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톤이 뽑은 '올해의 색'

글로벌 색채 전문 기업 팬톤이 2022년 올해의 색으로 ‘베리 페리(Very Peri)를 선정했다. 파란색과 붉은 기조의 보라색이 어우러져 탄생한 베리 페리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아우르며 2022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를 상징하는 색이다. 	※사진=팬톤코리아 제공
글로벌 색채 전문 기업 팬톤이 2022년 올해의 색으로 ‘베리 페리(Very Peri)를 선정했다. 파란색과 붉은 기조의 보라색이 어우러져 탄생한 베리 페리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아우르며 2022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를 상징하는 색이다. ※사진=팬톤코리아 제공

미국의 컬러 연구소 팬톤이 2022년 올해의 색으로 베리 페리(Very Peri)’를 선정했다. 지난해 128(현지시간) 2022년 올해의 색이 발표되자, 각종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에서는 약속한 것과 같이 올해의 색으로 선정된 베리 페리 색상 계열의 아이템들을 모아 소개하기에 나섰다.

베리 페리 색이 발표된 지 이제 한달이 된 시점에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veryperi를 검색하면 헤어, 네일, 그림, 문구, 인테리어 등 분야를 막론하고 베리 페리 색상을 다양하게 활용한 45000여개의 게시글을 볼 수 있다.

도대체 베리 페리가, 팬톤 컬러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색깔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

팬톤은 미국 뉴저지 주의 작은 인쇄소에서 시작된 색채 전문 기업이다. 직원이었던 로렌스 허버트가 화학 전공을 살려 회사의 안료 재고 및 컬러 잉크 생산을 체계화·단순화한 것이 지금의 모체가 됐다. 이후 1963, 수많은 색에 고유 번호를 붙여 일명 팬톤 컬러매칭시스템(PMS, Pantone matching system)을 만들면서부터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1만 가지 이상의 색을 시스템으로 체계화한 팬톤 컬러매칭시스템은 각종 시각예술 분야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 건축, 패션, 도료 등 산업 전반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색상 표준이다. 물론 미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색상 언어이기도 하다.

팬톤은 컬러매칭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축적한 색상 정보를 이용해 색상 컨설팅, 트렌드 컬러 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0년부터는 매년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와 사회 현상 등을 분석해 올해의 색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때 발표된 색상은 패션·뷰티 업계는 물론 전 산업군에서 적용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색은 사회적 분위기와 트렌드 등을 고려한 것이다. 계속되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인이 지쳐있던 2021년에는 회복탄력성과 희망을 상징하는 얼티미트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을 소개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팬톤 홈페이지 제공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색은 사회적 분위기와 트렌드 등을 고려한 것이다. 계속되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인이 지쳐있던 2021년에는 회복탄력성과 희망을 상징하는 얼티미트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을 소개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팬톤 홈페이지 제공

실제로 2018년 팬톤 올해의 색으로 울트라 바이올렛이 선정된 이후 비주류 색상이었던 보라색이 급격히 유행하기 시작했다.

무궁무진한 밤하늘을 연상시키며 가능성의 상징이자 현시대를 넘어서려는 열망을 의미하는 울트라 바이올렛은 패션 브랜드는 말할 것도 없고 헤어·뷰티, 인테리어, 디지털 기기 등에 폭넓게 사용됐다. 이후 2019년의 리빙 코랄과 2020년의 클래식 블루 역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았다.

유례없는 팬데믹이 계속되던 2021년에는 얼티미트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이라는 두 가지 색을 올해의 색으로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각각 회복탄력성과 희망을 상징하는 회색과 노란색 계열의 색상은 전 세계인들에게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더불어 두 가지 색상을 동시에 선정해 사람 사이의 연대를 강조한 것 역시 남다른 의미로 남았다.

팬톤 올해의 컬러는 분야를 막론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2년이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에는 베리 페리와 관련된 게시물이 5만여 건에 달한다. 베리 페리 색상을 활용한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사진=인스타그램 제공
팬톤 올해의 컬러는 분야를 막론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2년이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에는 베리 페리와 관련된 게시물이 5만여 건에 달한다. 베리 페리 색상을 활용한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사진=인스타그램 제공

이렇듯 한해의 색상 트렌드를 선도하고 시대적 분위기를 내포하는 팬톤은 2022년 역사상 처음으로 기존 컬러 차트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색상을 올해의 색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올해의 색으로 낙점된 베리 페리는 일관되고 평온한 분위기의 파란색과 힘찬 에너지가 감도는 붉은 빛의 보라색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믿음직스러우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기나 즐거움, 역동적인 존재감이 느껴진다.

팬톤은 이처럼 대비되는 성질의 색들이 만나 묘한 균형을 이루는 베리 페리가 격변하는 지금의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 설명한다.

여기서 격변하는 시대란 보라색과 파란색이 뒤섞여 새로운 색으로 거듭나듯, 격리된 현실과 디지털 생활이 융합돼 나타난 메타버스 시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현실과 디지털 세계 모두를 아우르는 매력적인 색을 구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기도 했다.

따라서 베리 페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앱을 통해 디지털 화면보호기, 파워보인트, 윈도우 등에서 모두 서비스 된다.

익숙한듯 하면서도 오묘한 분위기의 베리 페리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스타일링을 할 때에는 미색 아이템과 함께 코디하면 데일리룩으로 부담없으면서도 생기 있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좀 더 화려한 느낌을 원한다면 광택감이 있는 소재를 매치하거나 수트 차림에 포인트가 될 타이 컬러로 활용, 또는 블랙 코디에 장갑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옷이나 헤어 등으로 베리 페리 색을 표현하는게 어렵다면 자주 사용하는 소품을 바꿔보자. 최근에는 무선 이어폰 케이스나 휴대폰 케이스로도 팬톤 유행 색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은 클래식 컬러와는 달리 반짝 유행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테리어나 고가의 가전, 가구 등으로 표현할 때에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색채가 강하므로 역시 포인트 색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벽면 전체 도색이나 커다란 소파보다 커튼, , 스툴이나 소파 쿠션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공간이 더욱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다. 또한 유행이 지나도 쉽게 다른 색의 제품으로 교체할 수 있어 좋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