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리 한의사의 혀로 보는 건강학]
방치하다간 탈모까지 초래
혀클리너 사용시 염증 우려

환자 중에 평소 구취가 심해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였는데, 마스크를 끼고 거리두기로 생활하니 요새 마음이 편해졌다는 얘기를 듣는다. 반대로 코로나로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오히려 본인이 구취가 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환자분들이 계신다.

구취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거나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있다면, 이런 단순한 이유로도 생길 수 있다. 수분 부족으로 입이 메마르게 되면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물을 마시거나 양치질을 하면 쉽게 해결이 된다. 특히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 고혈압약과 같은 양약을 먹고 있는 사람들은 입안이 더 쉽게 건조해져 수분 섭취를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또한 편도선염을 앓는 사람은 편도선에 편도결석이 쉽게 생기기 때문에 더 심한 냄새가 날 수 있고, 코 안쪽에 만성 질환인 축농증이나 후비루가 있다면 입에서 좀약 냄새가 날 수도 있다. 그런데 물을 마셔도 해결되지 않는 입마름이나 반복되는 편도선염, 축농증은 위열이 원인이 된다.

한의학에서 입은 위장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해 주는 부위이다. 위열이 많으면 잇몸이 헐거나 피가 나고 목과 입이 마르는 건조함을 느낀다. 위열로 인해 구강 내 염증이 반복해서 생기다 보면 구취를 일으키는 원인균의 증식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냄새는 더욱 심해지고, 잇몸 출혈로 피냄새가 섞이면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고약한 냄새로 변하게 된다.

구취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거나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있다면, 이런 단순한 이유로도 생길 수 있다.
구취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거나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있다면, 이런 단순한 이유로도 생길 수 있다.

위열은 지난 칼럼에도 언급을 했는데, 단어 그대로 위에 열이 있는 상태이다. 뜨겁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상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체질적으로 타고난 개인 특이성이라고 볼 수 있다. 적당히 있는 정상적인 위열은 높은 소화력을 유지시키는 기능으로 작용하지만, 지나쳤을 경우에는 식욕이 과항진돼 과식과 폭식을 만들어 낸다. 또한 속쓰림과 위식도 역류증상, 지나친 공복감도 생긴다.

또한 위열은 잔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흔히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단하고 제산제가 처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의학에서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서 치료한다. 폐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내장기에서 올라오는 열을 찬 물수건처럼 잘 식혀주는 것이다. 그런데 폐로 올라오는 열이 지나치게 많으면 열을 식히는 기능이 초과해 폐가 건조해지고 기침이 유발되게 된다. 이렇게 위열로 인한 기침은 폐가 아닌 위열을 치료하면 자연스럽게 기침도 좋아지게 된다.

위열이 얼굴과 머리로 올라오게 되면 여드름과 두열로 인한 탈모를 초래한다. 구취와 탈모가 아무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이렇게 위열이라는 공통적인 원인을 갖고 있으므로 치료법 역시 청열(淸熱), 보음(補陰)으로 동일하다. 이것을 한의학의 치료방법 중 하나인 이병동치(異病同治)라고 부른다.

일회적인 음식섭취로 생긴 백태는 혀클리너로 해결이 되지만 위열로 인한 백태는 절대로 혀클리너로 제거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적인 기계적 자극으로 혀의 점막을 손상시켜 염증만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최주리 한의사(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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