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사례는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 이래 최초다.

이러한 저력은 수출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2019년 기준 63.7%에 달할 정도로 높다. 일각에서는 수출주도 성장전략이 대외의존도를 심화시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IMF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이번 코로나 팬데믹 위기까지 역설적으로 위기의 순간에 우리 경제를 지탱한 것은 언제나 수출이었다.

코로나19로 대내외적 어려움이 상존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액도 작년 11월 플러스 전환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번 달 말이면 국내 무역 역사상 최단기간 무역액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을 안정적 나라로 인정하는 것도 탄탄한 수출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수출환경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점도 많다. 아직 지표상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근래의 대내외 불안 요인이 장기화한다면 수출에 타격은 불가피하다. 우선,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로 9월 자동차 수출이 올해 처음 감소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가 늘어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국제유가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천연가스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도 작년 10월 대비 3.2배가량 치솟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9월 수출실적을 분석해 보면 대기업이 21.5%, 중견기업이 14.3%,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2.8%만 증가하는 데 그쳤고 물량은 10.1%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등 주요 품목의 수출 감소 외에도 수출입 컨테이너와 선복확보 어려움과 물류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해운운임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 등 복합적인 문제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최악의 물류 대란이 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미 교통장관은 물류난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항만 물류 개선안이 포함된 12000억 달러(1424조원) 규모의 예산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보다 과감한 수출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물류 정상화를 위해 물류전용 바우처 등 운임비와 선복 및 컨테이너 확보도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수출이 멈추면 경제도 어려워진다. 물류대란 등 최근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지속 가능한 수출증진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수출 전사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을 가지고 전 세계 영토를 마음껏 누비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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