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매매업 생계업 적합업종
중기부, 진출허용 여부 미결정
3월 심의회의 열어 최종 결론
진출땐 유례없는 독점 불보듯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중고차 매매업계와 완성차 업계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14일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논의를 벌였으나 곧바로 결론을 짓지 않고 오는 3월 회의를 다시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난 점을 고려해 동반위 추천 당시의 실태 조사 자료로는 변화된 시장을 판단하는 것이 미흡하다고 보고 최신 데이터로 보완해 다음 회의에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심의위원들은 앞으로 한 차례 더 회의를 열어 실태조사 보완 결과와 중고차 관련 이해 관계자의 의견 등을 종합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지난 20일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중고차 업계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통합 플랫폼 ‘오토벨’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중고차 업계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통합 플랫폼 ‘오토벨’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 용인·정읍에 사업 등록

정부가 대기업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매매 사업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 20일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했다. 업계는 현대차와 기아가 추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중고차 사업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진행해온 중고차 도매업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중고차 업계와 소비자를 잇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통합 플랫폼 오토벨도 지난 20일 론칭했다.

 

중기부 일시 중지 권고에도 사업 준비

중고차판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제한됐지만 20192월에 지정 기한이 만료됐다.

이후 중고차 업계에서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년 11월 일부기준 미부합 의견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길이 열린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와 정치권 중재 등을 거치며 결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중기부는 현대차에 중고차 사업 개시 일시 정지를 권고했으나 이는 강제가 아닌 권고 사안으로 현재 중고차판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대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진출할 수 있는 상태다.

이러한 대기업의 움직임에 대해 전국자동차매매사업연합회는 완성차를 제조·판매하는 현대차·기아가 중고차 시장에까지 진출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독점 구조를 형성하는 꼴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업계는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허위·미끼 매물 등 중고차 사기 사건은 하루이틀 발생한 일이 아니다. 관리·감독권을 가진 지자체 등 정부는 단순 현장점검만을 반복하며 수십년간 시장을 방치했다다른 누구보다도 업계가 가장 불법 광고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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