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 뒤처지며 매출 급락
1호점 등 10여곳 줄폐점 예고
‘中,글로벌 유통사 무덤’악명

글로벌 유통업체의 무덤인 중국 시장에서 미국 대형 소매업체 월마트가 줄폐점위기에 몰렸다.

지난 23일 중국 언론들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1996년 중국 선전시 뤄후 후징화원에 개장한 중국 1호점이 내달 7일 폐점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같은 달에만 중국 내 월마트 매장 10여개가 문을 닫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마트 중국 1호점 개점 당시 중국인들에게 대형마트는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품질 좋은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인 월마트는 곧바로 명소로 떠올랐다. 운영 초기에는 명절 전날만 되면 지인 선물을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였다.

사실 월마트의 중국 매장 철수는 예고된 것이다. 월마트가 중국 본토에서 철수한 점포는 최근 5년 동안에만 이미 100개를 넘어섰다. 중국 체인경영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월마트의 중국 매장 수는 429개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월마트 폐점수는 201613, 201724, 201821, 201915, 202010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1개 매장이 문을 닫는 등 최근 6년 동안 80여 개 매장이 폐점했다.

중국에서 월마트 폐점수는 2016년 13개, 2017년 24개, 2018년 21개, 2019년 15개, 2020년 10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1개 매장이 문을 닫는 등 최근 6년 동안 80여 개 매장이 폐점했다.
중국에서 월마트 폐점수는 2016년 13개, 2017년 24개, 2018년 21개, 2019년 15개, 2020년 10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1개 매장이 문을 닫는 등 최근 6년 동안 80여 개 매장이 폐점했다.

상징적이었던 1호점 매장까지 문을 닫는다고 발표하자 중국시장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월마트 측은 부인했다. 월마트 측은 1호 매장 폐점 이유에 대해 정기적으로 전국 매장을 순회하며 실적에 따라 사업을 최적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시장은 발전 기회가 많은 땅으로 경제와 시장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월마트는 당시 공급업체와의 가격협상력과 IT시스템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대표되는 자사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중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좋은 날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발전, 새로운 유통 흐름 속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서 외자기업 특성상 정책 결정 프로세스가 늦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웠다. 결국 급변하는 중국 시장 트렌드에 뒤처졌다.

문 앞까지 생필품과 식료품을 배달하는 온라인쇼핑이 보편화되면서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급속히 성장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는 비대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계기가 됐다. 온라인쇼핑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월마트 매출은 매년 감소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월마트의 부진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월마트가 발표한 2022년 회계연도 2분기(2021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2306000만달러(27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한 것이다.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는 월마트가 중국 사업의 수익 구조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중국 시장 부진 여파가 크다고 설명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중국 월마트 1호점이 개장 초기에는 손님이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전자상거래 등의 발달로 현재는 구형 슈퍼마켓으로 전락했다변신을 위한 여러 시도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단 월마트 만이 아니다. 외국 슈퍼마켓들은 중국에서 경쟁 우위를 잃었고 매장 폐쇄와 손절매는 일상이 됐다. 최근 몇 년간 월마트뿐만 아니라 영국의 테스코와 한국의 이마트, 롯데마트 등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철수했다. ‘글로벌 유통업체의 무덤인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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