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신다솜] ‘푸른뱀의 해’에 걸맞게 푸릇하게 출발해 볼까!

한국관광공사 1월 추천 여행지 5곳

2025-01-06     중소기업뉴스

겨울에도 강한 생명력을 뽐내는 자연 생태 속에서 한 해를 힘차게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2025년 1월을 맞아 ‘겨울에도 푸릇하게’라는 테마로 총 다섯 곳의 여행지를 추천한다. 새싹처럼 움트는 희망과 푸른 기운으로 점철된 곳들이다.

 

서울식물원

 

서울 강서 서울식물원, 한겨울 도심에 펼쳐지는 열대정원

축구장 70개 넓이 ‘도심 속 식물원’... 열대·지중해 식물 1천여종 눈길

서울식물원은 서울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맞닿아 있는 도심 속 식물원이다. 서울의 마지막 농경지였던 강서 마곡지구에 빌딩들이 하나둘 세워지고, 그 빌딩숲 한가운데 축구장 70개 넓이의 서울식물원이 들어서며 도심은 초록으로 채색되기 시작했다.

서울식물원은 넓은 잔디가 깔린 열린숲과 둥그런 산책로인 호수원, 조류의 보금자리 습지원, 주제정원과 온실로 이뤄진 주제원 등 4개 구역으로 나뉜다. 특히 온실은 문 하나만 열고 들어서면 항상 여름처럼 따뜻한 온도 속에서 초록 식물들을 만날 수 있어 겨울에 더 빛을 발하는 여행지다.

오목한 접시 모양의 서울식물원 온실에서는 열대와 지중해에 있는 12개 도시의 식물 1000여 종이 자란다. 열대 지역과 지중해 지역 도시로 이어진 코스를 따라 걸으면 마치 세계여행을 하듯 다채로운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온실 최대 높이 25m를 향해 쭉쭉 뻗어가는 야자수와 따사로운 볕에 반짝이는 올리브나무, 2000년 넘도록 굳건한 바오밥나무들, 하얀 선인장인 화이트 고스트가 눈에 띈다. 약 8m 높이의 스카이워크에서는 키 큰 열대 식물과 같은 눈높이에서 인사할 수 있고 곳곳에 나라별 특색을 보여주는 정원과 포토존이 있어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온실 외에도 식물과 친해질 수 있는 몇몇 공간이 있다. 씨앗을 대출받아 식물을 키운 후 그 씨앗을 반납하는 씨앗도서관을 비롯해 식물 관련 전문서적 9000여 권을 보유하고 있는 식물전문도서관, 식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정원지원실 등이 자리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매주 월요일 휴관

 

국립한국자생식물원

 

국립한국자생식물원, 토종 희귀 자생식물의 요람 

외래종 배제, 토종식물로만 구성,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눈꽃 장관

서울식물원이 세계 각국의 식물을 식재한 식물원이면, 오대산 숲속에 자리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외래종을 배제하고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로만 구성한 식물원이다. 1999년 김창열 원장이 사립 식물원으로 조성해 가꾸다가 2021년 산림청에 기부했고, 2024년 7월 지금의 모습을 갖춰 문을 열었다.

겨울철 오대산 기슭 숲속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평온함으로 방문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푸른 자태로 맞아주는 상록수를 보고 있자면 한겨울에도 온기가 느껴진다. 찬바람에 언 몸은 겨울철 한정으로 제공되는 무료 음료로 녹일 수 있다. 아메리카노와 얼그레이, 캐모마일, 애플티 중 원하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다.

관람 공간은 크게 희귀식물원과 특산식물원, 100회마라통공원, 동물이름식물원, 모둠정원, 비밀의화원, 비안의언덕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야외공간이어서 겨울에는 꽃과 화초를 만날 수 없지만 겨울에도 야생화를 볼 수 있는 전시 온실이 곧 지어질 예정이다.

대신 겨울에는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눈이 많이 내리는 대관령 지역에 있다 보니 12월 하순 이후에는 설경을 만나는 날이 많은데 단양쑥부쟁이와 벌개미취 등의 야생화 군락을 볼 순 없어도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핀 눈꽃이 아름답다.

전원주택에서 정원을 만들 때 참고할 만한 모델을 제시한 모둠정원의 우리집정원은 아기자기한 예쁜 공간으로 꾸며놓아 촬영 지점으로 손색없다. 소나무 아래 장독대가 놓인 건물 한 채는 정겨운 산촌 풍경을 자아내며 꽁꽁 언 겨울의 모습을 따스히 그려낸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비안길 150-3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 계절과 국경을 넘나드는 초록빛 여행

반나절이면 열대~극지 모두 체험... 레이저피시·커튼담쟁이 등 볼만

짙푸른 열대 우림 속을 걷다 어느 순간 메마른 사막에 도달한다. 이내 올리브나무와 허브 식물 가득한 지중해에 이르더니 제주 곶자왈을 지나 결국 펭귄이 사는 극지에 도착한다. 반나절 만에 지구상의 여러 기후대를 모두 경험하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 바로 국립생태원이다.

생물 다양성의 보고 서천에 자리한 국립생태원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연구 및 조사, 교육, 전시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대표시설로는 에코리움을 꼽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핵심 전시는 5대 기후관이다. 5대 기후관은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이뤄진다.

탐방은 대체로 1층 열대관에서 시작한다.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 대륙별 열대 우림을 재현한 열대관에는 각종 열대 식물과 열대 해수어, 담수어, 양서류, 파충류가 서식한다.

세계 최대 담수어인 피라루크와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커다란 보아뱀, 모래 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사는 자그마한 정원장어를 비롯해 물구나무 선 것처럼 유영하는 레이저피시까지 신기한 생물이 가득하다. 영화 ‘아바타’를 떠올리게 하는 커튼담쟁이 터널도 신비로운 볼거리다.

열대관을 나와 사막관에 들어서면 풍경과 기후가 확연히 달라진다. 건조한 공기 속 각양각색의 다육식물과 선인장이 사막 풍경을 실감나게 연출하는 가운데 최고 인기 스타는 귀여운 사막여우와 검은꼬리프레리도그다.

한반도 기후 환경과 생태계를 재현한 온대관에서는 제주도 곶자왈을 여행하는 듯하다. 숲속 산책로와 신비로운 연못이 어우러지고 겨울에는 동백꽃이 피어올라 화사함을 더한다.

생태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5대기후관을 좀 더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라면 전시와 체험, 휴식 공간을 결합한 ‘에코라운지 숨, 쉼’을 꼭 들러야 한다.

충남 서천군 마서면 금강로 1210, 매주 월요일 휴무

 

하동송림

 

하동송림, 소나무가 그려내는 한 폭의 동양화

맞이나무·원앙나무 존재감 과시... 못난이 나무 등 보는 재미도 쏠쏠

사시사철 푸른 자태와 단단한 철갑을 두른 듯한 줄기의 껍질, 올곧게 솟아난 형태에 궂은 날씨마저 견디며 강인한 생명력과 올곧은 기개를 상징하는 소나무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 중 하나로 꼽힌다.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의 섬진강 유역, 봄꽃으로 이름난 이곳에 꼭 가볼 만한 큰 규모의 소나무 숲이 자리한다. 국가유산 천연기념물인 ‘하동송림’이다. 하동송림은 조선 영조 21년(1745년), 하동도호부사 전천상이 만든 인공 숲이다. 섬진강에서 날아오는 모래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후계목(천연기념물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개체)과 군민이 기증한 소나무 등을 포함해 9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마을이 커짐에 따라 송림의 규모는 점차 줄었지만 여전히 섬진강을 곁에 두고 각양각색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소나무 수백 그루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다.

송림공원은 남은 소나무 숲을 중심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전천상의 공로를 기리는 기적비(사적을 적은 비)가 그 시작점이다. 기념비 뒤로는 관리번호 1번목인 ‘맞이나무’가 오가는 이들에게 인사를 하듯 줄기를 겸손하게 숙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건너편으로는 관리번호 2번목 ‘원앙나무’가 존재감을 과시한다.

숲 한가운데로는 오솔길이, 가장자리로는 자전거도로를 겸한 산책로가 이어지는데 어느 길을 거닐어도 좋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볕이 부서져 들어오면 한 폭의 동양화가 펼쳐진다. 북적이는 일상과는 상반된 분위기가 마치 속세를 벗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사람의 인체를 빼닮았다는 관리번호 45번목 ‘고운매나무’, 나뭇가지를 펼친 형태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못난이나무’가 된 관리번호 552번목 등 보물찾기 하듯 하나씩 발견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남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 440-5 하동송림공원

 

1004섬분재정원

 

1004섬분재정원, 저녁 노을처럼 붉게 물든 섬 정원

한겨울에도 꽃잎 여는 애기동백 따뜻하면 최대 4000만송이 활짝

혹한의 계절, ‘1004섬분재정원’이 애기동백 천지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004섬분재정원은 압해도의 지형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는 곳에 자리한다. 뒤로는 송공산을 뒀고, 정면엔 서해가 펼쳐진다. 분재원과 작은수목원, 초화원, 쇼나조각원, 애기동백숲길 등을 갖췄다.

1004섬분재정원의 애기동백은 이곳이 설립되기 전부터 자라고 있었다. 정원이 들어선 이후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한 애기동백은 현재 2만 그루가 넘는다. 한 그루에 2000여 송이의 꽃이 개화하니 날씨가 따뜻한 해에는 최대 4000만 송이의 동백꽃이 피는 셈이다.

애기동백은 가을 단풍이 모두 자취를 감추는 11월부터 해를 넘긴 2월까지 빨간색 꽃을 피운다. 삭막한 한겨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잎을 활짝 여는 모습이 대견한데, 하루 중 가장 고운 모습으로 보이는 시간이 있다면 해가 서쪽으로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다. 저무는 햇빛을 받은 애기동백의 꽃잎과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까지 즐길 수 있는 절정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1004섬분재정원 쇼나조각원

1004섬분재정원에는 애기동백숲길 외에도 즐길 장소가 다양하다. 쇼나조각원은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 부족이 만든 약 120점의 조각 작품을 볼 수 있는 야외 전시장이다. 정과 망치를 이용해 주로 인간의 모습을 조각했는데 피카소와 마티스의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햇살연못 주변과 애기동백카페는 1004섬분재정원을 걷다 잠시 쉴 수 있는 장소다. 폭포와 기암괴석으로 꾸민 암석원은 마치 잠시 산속 작은 숲으로 순간 이동한 느낌을 준다.

저녁노을미술관도 꼭 들러야 한다. 우암 박용규 화백이 기증한 ‘금강산만술상’, ‘유곡’, ‘출가’ 등 여러 작품이 전시된 곳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안좌도와 도초도, 비금도, 팔금도 등 신안군의 여러 섬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 미술관 안 북카페 테라스도 빼놓지 말자.

전남 신안군 압해읍 무지개길 330 1004섬분재정원, 매주 월요일 휴무

- 신다솜 칼럼니스트 shinda.wri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