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코로나 팬데믹 2년… 투잡 뛰는 자영업자
1인 자영업자 ‘투잡’ 15만 돌파
직원 둔 자영업은 24만명 감소
소상공인 정책자금 연체 급증

거리두기 지속땐 고사 불보듯
‘with 코로나’ 청와대에 건의
대선후보들도 ‘방역개편’ 제안

#“작년 매출도 2019년보다 반토막났는데, 올해 매출은 거기에 더 반토막 났네요. 2주씩 야금야금 거리두기가 연장되는데 희망고문도 지칩니다. 밤에만 장사하고 새벽에는 쿠팡에서 알바하고 있습니다.” - 서울 마포구 족발집 사장 Y

#“회사에서 나오는 고용유지지원금도 곧 끊겨서 여기저기 일용직 알아보고 있습니다. 요즘 저같은 사람이 많은지 일용직도 구하기 힘드네요. 3년 전에 결혼해 좀있으면 아이가 태어나는데 걱정입니다.” - 여행업 종사자 K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네자릿수를 기록한지 60여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씩 연장하고 있다. 영업 제한시간이 오후 9시였다가 다시 오후 10시로 바꼈다. 인원제한도 백신 접종자가 있다는 조건 하에 최대 6명까지 가능하다. “자주 바뀌는 조건이 너무 복잡하다고 현장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2년여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내해온 자영업자들은 결국 폭발했다.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자영업자 차량시위가 열렸다. 시위를 주도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650여대가 참여했다. 이어, 자영업 비대위는 “98일 밤 11시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 전국 동시다발로 자영업자 차량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인천, 경기, 충남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1년 새 호프 11.6% 문닫아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의 한 음식점에 ‘거리두기 4단계’ 후 영업을 재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그 앞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은 “자영업자 중 투잡을 하고 있는 사람이 15만5000명(7월 기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의 한 음식점에 ‘거리두기 4단계’ 후 영업을 재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그 앞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은 “자영업자 중 투잡을 하고 있는 사람이 15만5000명(7월 기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폭발한 자영업자들도 있지만, 나락으로 몰린 자영업자도 많다. 취재를 위해 만난 다수의 자영업자들은 해탈의 경지였다.

서울 신촌에서 호프를 운영중인 K씨는 2년 가까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임대료는 고사하고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다고 한다. 2019년 만해도 저녁 영업에는 서빙, 주방 등 5명을 고용했지만, 지금은 주방 이모만 한 명있다. 서빙과 계산은 K씨가 한다. K씨는 자기처럼 유지만 해도 다행이라고 한다.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월별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국의 호프전문점 등록업체는 27840곳으로, 1년 전보다 11.6%(3636)이 줄었다. 간이주점은 같은 기간 14.1%(1900) 감소했다. K씨의 말처럼 영업을 포기한 사장님이 많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서울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인 홍대, 합정 상권의 공실률은 22.6%에 달한다. 폐업하는 상가는 늘지만 신규 수요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은 아니다. 자영업자들은 살기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자영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39.4%현재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절대다수(94.6%)가 경영 부진이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예상 폐업 시점을 묻자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의 33.0%3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통계청의 20212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구의 올 2분기 월평균 소득은 4304882원이다. 지난해(4303517)와 비교하면 오히려 1300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의 구성을 보면 자영업자의 눈물과 땀이 보인다.

자영업자의 주 소득원인 사업소득은 지난해보다 4.7% 증가했지만, 민간기업이나 정부, 공공기관에 고용돼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나 늘었다. 반면, 재산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27.9%, 28.3%나 감소했다. , 자영업자들은 감소한 소득을 메꾸기 위해 어딘가에 고용이 돼 일을 한 것이다. 투잡의 일상화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직원을 고용하지 않은 1인 영세 자영업자 중 투잡을 하고 있는 사람은 7월 기준 155000명이라고 한다. 이는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4%(132000) 증가했다. 추경호 의원은 소상공인 희생을 강요하는 획일적인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사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폐업은 할 수 없으니 투잡을 뛰면서 버티는 것이다.

6월 말 기준 연체된 소상공인 정책자금이 2204억원(6143)에 달하는 것도 자영업자의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2분기 적자가구의 비율은 24.4%로 지난해보다 4.4%포인트나 상승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 등 비소비 지출을 뺀 순소득)보다 지출이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소득 하위 20%의 경우, 적자 가구 비율은 55.3%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포인트나 증가했다. 1년 사이에 삶이 더욱 팍팍해졌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가구 평균 소득은 평균 6.3% 줄었지만 오히려 지출은 늘었다.

 

코로나공존 시대. 위드 코로나 준비해야

결국 사회적거리두기가 연장될수록 자영업자는 말라 죽을 수 밖에 없다. 코로나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가 필요하다.

지난달 31일 자영업자들은 위드 코로나등 중단기방역대책을 담은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여기에는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의 의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최근 한 매체에 출연해 코로나19가 독감화 됐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주장한 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도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위드 코로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고강도의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조치로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영업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방역 수칙은 엄격히 적용하되 경제활동은 최대한 보장해줄 수 있는 새 방역체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 이후 24만 명이나 줄어든 반면,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는 1인 자영업자는 사상 최대규모라며 현재와 같은 획일적인 방역 정책은 소상공인의 피해만 키우고 방역 효과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만큼, 마스크 쓰기와 같은 생활방역은 엄격하게 하되 경제활동은 최대한 보장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후보들도 위드 코로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더불어민주당의 대선예비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경선후보 6명이 공동으로 정부에 위드 코로나 전환을 제안하자고 했다. 같은 당 대선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도 위드 코로나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지사는 위드 코로나가 정부와 의료진 그리고 국민께서 최선을 다해 방역에 헌신하고 계신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제안이라며 방역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생활방역 모델을 마련하고 조금씩 확대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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