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22명! 자영업자가 최근 스스로 세상을 떠난 숫자다. 짧은 기간도 아니고 2년이 지나도 종식될 가능성이 낮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청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직원 둔 자영업자가 20만7000명 줄고, 직원 없는 자영업자가 10만3000명 증가해 결국 10만4000명이 영업을 완전히 접었고 그만큼 실업자가 양산됐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9.9%로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 지역 할 것 없이 자영업자가 많이 일하는 대면 서비스의 도매·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노래연습장 등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주저앉았다. 물가와 공공요금도 예사롭지 않아 신용위험 수위가 한계에 이른 와중에 금리 인상의 외부 충격은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를 시장에서 내몰아 부지기수의 폐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국가 풀뿌리 경제에 활력을 줘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영업자가 말라비틀어져 뽑히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물품 구매력을 줄인 게 아니다. 상가에서 쇼핑하지 않을 뿐이다. 장바구니 들고 시장을 오가며 물품을 구매하기보다 집안에서 컴퓨터에 깔린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에 내장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물건 사고 결제해 배달시키기 때문이다. 모든 유통이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 온라인쇼핑 거래 규모가 2018년 100조원을 돌파한 이래, 2020년 161조원을 넘었다. 불과 2년 새 60% 넘게 성장했고, 이 가운데 모바일 거래가 108조원에 이른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를 보면 자영업자가 겪는 어려움으로 매출액 감소,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대출 상환 부담과 자금 사정 악화를 꼽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이 규제 일변도의 방역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일상화하면서 시장을 오가기 어렵게 되자 자영업자의 영업이 곤경에 처한 것이다. 자영업자의 자율적 참여 방역 등 매출액 증대를 보정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코로나19 방역이 아니라 자영업자 말살 방역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획기적 방역 정책을 내놔야 한다.

또한, 자영업자에게 빚으로 빚을 갚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 줘야 한다. 현재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대출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 지급을 유예해주는 정책 방향이 맞다. 그러나 현재보다 상환기간을 길게 하고 대출금액을 확대해야 한다. 7년 이상의 장기 분할 상환으로 빚을 계획성 있게 갚도록 유도하는 정책자금의 역할을 되돌아봐야 한다.

삶의 중심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서둘러 옮겨졌다. 자영업자가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에서 소비자가 사업을 이끌고 가는 동력을 원천으로 삼아 선호하는 제품과 서비스 가치를 경쟁력으로 변환시키도록 한다. 장보기 플랫폼이 형성한 자영업자와 소비자 사이 공급사슬과 가치사슬의 연결고리에 성과공유와 상생 문화의 철학을 녹여야 한다.

안정적인 임차 환경을 조성해 상가 임차료 부담 완화도 필요하다. 상권 활성화로 임차료가 상승해 기존 상인이 시장에서 내몰리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구도심 재개발, 도시재생사업 등 시작 단계부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자율적 상생 협약을 체결해 임차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시장상인회가 중심이 된 협동조합 등이 공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상가건물 임대인과 갈등을 해소하는 등 안정적 임차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한편, 자영업자는 산·학·연 연계로 R&D 기술력 제고 등 전문화를 기해 부가가치 증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생활밀착형 자영업자 실태자료를 활용해 서비스 R&D 성과지표를 마련하고 성과 창출을 유도하는 프로그램 가동으로 가능하다. 그리고 자영업자 스스로 독립된 사업체를 유지한 채 협동조합 등 조직화를 이뤄 규모의 경제를 확립하는 방안, 독립된 자영업 사업체가 공동브랜드를 사용하거나 공동 캠페인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가치를 공유하는 협업 방안을 도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풀뿌리인 생계형 자영업을 유지, 성장, 발전시키는 것은 사명감 없이 어렵다. 자영업자가 겪는 어려움을 해소해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를 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