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매생이 떡국 ‘으뜸 보양식’
곶감·크림치즈·호두 ‘절묘한 하모니’
신개념 만두·고사리 파스타도 일품

설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강도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번 설 역시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렇다고 일년에 한번 뿐인 황금 같은 연휴를 그저 그렇게 보낼 수는 없는 노릇. 이럴 땐 음식으로 눈을 돌려보자. 매년 먹는 설 음식에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제법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다.

떡국이나 만두, 나물 등 매년 먹는 설 음식에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이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떡국이나 만두, 나물 등 매년 먹는 설 음식에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이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매생이 떡국
떡국을 먹지 않고는 설다운 설을 보냈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떡국은 설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신정, 구정 상관없이 설이면 으레 먹는 음식이기에 늘 해먹던대로 만들곤 하지만, 수십 년을 한결 같은 맛으로 먹자니 어쩐지 심심하다. 이때 매생이 하나만 추가해도 그간 먹어온 떡국과는 확연히 다른 이색적인 떡국을 맛볼 수 있다.

겨울이 제철인 매생이는 떡국에 개운한 맛을 더해 느끼한 명절 음식 가운데 산뜻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더욱 건강하다. 매생이가 들어가 한층 더 뜨끈한 국물은 술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속까지 풀어주는 기분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일반 떡국을 끓일 때와 마찬가지로 육수를 우려낸 뒤 떡과 함께 매생이를 넣으면 되는데, 매생이는 멸치육수나 사골육수 둘다 궁합이 좋기 때문에 개운한 맛을 좋아하면 멸치육수를, 깊은 맛을 원하면 사골육수를 쓰면 된다.

다만 조리 전 매생이를 물에 잘 헹궈 잡미를 없애야 하는데 이 또한 방법은 간단하다. 보울에 매생이를 담고 흐르는 물에 흔들어가며 씻어준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헹궈준 후 체에 받쳐 물기를 빼고 손으로 한번 더 꾹 짜서 남은 물기를 제거하면 끝이다. 탱글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의 굴까지 넣으면 겨울철 이만한 보양식도 없다.

크림치즈 곶감 호두말이
차례상에 빠지면 섭한 것 중 하나가 곶감이다. 설탕에 재놓은 듯 진한 단맛에 말랑·쫀득한 식감이 어우러진데다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노화 방지에 좋은 타닌 성분까지 함유돼 있어 맛과 영양을 모두 겸비한 우리나라 전통간식의 대표주자로도 손색없다. 놀라운 건 이런 곶감이 크림치즈와 호두를 만나면 와인과도 꽤나 훌륭한 마리아쥬를 자랑한다는 사실.

또한 식재료만 있으면 특별한 조리도구 없이도 뚝딱 만들 수 있어 차례상에 올리고 남거나 명절 선물로 들어온 곶감을 해치우기에도 제격이다.

크림치즈 곶감 호두말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름 속 재료들인 곶감과 크림치즈, 호두(호두 대신 잣이나 아몬드 등 취향에 맞는 견과류를 넣어도 좋다)가 필요하다. 크림치즈 곶감 호두말이는 간단한 재료만큼 조리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우선 곶감은 꼭지를 제거한 뒤 반으로 갈라 속을 긁어내고 칼등으로 두드려 평평하고 부드럽게 만든다. 김발에 랩을 올린 뒤 곶감을 김밥 김처럼 펼치고 펼친 곶감의 중앙에 길게 크림치즈를 바른다. 크림치즈 위에 호두를 비롯한 견과류를 올리고 잘 말아준 뒤 살짝 굳히기 위해 냉동실에 30분 간 넣어둔다. 그리고 랩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면 완성이다. 이렇게 만든 크림치즈 곶감 호두말이는 술 안주 뿐만 아니라 커피와도 잘 어울리고 아이는 물론 어르신들까지도 모두 좋아하는 디저트가 될 수 있다.

라이스페이퍼 참치캔 만두
예로부터 경기 이북지역에서는 설날 만두를 빚어 먹는 것이 전통이었다. 현대에 와서는 지역 상관없이 만두를 빚어먹고는 있지만 속재료부터 만두피 만들기까지 여간 번거로워 사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편하고 맛있는 레토르트 만두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명절에 가족들이 두런두런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것만한 재미가 또 있을까? 다가올 설, 만두를 빚어먹을 계획이라면 라이스페이퍼 참치캔 군만두에 도전해보자. 만두피 대신 라이스페이퍼, 고기 대신 설 선물로 많이 들어오는 참치를 활용해 칼로리는 낮추고 가성비와 식감을 살린 색다른 만두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먼저, 라이스페이퍼 참치캔 군만두 만들기의 첫번째 단계는 속재료를 만드는 것이다. 속재료로는 캔참치와 양배추, 깻잎, 두부가 기본이다. 재료를 준비했으면 채에 받쳐 기름을 뺀 참치와 다진 양파, 채썬 깻잎을 보울에 모아둔다. 두부는 채에 받쳐 한번, 키친타올로 꾹 눌러 또 한번 물기를 제거한 후 칼등이나 면보를 이용해 으깬다. 한데 모은 속재료에 달걀과 다진마늘, 참기름, 소금, 후추를 넣고 섞는다. 재료를 섞기 전 전분가루나 타피오카 가루를 2~3스푼 넣으면 속재료들이 흩어지지 않고 훨씬 찰기 있게 뭉친다.

매생이 떡국에 탱글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의 굴을 넣으면 겨울철 보양식이 따로 없다.
매생이 떡국에 탱글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의 굴을 넣으면 겨울철 보양식이 따로 없다.

다음으로 만두피를 대신할 라이스페이퍼피를 준비해야 할 차례다. 미지근한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살짝 담궈 부드럽게 만들어 도마 위에 펼친다. 라이스페이퍼는 너무 따뜻한 물에 담글 경우 흐물흐물해져 모양 잡기가 불편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에 담갔다 빼는 것이 좋다. 반듯하게 펼친 라이스페이퍼 위 한 가운데 앞서 만둔 만두 속을 둥글게 뭉쳐 놓고, 라이스페이퍼를 잘 접어 속을 감싼다. 이렇게 만든 만두를 굽거나 쪄 먹으면 밀가루 만두피보다 훨씬 쫄깃한 식감의 만두가 완성된다.

고사리 파스타
명절에 꼭 전통음식만 먹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어떤 음식을 만들더라도 기왕이면 명절에 먹다 남은 음식을 활용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일 터. 특히 나물의 경우 냉장보관을 해도 상하기 쉬운데 이때 추천할 만한 요리로 고사리 파스타만한 것이 없다. 한국의 나물과 이탈리아의 파스타가 만나 이색적인듯 하면서도 편안하게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 일품이다.

고사리 파스타는 마늘과 올리브유로 맛을 내는 알리오올리오 만드는 방법과 흡사하다. 우선 적당히 달군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편으로 썬 마늘과 느끼함을 잡아줄 페퍼론치노 또는 청양고추를 약간 넣는다. 그리고 고사리 나물과 함께 팬에 달달 볶아준다. 재료를 볶다가 어느 정도 마늘향과 고사리 향이 올라오면 미리 삶아둔 파스타 면을 넣고 면에 마늘 및 고사리 향이 베도록 3~4분 더 볶는다. 면을 볶을 때 파스타 면을 삶은 면수 두세 스푼을 넣으면 오일 소스가 면에 잘 들러붙어 풍미를 살릴 수 있다. 끝으로 접시에 옮겨 담은 파스타 위에 올리브유나 파마산 치즈가루를 뿌리면 한층 깊은 맛의 파스타를 완성할 수 있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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