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2, 13일 이틀간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한 ‘2021 백두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010년 중국 연길에서 시작돼 올해로 12회를 맞는 백두포럼은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개최됐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거제에 이어 올해는 경주에서 열게 된 것이다.

애초 포럼을 개최하기에 쉬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난 7월부터 수도권 4단계, 지방 3단계로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되면서 정부·지자체, 공공기관 대부분이 국내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기중앙회는 참석 인원 제한,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방역 수칙들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백두포럼을 개최해 고강도의 거리두기 단계에서도 정상적인 행사 개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포럼의 주제도 글로벌메가트렌드로 부상한 탄소중립과 ESG를 핵심 내용으로 한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의 생존전략이었는데 현장에서는 시의적절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조 강연자인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서 중소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 특성에 맞는 ESG 경영을 도입하고, 정부와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정책 토론회에서는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중소기업계 대응 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다.

사실, 최근 다국적 대기업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차질을 주는 중소기업들과 거래를 중단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는 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 8월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미국과 EU 등 선진국에서는 고탄소 수입품에 추가로 금전적 부담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도 검토 중이다.

이런 규제의 흐름은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기업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경영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행사들이 사실상 중단돼, 대책 마련을 위한 의견수렴 기회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현안 논의를 위한 유의미한 소통의 장이 마련된 것은 오랜만이라 이번 백두포럼에 대한 참가 기업인들의 만족도가 높았던것 같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고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는 관광, 행사 대행 업종 기업들에게 간만의 공식 행사는 가뭄의 단비가 됐을 것이 분명하다.

중기중앙회는 관광, 행사 대행, 숙박업계 등 코로나 직접 피해업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2021 중소기업 리더스포럼`’도 예정대로 11월 제주에서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들도 애초 예정된 행사들은 정상 개최해야 한다. 그리고 방역 당국도 획일적이면서 일률적인 방역지침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커지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점검해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 수가 확대되고 집단면역이 빨리 형성돼 모든 국민이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시점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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