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잠정결과 발표
총부채 48조원 급증…업체당 1억7천만원씩 빚더미
예술·스포츠·여가업, 교육서비스업 피해 가장 심각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방역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27일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이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하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방역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27일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이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하다.

코로나19가 엄습한 지난해 소상공인 87만명이 사라졌다. 영업이익도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예술·스포츠·여가업과 교육 서비스 등 업종이 가장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 소상공인 종사자 87만명↓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지난해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90만2000개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나 종사자 수는 557만3000명으로 87만1000명(13.5%)이나 줄었다.

중기부와 통계청이 해당 통계를 보유한 2018년 이후 종사자 수는 가장 작고 종사자 수 감소 폭은 가장 컸다.

예술·스포츠·여가업 종사자 수는 3만9000명이 줄었다. 감소율이 무려 20.5%다. 일자리 5개 중 1개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도소매업의 종사자 수 감소율은 16.7%, 숙박·음식점업은 16.2%에 달한다.

절대적인 종사자 수 감소 폭으로 보면 도소매업이 31만3000명으로 가장 많고 숙박·음식점업이 25만2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창업 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경영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다. 사업체당 창업 준비기간은 9.7개월이었다.

사업체당 창업비용은 9000만원이었고 이중 본인 부담금은 6900만원이었다.

◈ 영업익 1900만원 43.1%↓

사업체당 영업이익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지난해 사업체당 매출액은 2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1100만원) 감소했다.

제조업의 매출 감소율이 12.2%로 가장 높았고 예술·스포츠·여가업도 11.9%에 달했다.

사업체당 영업이익은 1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3.1%(1400만원) 급감했다. 월별로 따지면 16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1년 전 대비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예술·스포츠·여가업은 1년 영업이익이 3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85.2% 급감했다. 교육서비스업은 800만원으로 66.4% 감소율을 보였다.

숙박·음식점업의 영업이익 감소율 역시 56.8%로 전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총부채 48조원↑… 업체당 1억7천만원

소상공인이 보유한 총부채는 294조4000억원으로 47조7000억원이 늘었다. 증가율이 19.3%에 달한다. 업종 중에선 교육서비스업의 부채 증가율이 47.4%로 가장 높다.

사업체당 부채는 1억6900만원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200만원이 줄었지만 여전히 1억7000만원 안팎의 빚더미를 안고 있다.

지난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사업체당 부채가 줄어든 요인을 통계청은 사업체 수 증가(13만1000개)로 꼽았다. 분모인 사업체 수가 늘면서 평균 부채가 줄었다는 것이다.

기존에 빚을 내지 않았던 사업체가 소액의 부채를 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전체 평균을 낮췄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사업체의 부채 보유 비율이 60.0%로 전년 대비 8.1%포인트 높아졌다.

◈ 평균 월세 100만원 안팎

소상공인 중 사업장을 자가로 보유한 사람은 19.5%에 불과했다. 10명 중 8명은 사업장을 임차해 쓰고 있다는 의미다.

임차한 소상공인의 사업장 점유 형태를 보면 보증부 월세가 85.9%로 가장 많고 무보증 월세가 6.4%, 전세가 2.2%다.

보증부 월세의 경우 보증금 평균이 2138만원, 월세는 119만원이다. 무보증 월세는 90만원이다.

정부가 최근 방역 조치 강화와 함께 지급한 방역지원금 100만원은 한 달 월세 정도 되는 셈이다.

소상공인들은 경영 애로 요인으로(복수 응답 가능) 경쟁 심화(38.3%)와 상권쇠퇴(37.6%), 원재료비(28.7%)를 꼽았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코로나19 상황에서 필요한 정책은 보조금 지원이 67.7%로 가장 많았다. 융자 확대(33.0%), 사회보험료 완화(21.4%)가 뒤따랐다.

중기부는 "이번 잠정조사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소상공인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응해 적극적인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기준 소상공인 실태조사 잠정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기준 소상공인 실태조사 잠정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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