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신용전망 브리핑]
부동산 자산 거품 우려는 작아
한국기업 신용등급 ‘안정’유지

내년 반도체, IT 부문의 수익성이 수요 변화에 따라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부동산 자산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8일 한국신용평가와 공동 주최한 비금융기업 신용 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션 황 무디스 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가 3.2% 성장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 신용 등급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수익성 개선 지속될 듯

경제 성장률 추정의 근거로는 전자제품 등에 대한 지속적 수요,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 등을 꼽았고 위험 요인으로는 코로나19의 재확산, 공급망 문제,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을 들었다.

션 황 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평균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을 보면 작년 대비 올해 기업 대부분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내년에도 괜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기업을 포함한 정보기술(테크) 업종, 철강, 화학 업종 등의 수익성은 수요 변화 등으로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원유 가격 상승 등으로 작년보다 낮아진 유틸리티 업종의 수익성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션 황 연구원은 내년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는 배터리 기업들의 경우 기업공개(IPO) 등을 하지 않는다면 차입금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부동산 자산가격 거품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동산 가격이 2010년 이후 10년 간 상승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크게 높아지진 않았다는 것이 무디스의 주장이다.

 

국내은행 신용 전망 안정적

옥태종 무디스 연구원은 최근 2년 새 부동산 가격 증가율이 상당 높다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을 낮은 수준으로 묶어 놓은 데다 고객 대부분이 고()신용자라 은행 신용도 관련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종합적으로 봤을 때 내년 국내 은행들의 신용도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금리 인상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점을 근거로 꼽았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코로나19 관련 지원 정책과 규제 완화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이같은 자산건전성·수익성이 유지되는지 여부는 향후 지켜봐야 할 점으로 꼽았다.

반면, 기업·가계 대출 증가세에 대해선 우려했다. 부채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갑자기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대출 증가 속도 역시 빨라 향후 경기 상황이나 정부 지원책에 따라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 대출도 아시아 지역 내에선 상당히 높은 편이고 증가 속도까지 가팔라 금리 인상기에 은행권의 핵심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신용 위험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업용 부동산이나 투자금융, 해외대체 투자를 통해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 편입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한국신용평가의 판단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카드사들은 반복적인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대응능력을 확인해봐야 한다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한 외형 성장 제약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용부담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과거에 비해 복원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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