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자극 디자인으로 승부수
마니아층 겨냥, 틈새시장 공략
기능보다 체험가치 제공 방점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일본 소형가전 시장에 한 획을 그은 발뮤다(BAL MUDA)’가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레드 오션 시장이지만 발뮤다 만의 체험 가치를 내세워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발뮤다는 지난 16발뮤다 폰을 공개하고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온라인 스토어와 발뮤다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기준으로 104800엔이다.

테라오 겐 발뮤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들 보다 앞선 기능으로 승부를 보는 것보다 체험 가치를 추구한다면서 레드 오션 시장에서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특기라며 스마트폰 시장 진출의 포부를 밝혔다.

이미 발뮤다는 지난 5월 제조사인 교세라와 손잡고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하이테크 제품을 다루는 발뮤다 테크놀로지(Balmuda Technologies)’ 라인을 선보였다. 발뮤다는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IT 제품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 발뮤다

4.9인치 스크린을 탑재한 발뮤다 폰은 무게 138g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765가 탑재됐고 메모리 6GB, 스토리지 128GB. 배터리 용량은 2500mAh. 카메라는 야간모드, 인물모드뿐 아니라 그간 발뮤다가 가전 영역에서 축적해온 노하우를 활용해 음식을 맛있게 촬영할 수 있는 요리모드도 지원한다. 발뮤다가 그동안 토스터기, 선풍기, 가습기 등 주방용품 소형 가전마다 반영해온 디자인도 눈에 띈다. 현지 언론들은 아이폰136.1인치, 아이폰13 미니가 5.4인치라는 점을 고려할 때 휴대성이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색상은 흰색과 검은색 2종이다.

발뮤다 관계자는 발뮤다 폰은 직선이 없는 스마트폰이라며 손에 익숙한 형상, 갖기 쉬운 크기를 택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크기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콤팩트한 폰을 통해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테라오 겐 CEO2003년 설립한 발뮤다는 기존의 가전들이 가진 비슷비슷한 기능을 탈피해 참신한 체험 가치를 제공하는 전략을 세워 성장한 기업이다. 발뮤다의 선풍기는 기존 제품과 다른 팬을 사용해 부드러운 바람을 보내며, 토스트기의 경우 증기를 사용해 퍽퍽해진 빵에 수분감을 주는 방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테라오 겐 CEO는 발뮤다의 스마트폰에서도 경쟁사 제품과는 차별화된 체험 가치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스마트폰 기본 앱인 캘린더·카메라·시계·메모·계산기 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앞으로도 기본 앱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음악가로 활동했던 경력을 살려 벨소리 등에도 차별점을 둔다.

업계에서는 기존 소형가전으로 형성된 마니아층을 겨냥,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분석한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삼성전자, 샤오미 등 기존 업체들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던 LG전자마저 최근 사업을 접었다면서 스마트폰만 보고 들어오기에는 레드오션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기존 운용하던 다양한 라인업과 연동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들과 다른 디자인 등으로 기존 소형가전에서 형성한 마니아층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테라오 겐 CEO는 토스트기가 미국과 한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끈만큼 발뮤다 스마트폰을 일본 국내는 물론 자국 브랜드가 강한 한국 등지에서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0년 후 스마트폰 시장은 지금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면서 변화의 파도에서 헤엄치는 사람만이 그곳에 올라탈 수 있으며, 우리도 변화의 현장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브랜드 발뮤다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무척 궁금해진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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