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운영자 연합회(PMA)와 서부 항만 노조(ILWU)간의 노사 대립으로 11일간 지속됐던 美 서부항만 폐쇄사태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인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조업재개 명령에 따라 하역 작업이 재개돼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
그러나 그동안 폐쇄됐던 29개 서부항만들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 3주에서 길게는 100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돼 조업재개 후에도 항만폐쇄 사태의 여파가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美 산업 엄청난 타격= 가장 피해가 큰 부문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앞두고 완구, 의류, 전자제품 등을 수입한 유통업계로 크리스마스 특수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수입부품에 의존하는 자동차 등 상당수 제조업체들의 직접적인 피해 역시 계속돼 물류처리 중단으로 10억∼2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수입부품 반입이 늦어져 일리노이주 공장의 조업중단을 선언했고 제너럴 모터스와 도요타자동차의 합작투자법인인 뉴 유나이티드 모터 역시 생산에 차질을 빚어 지난 주 조업을 임시 중단했다.
▲국내업계 피해= 미 서부항만의 경우 한국의 對美 수출 3분의 2 정도를 점유(캘리포니아만 55% 점유)하는 對美 수출창구로서 매월 16∼18억 달러의 한국산 물품이 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협협회에 따르면 선적과 하역이 전면 중단되자 하루 5054만불(약 606억원)의 수출입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선적불가 및 네고의 지연으로 인해 자금회전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원자재조달, 적기인도지연에 따른 수출오더 감소와 신용도 저하, 우회수송에 따른 추가물류비부담, 운임폭등 등 간접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한진해운 등 국내 해운사의 경우 11일간의 항만 폐쇄로 600만달러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미국의 크리스마스 특수를 앞두고 월마트 등 미국 대형유통업체에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던 중소수출업체들 역시 하역이 중단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과 대책= 일단 조업은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항만 운영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그동안 적체됐던 컨테이너 처리 역시 마찬가지.
일단 美 정부의 개입으로 앞으로 80일간은 정상적인 조업이 이뤄지겠지만 노조 내에서는 정부의 이례적인 개입으로 문제가 잠정 타결된데 따른 반발이 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그동안 항만폐쇄 기간동안 드러났듯 우리 정부나 국내 업체로서는 속수무책이어서 PMA와 ILWU간의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항만폐쇄 기간 동안 운송수단 대체, 우회수송 등 임시 방안을 마련했던 국내업체들은 비용이나 물류 문제 등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었다.
산자부 관계자도 “불가항력적 상황이라 뾰족한 대책이 없어 10월 수출입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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