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신발·옷·모자 출시 판매
온라인 전용 상표등록도 신청
우리 신발업 디지털전환 시급

지난 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부산시 진구를 신발산업 성장거점 특구로 지정했다. 올해부터 5년 동안 공공·민간 분야에 320억 원을 투입해 신발 산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진구에는 맞춤형 신발을 제작할 수 있는 회사 252곳과 한국신발피혁연구원·신발산업진흥센터 등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 근대 신발산업의 메카는 부산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하청을 받아 부산에서 만든 운동화는 전 세계로 수출됐다.

중기부의 이번 정책은 부산은 물론 국내 신발 산업을 한단계 레벨업 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미국 나이키는 메타버스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가상공간에서 운동화·의류를 판매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그동안 IT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메타버스 분야에서 전통 산업에 속하는 의류·신발 제조사인 나이키의 적극적인 행보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메타버스란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우주라는 뜻의 유니버스를 합친 신조어다. 온라인에 만들어진 또 다른 세계를 지칭한다.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온라인 회의에 내보내거나, 온라인 상에서 게임을 만들어 함께 놀기도 하는 것 등이 모두 메타버스이다.

증강현실(AR) 기능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신발이나 옷을 살 때 신어보고, 입어볼 수 있는 것도 메타버스에서 가능하다.

나이키는 온라인 세계에서만 신고 입을 수 있는 신발과 의류들을 만들고 판매하기 위한 다수의 온라인 상표를 등록 신청했다. 신청서 상표 설명에는 다운로드 가능하고 온라인 속 가상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 상품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나이키는 신발 가상 소재 디자이너와 기타 가상 디자인과 관련된 채용 공고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1027일 미국 특허출원국(USPTO)에 따르면 나이키는 나이키(Nike)’와 자사의 유명 슬로건인 저스트 두 잇(Just do it)’ 그리고 스워시(Swoosh)’ 문양을 온라인 상에서 독점적으로 쓸 수 있도록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이튿날에는 에어 조던(Air Jordan)’점프맨(Jumpman)’을 상표 등록 신청했다. 나이키가 상표 등록 신청한 건 모두 7.

상표권 전문 변호사인 조시 거빈은 미국 경제전문 매채 CNBC와 인터뷰에서 나이키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자신들의 상표권 보호에 나섰다고 말했다. 거빈은 나이키의 행보는 메타버스를 겨냥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가리키고 있다면서 가상 의류, 모자, 신발 등을 온라인과 가상세계에서 출시하고 판매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새 상표 등록으로 다른 이들이 나이키 허락 없이는 자사 브랜드를 온라인 세계에서 쓸 수 없도록 보호막을 편 셈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4760억달러(5607300억원)로 추정된다. 연평균 26%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메타버스 시장 선점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나이키는 이미 예전부터 가상현실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 20195월 에픽게임즈의 인기 온라인 게임인 포트나이트와 협업해 게임 속 캐릭터가 조던 농구화를 신고 활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와도 여러 차례 협업했다. 지난 2019년에는 고객이 구매한 상품에 고유의 아이디를 부여해 진품과 소유를 증명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크립토킥스에 대한 상표 출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스포츠 의류 브랜드로 소매 업종에 속한 나이키가 메타버스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 신발 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통적인 제조 기술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미 경쟁의 장이 펼쳐져 있다. 한걸음 더 빨리 뛰는 자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 우리 신발 산업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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