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힘, 제겐 ‘노란우산’이 그것”

[2026년 노란우산 홍보모델] 이지선 독립서점 ‘잘 익은 언어들’ 대표 ‘위로와 공감의 책방’ 슬로건 책 통해 독자에 위로 주고파 버텨낸 하루의 소중함 느껴 노란우산은 든든한 버팀목

2025-10-27     최종락 기자
9년째 한결같이 책방을 지켜온 이지선 대표는 “버텨낸 하루의 소중함을 잊지 않겠다”며 “즐겁고 선한 영향력으로 이웃에게 노란우산 같은 존재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2026 노란우산 홍보모델 선발대회’에서 ‘잘 익은 언어들’의 이지선 대표는 무대 위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잘 웃고, 잘 울고, 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는 책방지기입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건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거예요. 그럴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겠죠. 제게는 그게 노란우산이었습니다.”

이 한마디는 행사장에 울림을 전했고 이 대표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대표는 전주에서 9년째 독립서점 ‘잘 익은 언어들’을 운영 중이다.

 

책방을 열 때 어떤 마음이셨나요?

서울에서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로 20여 년간 일하며 회사생활과 프리랜서를 병행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며 일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둘째가 태어나자마자 아토피가 심했어요. 치료를 위해 고향 전주로 내려왔는데, 그때 작은 책방을 열면서 전주에 눌러앉게 됐습니다.

 

 ‘위로와 공감의 책방’이라는 슬로건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서점을 찾곤 했어요. 작가가 공들여 써놓은 문장에서 힘을 얻고, 길을 찾았죠. 누군가도 우리 책방에서 그런 위로와 힘을 얻길 바라며 책방을 열었구요. 그래서 슬로건을 ‘위로와 공감의 책방’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위로를 받은 건 책방지기인 저 자신이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단골손님들의 응원은 어떤 힘이 됐나요?

코로나 시기엔 책방 문을 여는 날보다 닫는 날이 많았고, 독자들도 온라인서점으로 발길을 돌렸는데도 책방에 주문을 넣는 손님들이 있었어요. 마스크를 쓰고 와서 책을 가져가시는 분들께 제가 오히려 죄송해서 이러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랬더니 그분들이 “책방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작은 도움이 얼마나 큰 힘이 되겠냐마는 마음만은 그렇다”면서 저를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분들이 계셔서 지금까지 책방을 열심히 운영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 공간이 누군가에겐 ‘살게 하는 시간’이 된다고 생각하면, 다시금 힘이 납니다.

책방 ‘잘 익은 언어들’만의 특별한 코너나 프로그램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인가요?

단골손님들의 책 전시회인 ‘독자전’이 가장 큰 행사입니다. 매년 1월 한 달간 독자들이 읽고 추천한 책을 전시·판매합니다.

매달 1~2회 이상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와는 별도로 독자들이 큐레이션한 책들을 전시하는데, 손님들에게 호응이 좋습니다.

 

SNS와 저서 《책방뎐》을 통해서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계신데요, 책방지기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사람인지라 손님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의 마음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9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든 날일수록 좋은 문장에 기대어 긍정을 놓지 않았어요. 책 속의 좋은 문장들이 늘 힘이 돼주듯 긍정의 메시지와 늘 함께했으면 합니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통과하면서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텨나갔으면 해요. ‘버텨낸 하루’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도 박수를 쳐 주면서 말이죠.


노란우산을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업장에 안내장이 와서 책방 하시는 선배님께 노란우산을 물어봤더니 “가입해두면 좋다”는 말을 듣고, 부담 없는 소액으로 가입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하니 좀 더 금액을 추가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노란우산에 가입한 뒤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느낀 경험이 있으실까요?

지금 살펴보니 68회째 노란우산 납입금액을 넣고 있더라구요. 그냥 꾸준히 넣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좋은 노란우산이었습니다. 이게 내 퇴직금이구나 생각하니 든든했고, 꾸준히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살았죠.

 

내년도 홍보모델로서 노란우산의 어떤 가치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큰상을 받고 어깨가 무겁지만 무대에서 말한 대로 ‘즐겁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홍보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초·중·고교로 강연을 자주 나가는데 이번 홍보모델이 된 계기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해보자”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게 참 좋습니다. 누군가의 흐린 날에 비를 막아주는 노란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