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펠릭스토우항에 컨테이너 5만개 쌓여… 배 하역 못하고 돌아가
트럭 운전사 부족 여파… 영국 정부 "크리스마스 특수 이상 없을 것"

영국 최대 항만이 꽉 차서 선박들이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영국 최대 상업항인 펠릭스토우항에 컨테이너를 내릴 공간이 없어서 '항만대란'이 벌어졌다고 BBC, 스카이뉴스, 더타임스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릭스토우항 측은 BBC에 현재 컨테이너 5만개가 쌓여있다고 전했다.

펠릭스토우항에 쌓인 컨테이너들
펠릭스토우항에 쌓인 컨테이너들

덴마크의 세계적인 해운선사 머스크는 일주일에 2대 들어오는 대형 컨테이너선 중 1대를 유럽 다른 지역으로 보낸 뒤 그곳에서 작은 선박을 이용해 펠릭스토우항 등으로 컨테이너들을 다시 나른다고 밝혔다.

이같은 과정 때문에 배송은 최대 1주일이 지연된다. 머스크 측은 그래도 펠릭스토우항 밖에 4∼6일씩 배를 띄워두는 것보다는 낫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제화물연합은 펠릭스토우항에서 컨테이너가 대기하는 기간이 지난 2주간 두 배로 길어졌다고 전했다.

펠릭스토우항은 통상 영국 컨테이너 수출입의 36%를 처리한다. 장난감 수입은 대부분 이곳을 통한다. 전자제품, 자전거, 가정용품 등도 펠릭스토우항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장만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체들은 선물을 제 때 받으려면 시간을 맞춰서 주문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주유대란처럼 소비자들이 '공황구매'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머스크는 연말까지 이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항만당국은 6∼9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류대란의 주 원인은 트럭 운전사 부족이다. 컨테이너를 항구에서 옮기고 빈 컨테이너를 도로 가져다 줄 트럭이 없는 것이다.

펠릭스토우항 측은 "공급망 문제가 항만대란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다른 항구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물류에 차질이 생기며 슈퍼마켓 식료품 공급난과 주유 대란을 겪었는데 이제 항구에도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영국 언론들은 이에 더해 코로나19 규제, 수입 급증이 겹치며 '퍼펙트 스톰'(심각한 위기)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주유대란 때와 비슷하게 대응하고 있다.

올리버 다우든 보수당 의장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평소처럼 물건을 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과 롱비치 항에 화물을 내리기 위해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과 롱비치 항에 화물을 내리기 위해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한편, 미국 수입 화물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는 로스앤젤레스(LA) 항만과 롱비치 항만에서도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해 유통업체들이 화물선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겟돈'(컨테이너와 아마겟돈 합성어)에 뛰어들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A와 롱비치 항 앞바다에는 현재 수십억 달러어치 수입품을 실은 컨테이너선 60여 척이 짐을 내리지 못한 채 발이 묶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연말 대목을 앞둔 미국의 수입 화물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컨테이너선 입항과 화물 하역 작업에 정체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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