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방방곡곡 ‘범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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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방방곡곡 ‘범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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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2342
  • 승인 2022.01.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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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색다른 새해맞이 명소

호랑이의 해가 시작됐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 나쁜 기운, 즉 액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歲畵),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艾虎) 등 조상들은 호랑이의 용맹함에 기대어 액을 물리치고자 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새해를 맞이했다. 부디 2022년에는 호랑이의 용맹한 기세로 역병을 물리치고 다시 일상을 되찾기를 바라보며, 호랑이 기운이 넘치는 그곳으로 가보자.

호미곶 해맞이광장.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를 표현한 조형물 뒤로 새천년기념관이 보인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호미곶 해맞이광장.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를 표현한 조형물 뒤로 새천년기념관이 보인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희망의 해가 솟아오르는 기운찬 호랑이의 꼬리

포항시 남구이자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한 호미곶은 호랑이를 닮은 우리 땅, 한반도에서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꼬리라고 하면 흔히 이나 처럼 부정적인 의미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꼬리의 힘으로 달리고 꼬리로 무리를 지휘하는 호랑이에게 꼬리는 매우 중요하다. 16세기 조선 명종때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는 이곳을 우리나라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기술하면서 천하 제일의 명당이라 했고,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하면서 이곳을 조선십경 중 하나로 꼽았다. 게다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어 호미곶의 새해 첫 일출은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우리나라에서 단연 손꼽히는 일출 명소 중 한 곳이다. 새천년을 맞아 조성한 이곳에는 광장을 중심으로 새천년기념관, 한국관광명품관, 연오랑세오녀상 등이 세워져 있다.

호미곶의 상징인 상생의 손 역시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를 도우며 살자는 뜻에서 만들어진 조형물로 바다와 육지에 세운 두 개의 손이 손바닥을 마주한 모습이다. 육지에 세운 왼손 앞에는 성화대와 햇빛채화기 천년의 눈동자가 있다. 천년의 눈동자 안 불씨함에는 변산반도에서 채화한 20세기 마지막 불씨, 남태평양 피지에서 채화한 지구의 불씨, 독도에서 채화한 즈믄해 불씨, 호미곶에서 채화한 새천년 시작의 불씨를 합친 영원의 불씨가 보관돼 있다.

바다에 세운 오른손은 호미곶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토 스폿이다. 호미곶에 가본 적은 없어도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은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정도로 일출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장면이다.

비록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호미곶 해맞이광장 일원 등 일출 명소 출입을 잠시 폐쇄했지만, 언제나 아침은 새롭고 날마다 새로운 태양이 힘차게 떠오르니 호랑이해가 가기 전 꼭 한번 호미곶으로 떠나보자.

 

인왕산 범바위에서 바라본 서울의 일출. 범바위는 독립문역에서 20분이면 오를 수 있어 초보 등산객들이 도전하기 좋은 일출 코스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인왕산 범바위에서 바라본 서울의 일출. 범바위는 독립문역에서 20분이면 오를 수 있어 초보 등산객들이 도전하기 좋은 일출 코스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조선 500, 도성 지킨 경복궁과 인왕산의 호랑이 기운

조선왕조실록을 들여다보면 경복궁과 창덕궁까지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태종실록에는 1405년에 호랑이가 경복궁 근정전 뜰까지 들어왔고, 세조실록에는 1465년 창덕궁 후원에 호랑이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북악에 가서 호랑이를 잡아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다.

선조실록에는 창덕궁 안에서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낳았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선조실록에는 1607년 창덕궁 안에서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한두 마리가 아니니 이를 꼭 잡으라는 명을 내렸다고 쓰여있다. 이후 정조 때는 성균관 뒷산에서 호환이 발생했고, 고종 때는 북악산과 홍은동에서 호랑이를 잡았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끊임없이 서울에 호랑이가 등장한 셈이다. 세월이 흘러 도성을 어슬렁거리던 호랑이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궁궐과 그 주변엔 조선 왕가를 수호하던 호랑이의 기운이 남아 있다.

먼저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에서 호랑이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근정전은 2층 구조로 이루어진 월대를 사방으로 두르고 있는데, 월대 난간에는 궁을 호위하는 사신상과 십이지신상을 근정전의 방위에 맞춰 배치했다.

호랑이상은 근정전 월대 1층의 정면 계단 양쪽에 놓여있는데 무서운 호랑이의 모습이 아닌 익살스러운 표정이라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호랑이에 이어 다른 동물들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경복궁의 서쪽에 위치한 인왕산은 한양을 건설할 때부터 도성을 수호하는 우백호로 여겨졌다. 지금은 서울의 진산이자 일출 명소로 인기를 끈다. 어둠 속에서 길을 나서야 하는 일출 산행은 어려워 보이지만, 인왕산은 범바위까지만 가더라도 멋진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독립문역 또는 사직공원에서 걸어서 2~30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어 등산 초보도 도전하기에 좋다. 하산하는 길에는 인왕산 자락길의 청와대와 경복궁을 지키는 황금호랑이를 쓰다듬으며 호랑이 기운을 듬뿍 받아보자.

 

 

경복궁 근정전의 월대 난간에는 궁궐을 호위하는 사신상과 십이지신상 조각들이 있다. 근정전 월대 1층의 정면 계단 양쪽에 놓여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경복궁 근정전의 월대 난간에는 궁궐을 호위하는 사신상과 십이지신상 조각들이 있다. 근정전 월대 1층의 정면 계단 양쪽에 놓여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코로나19 극복 기원하는 임인년 특별 공연 및 전시

2022년의 호랑이 기운은 공연과 전시로도 느껴볼 수 있다. 국립민속막물관은 임인년 호랑이띠 해를 맞이해 오는 31일까지 호랑이 나라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호랑이에 관한 상징과 문화상을 조명하는 자리로, 오랫동안 우리의 삶과 함께하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대표 동물로 자리매김한 호랑이에 얽힌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은산별신제에서 썼던 산신도를 비롯해 초창기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1904~1948)가 일제강점기에 수집한 산신도·산신당 흑백 사진 등 오래전부터 산신으로 섬겨온 호랑이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굿시리즈로 유명한 사진작가 김수남(1949~2006)1981년에 촬영한 강사리 범굿의 사진을 슬라이드 쇼 형태로 소개하는데 이어 88서울올림픽과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 호돌이수호랑등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위상을 떨치는 호랑이를 만날 수 있다.

국립정동극장은 오는 14일 호랑이를 주제로 한 신년 음악회 <虎氣(호기) : 범의 기운>을 개최한다. <虎氣 : 범의 기운>은 국립정동극장에서 27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신년 음악회로 범의 기운을 전하는 민화 속 호랑이를 다양한 버전의 영상으로 제작해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무대를 구성했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전통 국악과 뮤지컬,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단인 포르테 디 콰트로<향수>, <겨울 소리>, 음악감독 이성준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메들리와 <벤허>기도협주곡을 연주곡으로 선보인다.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대표인 소리꾼 정지혜와 촉망받는 소리꾼 정보권의 무대도 마련돼 있다. 여기에 올해 국립정동극장 청년국악인큐베이팅 사업 <청춘만발>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청년 국악팀 줄헤르츠가 다양한 감정을 담은 ‘9 to 6’와 신곡 분노를 재편성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정동극장 김희철 대표는 “2022 임인년, 호랑이의 기운으로 활력을 되찾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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