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명이 도전했다. 2023년이 닷새 가량 지난 15일 목요일 현재 275명이 100% 목표를 달성했다. 14일까지만 해도 287명 모두가 100% 목표를 달성한 상태였다. 하루만에 12명이 탈락했다. 그렇지만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레이스는 115일까지 2주 동안 이어진다. 앞으로 몇 명이 더 탈락할지 알 수 없다.

챌린저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2주 동안 주 5일 헬스장 가기 도전 이야기다. 챌린저스는 디지털 습관형성 서비스다. 챌린저스엔 무수한 도전과제와 수많은 도전자들이 있다. 다들 이름 그대로 챌린저스들이다.

도전과제는 야심만만하기보단 일상적이고 현실적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책 읽기, 집에서 홈트레이닝하기, 건강보조식품 먹기, 하루 물 6잔 마시기 같은 것들이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하지 않게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매일 나 자신의 귀차니즘과 싸워이겨야만 하는 과제들이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 매일 물 마시는 습관, 자기 전에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만 바뀌는 것들이다. 대부분 내가 나를 이기지 못해서 중도포기하게 되는 일들이다. 챌린저스는 개개인이 이걸 해낼 수 있도록 돕는다. 내가 나를 이길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손실회피 본능 극대화 유도

인생은 복리라는 말이 있다. 매일매일 하루하루의 습관이 쌓여서 인생 전체가 바뀐다는 의미다. 인생은 복리를 가장 확실하게 실천한 사람이 억만장자 워런 버핏이다. 버핏은 10대 시절 신문 배달로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하거나 투자했다. 오늘 쓴 1달러에 복리이자가 붙으면 10년 뒤엔 100만달러가 된다는걸 알았기 때문이다. 버핏은 평생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살았다. 버핏을 억만장자로 만들어준건 매일 매일의 습관이었다.

새해가 되면 다들 버핏이 거의 100년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자기 자신에게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도전한다. 대부분 작심삼일이다. 챌린저스는 이런 고민들 해결해준다. 핵심은 돈이다. 사람에겐 손실회피 본능이 있다. 주식이 올랐을 때보다 주식이 떨어질 때 더 고통스러운 이유다.

내가 산 주식이 올랐을 때보다 내가 판 주식이 올랐을 때 더 괴로운 이유다. 사람은 가진 것보다 잃은 것과 놓친 것에서 더 큰 고통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그래야 끊임없이 욕망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챌린저스는 인간의 돈에 대한 손실회피본능을 인센티브로 개인의 습관을 형성해주는 서비스다. 일단 2주 동안 주 5일 헬스장 가기 도전에 예치금을 건다. 287명이 도전한 챌린지에 5만원을 걸었을 경우다. 이땐 한번 갈 때마다 5000원씩 환급된다. 이렇게 100% 성공하면 예치금 5만원 전액과 상금을 준다.

상금은 85% 미만 성공한 도전자의 예치금으로 마련된다. 85% 이상 성공했지만 100% 성공하지 못한 도전자한텐 상금은 없이 예치금 5만원만 전액 돌려준다. 예치금을 돌려받고 상금을 많이 받으려면 나는 100% 성공하고 다른 도전자 286명은 모두 85% 미만 성공하면 된다. 만일 대다수가 포기한다면 내가 받을 상금도 비례해서 커진다.

원래 헬스장은 회원들이 회비만 내고 운동은 덜 오도록 만드는 요금 체계를 갖고 있다. 장기 회원 등록을 할수록 할인을 크게 해주는 이유다. 하루 헬스장에 안 가면 일정 금액만큼 손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덜 느끼고 작게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다. 손실회피 본능을 최소화하는게 헬스장한텐 유리하다.

거꾸로 챌린저스의 헬스장 도전은 손실회피 본능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루 안 가면 내 돈이 얼마가 사라지는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심지어 내가 건 돈이 다른 도전자한테 상금으로 전달된다. 손실회피 본능이 극대화될 때는 나의 손실이 타인의 이득이 될 때다.

도박판에서 손해를 본 사람이 오히려 더 큰 돈을 들고 되돌아오는 이유다. 챌린저스의 본질은 이것이다. 나 자신과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나와 비슷한 목표를 지닌 모두와의 경쟁이다. 내가 나를 이기면 결국 내가 타인을 이기게 된다. 타인을 이기려면 나부터 이기라는 원리다.

챌린저스 안엔 무수한 도전 과제들이 있다. 챌린저스는 다이어트, 운동, 공부, 돌봄, 생활습관, 취미, 감정 관리, 외국어, 돈 관리, 독서 등으로 분류해뒀다. 챌린저스의 누적가입자수는 150만명 정도다. 월간활성이용자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다이어트·공부 등 도전과제 다양

100% 성공하면 예치금·상금 혜택

인생은 셀프’, 2030세대 관심 고조


건강식품 챙겨먹기 인기 고공행진

161개 기업서 챌린저스에 러브콜

최종 목표 건강슈퍼앱무한도전

 

최혁준 대표
최혁준 대표

미라클 모닝최대 인기

그런데 챌린저스 이용자들의 87%가 도전하는 과제는 건강과 자기관리에 관련이 있다. 몸에 좋고 자신한테 좋은 걸 빤히 아는데도 나 자신을 바꾸지 못해서 포기하는 문제들이다. 챌린저스는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요즘은 누칼협이란 말이 유행이다.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는 의미다. 냉소적인 의미가 크지만 동시에 요즘 인생관을 보여주는 유행어다. 아무도 억지로 무언가 시키지 않았다는 얘기다. 인생은 셀프라는 인생관이다.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집착하게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이기기 어려운 싸움이다. 챌린저스처럼 습관 형성 서비스가 인기를 얻게 된다. 지난해 2022년 한 해 동안 챌린저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도전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도전인 미라클 모닝이었다. 1만보 걷기와 건강식품 먹기도 2위와 3위였다.

특히 2030세대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관리 세대다. 하루 한번 하늘을 쳐다보거나 명상을 하는 도전도 성황이다.

챌린저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수수료나 벌금이 아니다. 챌린저스가 도전에 실패한 사람들의 벌금 중 일부를 수익화해서 돈을 번다고 오해하기 쉽다. 만일 그렇다면 챌린저스는 비호감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 돈도 내가 걸고 도전도 내가 했는데 내가 실패하면 챌린저스가 돈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도전자의 실패를 원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 도전자들한테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는 것에도 약점이 있다. 도전도 내가 하고 노력도 내가 했는데 내 땀의 대가를 챌린저스한테 반납해야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장기적으론 챌린저스 성장의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챌린저스 서비스를 만든 스타트업 화이트큐브의 최혁준 대표는 창업하기 전에 7년 동안 빙앤도잉이라는 목표 달성 커뮤니티를 운영했다. 600명의 이용자를 모아서 2주마다 오프라인으로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해봤다.

이때 습관 형성의 4가지 법칙을 찾아냈다. 결국 사람들은 좋은 습관을 들이고 싶어한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좋은 가치다.

 

헬스케어 습관과 구매 연결

그런데 거기엔 돈이 가장 중요한 인센티브다. 동시에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목표 보상과 목표 설계가 잘 돼 있으면 지속가능하다. 반면 도전자한테 단순히 벌금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은 오히려 도전의지와 참여의지를 꺾는다. 지금의 챌린저스 보상 설계의 근간이 됐다.

대신 챌린저스는 회원들이 좋은 습관을 들이는 과정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건강슈퍼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챌린저스는 20224월에 챌스토어를 오픈했다. 챌린저스의 도전 과제 가운데 인기 아이템이 건강식품 챙겨먹기다. 그만큼 몸에 좋은 건강보조제를 시간 맞춰 먹는게 어렵다는 뜻이다.

일단 챌린저스는 함께 좋은 습관 만들기에 도전하게 유도해준다. 나아가서 어떤 건강보조제를 먹는 것이 내 몸에 더 좋은지 안내해준다. 나아가서 해당 헬스케어 제품을 챌스토어에서 구매하도록 해준다. 헬스케어 습관과 헬스케어 구매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은 관리다.

관리라고 쓰고 습관이라고 읽어도 좋다. 이 과정에서 웝스탑으로 더 좋은 약을 먹는 습관을 들이게 해준다면 금상첨화다. 소비자들한테 혜택을 주고 자연스럽게 돈을 버는 구조다. 특히 챌린저스에서 건강보조제에 관심 있는 소비자층은 대다수가 2030 여성층이다. 이들이 남긴 건강보조제에 대한 리뷰나 성분표기 점수 등이 챌스토어의 핵심 자산이다.

2020년 판데믹 이후 직원들의 건강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직원들한테 직장은 결코 나 자신보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개인을 관리해주지 않으면 조직도 성장할 수 없다.

대기업과 직원웰니스맞손

챌린저스는 SK, 삼성, LG, CJ, 포스코, 네이버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습관 형성을 도와준다. 아침에 정시 출근하라고 근태 체크하는 방식은 올드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챌린저스 서비스를 회사가 제공해주는 것이 새로운 방식이다. 하루 30분 책 읽기로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돕고 ESG 활동도 장려한다. 이렇게 직원 웰니스에 관심이 있는 B2B 시장은 챌린저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또 다른 B2B 시장도 있다. 제품을 파는 마케팅이란 결국 소비자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최종 목표다. 뷰티 제품의 경우 저녁에 자기 전에 반드시 우리 회사 제품을 쓰도록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대성공이다. 마스크팩이 대표적이다. 11팩 습관화는 이미 챌린저스에 있는 도전이다.

특정 브랜드 마스크팩을 매일 11팩 하자는 마케팅 캠페인을 벌여서 성공시킨다면 대박이다. 이미 161개 기업들이 챌린저스와 제휴했다. 종근당과 녹십자 같은 건강기능식품기업과 LG생건 같은 뷰티브랜드가 챌린저스로 소비자들의 습관을 바꾸려고 한다. 최근엔 무신사가 스포츠웨어 마케팅을 시작했다. 언더아머도 건강 목표 세우기 챌린지를 후원하고 있다. 챌린저스는 새로운 마케팅 솔루션이다.

최혁준 대표는 20188월 화이트큐브를 창업했다. 마침 2019년은 습관이라는 키워드가 국내 서점가를 휩쓸던 시기였다. 11행의 기적이나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같은 베스트셀러들이 인기였다.

서울대 공대를 나와서 SK이노베이션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과감하게 습관형성 서비스에 도전했다.

20212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엔 5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2023년엔 160억원 매출이 목표다. 슬슬 매출 증가를 습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챌스토어나 B2B 마케팅 솔루션 덕분이다. 챌린저스의 목표는 건강슈퍼앱이다. 건강한 습관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제공하는 앱이다. 챌린저스는 2027IPO에 도전하고 있다. 챌린저스에 도전자가 있는 한, 작심삼일은 없다.

 

- 신기주 더 밀크 코리아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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