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요시 셰피 (MIT대 교수)
협력사가 살아야 대기업도 생존
재정 취약한 파트너사 지원 필수
대출 돕고 적정 주문량 보장해야

요시 셰피 (MIT대 교수)
요시 셰피 (MIT대 교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혼란이 2년 동안 지속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징후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 2021년 하반기 높은 소비자 수요, 제품 부족 및 공급망 교란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제조업체의 주문 패턴을 변경해 채찍 효과*를 내고 있다.

수요 변동성이 극심할 경우 이는 광범위한 공급망 마비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현상인 것이다. 자금 흐름, 노동 패턴, 재고 관리와 제품 수요의 기복이 비즈니스 환경의 다가올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리더는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더 큰 도전에 지금 대비해야 한다.

사실 오늘날 기업은 효율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에 취약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촘촘히 연결된 하나의 망 위에 글로벌 경제와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이 올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 위기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지금 이 순간 글로벌 그리고 지역 공급망의 어느 한 곳에서는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비즈니스 연결망에 어떠한 형태로든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로 인해 출렁거림을 피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예상치 못한 화산 폭발, 지진 같은 자연재해, 바이러스 대유행이든, 경제 호황이든 불황이든지 간에 모든 혼란에는 고유한 도전과 위기가 따르지만, 경기 침체와 같은 파괴적인 상황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기본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는 회사의 특정 공급망 취약성을 이해하고 이에 대해 사전에 수행할 수 있는 조치를 결정하고 중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대응책을 구현하는 것이 포함된다.

 

파트너와 공급망 공동대응 필요

첫째, 필수 비즈니스 파트너를 식별하라. 공급망 중단 위협을 관리하는 첫 번째 단계는 대체 불가능한 공급업체와 필수 공급품, 서비스 또는 고객 접점에 있는 협력업체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현 코로나19 상황의 공급망 교란의 원인인 채찍 효과는 특히 업스트림 공급망(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을 다루는)에 속한 업체들이 수요 급락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들은 중요한 재료, 소재 및 특수 부품 공급망의 깊숙한 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대부분 산업에서 핵심 공급업체는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참여 기업들에 납품하고 있어, 주문이 크게 감소하는 경기 침체는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부도 위기로 내몰 수 있다.

둘째, 파트너의 재무적 회복탄력성’*을 평가하라. 각 필수 파트너의 재무 차원에서 경기 침체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파악하면 현 공급망 위기와 같이 파괴적인 영향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부분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필수적이지만 재정적으로 약한 공급업체, 협력업체에 대해 위험 관리를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비즈니스 파트너, 그리고 변화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라. 회사는 공급망의 급격한 변화, 특히 재정적으로 취약한 필수 파트너들을 모두 모니터링해 문제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경영진에게 알려야 한다. 경기 침체에 대비해, 기업은 공급망 깊숙한 곳뿐만 아니라 직접 공급업체의 상태에 대한 더 큰 가시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야 한다.

넷째, 위협받는 파트너를 지원하라. 심각한 경기 침체, 경제 위기 또는 공급망의 필수 공급업체 부도 위협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준비된 회사는 이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2008년 충격적인 글로벌 금융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한 강한 기업들’*은 곤경에 처한 공급, 협력업체를 위한 대출을 지원하고, 대신 핵심 자재를 조달하거나, 주문량에 안정적 유지를 약속했다.

 

불확실성의 시대, 준비가 최선

일부는 심지어 중요한 공급업체의 지분을 확보했고, 여러 자동차 회사가 협력해 주요 산업의 공급업체를 지원하는 등 협력을 강화했다. 또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이를 헷지할 방법이 없는 중소기업을 납품받는 대기업이 납품 가격을 일부 현실화하거나 연동해주는 방안도 하나의 지원 방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돌연변이, 정부 개입 및 소비자 행동의 예측 불가능성은 모든 예측은 틀린다(all forecasts are wrong)”라는 법칙이 여전히 유효한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많은 곳에서 감염, 질병 중증도 및 사망을 확실히 감소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아직 종식되지 않고 있다. 면역력 약화 및 코로나19 변이는 계속해서 확진자 증가를 낳고 정부의 방역 조치 등 개입을 부채질해 공급망에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다.

압도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많은 기업이 지켜보고 기다리는 자세를 취하기 쉽다. 그러나 준비하는 기업만이 다음에 올 감염병 대유행, 인플레이션 폭발, 정부 조치 또는 경기 침체를 헤쳐 나갈 수 있다.

평생을 세균, 감염병, 백신 연구에 바친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의 명언,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Chance favors only the prepared mind)”라는 말이 특히 적절해 보이는 시점이다.

 

*채찍 효과(bullwhip effect) : 채찍 손잡이에 가한 작은 힘이 채찍 끝에선 커다란 충격으로 변하듯 수요 변화가 공급망을 타다 보면 어느새 지나치게 확대 또는 축소를 거듭하는 현상

*회복탄력성(resilience) : 외부에서 기인한 큰 충격으로부터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과 속도

*강한 기업들(Stronger Companies) : 회복탄력성 확보를 위해 재무적·운영적·시장적 관점에서 경영전략을 지속하고 준비한 기업

-칼럼 번역 도움: 류종기, RIMS 리스크관리협회 한국대표, <뉴 애브노멀: 팬데믹의 그림자, 서플라이 쇼크를 대비하라>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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