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리 한의사의 혀로 보는 건강학]
쉽게 멍들거나 밤에 심한 통증
여성의 경우 심한 생리통 호소
어혈 막으려면 몸의 균형 중요

코로나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국민 집단면역을 위한 백신접종이 한창 시행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위드코로나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현재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중 하나인 혈전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다뤄보고자 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많은 백신접종이 이뤄졌고, 대략적인 숫자로 4~5000만여명의 인구가 백신접종을 맞은 상황에서 그 중 일부인 200여건의 혈액응고 장애의 부작용이 보고됐다고 한다.

더군다나 고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면역반응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확률도 따지면 1%도 되지 않는 극소수의 비율이긴 하지만, 백신접종부위가 아닌 팔다리에 멍이 들었다는 글이 SNS 등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단순히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혈전은 혈관 속이나 심장 속에서 혈액 성분이 국소적으로 응고해서 생기는 응어리로 혈소판, 피브린, 적혈구 및 백혈구로 이뤄진다. 건강한 사람의 혈액은 혈관 속에서 응고하는 일이 없지만, 혈관 내피의 손상이나 염증, 또는 동맥경화 등에 의한 이상, 혈액의 정체, 그리고 어떠한 이유에서건 응고성이 높아진 경우에 국소에서 혈전이 생기게 된다.

인체에는 기와 혈이 있는데, 혈이 기를 잃으면 어혈(瘀血)이 된다고 설명한다.

정리하면, 혈류의 느려짐, 응고 과다, 혈관 손상 등 이 3가지 요인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전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여기서 혈전이 무서운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어혈은 혈전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개념으로 좀 더 포괄적이다. 인체에는 기와 혈이 있는데, 혈이 기를 잃으면 어혈(瘀血)이 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혈액의 흐름이 현저한 장애를 받았거나 혈액의 구성요소가 균형을 잃었을 때를 말한다. 어혈은 내 몸속에 생긴 멍으로, 나이가 들면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면서 엉기는데 혈액이 흘러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어혈이 생길 수 있다. 손발의 작은 혈관에 생기면 통증으로 멈추지만 심장이나 뇌에 생기면 생명이 위독해지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어혈의 특징적인 징후는 피부색이 어둡고, 색소침착이 두드러지며 구순부나 설질이 어둡거나 자색을 띠고 어반(瘀斑)이 보인다. 또한 혀 밑의 정맥이 길고 굵게 보인다. 피부에 본인도 모르게 쉽게 멍이 들거나 야간에 심해지는 통증을 호소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양이 지나치게 적거나 많고 덩어리져서 나오면서 심한 생리통을 호소하게 된다.

이는 한의학적으로 혈액의 순환과 혈액의 질을 결정짓는 간의 소설작용(疏泄作用)과 장혈작용(藏血作用)이 안돼서 생기는 현상으로, 주로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및 특히 알콜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기도 한다.

혈전반응은 생리적으로 작용하면 혈액응고, 지혈작용이 되고, 병리적으로 작용하면 어혈이라고 할 수 있다. 백신의 부작용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혈전증상은 혈전발생과 동시에 출혈이 유발되는 혈액응고 장애이며 이것은 혈관손상과 혈관손상 시 생기는 출혈을 막기 위해 응집반응을 보이는 혈소판과 관련이 있다. 또한 혈전을 없애고자 복용하는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같은 혈전용해제가 과다하게 들어오면 항응고작용, 즉 항혈전작용이 강해져서 여기저기 출혈이 일어나고 이것이 멍으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혈전과 어혈 역시 몸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증으로는 혈행이 지나치게 빠르면 출혈이 일어나고, 출혈을 막고자 어혈이 생기고, 허증으로는 기와 혈이 허해서 혈행이 늦어지면 마찬가지로 어혈이 생길 수 있다.

 

- 최주리 한의사(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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