 정기적인 만족도 조사와 수당·포상금 지급으로 장기근속을 지원하고, 2개월 고국방문 휴가를 부여하며, 명절 및 휴가 때에는 출신국가별 회식을 지원하고 있다.
직원 복지를 위해 운영 중인 복리후생 제도를 소개해달라.
전남 완도 생일도에 ‘골드밸리리조트’를 운영하며 교육·워크숍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가정의달 상여금 및 직원 자녀를 위한 과자선물세트, 입학(초·중·고) 축하 지원금, 대학교 정액 학자보조금, 단체 상해보험 가입 등의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갖췄다.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다른 중소기업들이 건강한 노사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할 일은 무엇인가.
코비코가 2000년 창립 이래 25년간 무분규를 유지해온 핵심은 ‘직원이 회사를 성장시킨 주역’이라는 믿음이다. 노사 간에 화려한 행사보다는 진솔한 만남과 상호 존중이 신뢰를 만들고, 신뢰가 상생 문화를 만든다. 이것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