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中企 의견조사]
소상공인 경영상황 한계 봉착
中企, 최소 6개월간 연장 촉구
연장 종료시엔 자금난 불보듯

김기문, 작년 문 대통령에 첫 건의
총리·금융위원장과도 잇단 간담
세 차례 걸쳐 만기연장 이끌어내

“17년간 광장시장에서 장사해 왔는데 이렇게 힘든건 처음입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만난 한 소상공인은 시장에도 거리두기가 적용되니까 18시 이후에는 3명 이상 못 모이니 손님이 더욱 없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 역시 점심매출은 50~60% 가량, 18시 이후 매출은 80~90% 가까이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4차 재유행으로 4단계 거리두기 연장이 거듭되면서 소상공인들의 경영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9월말로 재연장됐던 소상공인들의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시한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네자릿수 이하로 안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9월말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시한을 재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기연장중소기업계 목소리 커져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같은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이 9월말로 종료되는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33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8(78.5%)이 대출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조치 추가 연장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만기와 이자상환이 동시에 유예돼야 한다는 응답이 42.7%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대출만기 연장( 33.7%)’‘이자상환유예(2.1%)’로 조사됐다. 추가연장 필요기간과 관련해 79.1%내년 9월말까지 연장돼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내년 6월말까지(13.9%)’내년 3월말까지(4.9%)’가 뒤를 이었다.

추가연장이 필요한 이유(복수응답)로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매출감소76.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는 대출상환 및 이자납부를 위한 자금여력 부족(56.8%)’ ‘하반기 대출금리 인상 우려(40.2%)’ 순으로 조사됐다.

추가연장 종료시 예상되는 문제점으로는 대출상환 위한 추가대출 자금조달 필요(65.5%)’‘유동성 문제로 인한 인력감원(18.8%)’‘상환능력 부재로 신용불량 우려(15.7%)’ 등으로 조사됐고, 희망하는 지원대책으로는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 지원(50.0%)’ ‘대출만기금 장기분할 상환제도 마련(32.7%)’ 원금상환시 이자탕감지원17.3%로 응답됐다. 특히, 9월말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 종료와 금리인상이 중복될 경우 갖게 될 부담 정도를 물어본 결과 기업애로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8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이에 대해 대출만기 추가연장 및 금리인상 자제 등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벤처연구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국 바이든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대출만기연장과 원리금상환유예 조치의 시행기간을 내년 3월말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의 경영상황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달 발표한 ‘7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월 체감경기지수(BSI) 32.86월 보다 20.8포인트나 하락했다. 8월 전망도 45.57월 전망치(71.9)에 비하면 26.5포인트나 하락했다. 소상공인 전망지수는 올해 189.8을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7개월간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10명중 7“7~8월 매출 반토막

또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긴급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수도권 소재 소상공인의 10명 중 7명은 올해 7~8월의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 소재 소상공인도 10명 중 7명은 20%~60% 감소할 것으로 봤다. 또한, 수도권 소재 소상공인의 58.6%, 지방의 55.8%가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상공인 위기 극복을 위한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그동안 중소기업계의 지속적인 요청과 건의에 따라 지난해부터 세 차례 이뤄져 왔다.

 

유동성 위기극복 큰 도움

지난해 3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피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만기도래 대출금연장 등 금융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당시 중소기업계에 불길처럼 번지고 있던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모니터링하던 중기중앙회가 만기연장이라는 긴급 금융대책을 통해 위기극복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

이후에도 김기문 회장은 정세균 국무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대출만기 연장과 같은 금융지원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그 결과 금융위는 지난해 331일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이때 적용대상 기간은 930일까지였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 않던 시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중기중앙회는 다시한번 대출만기 추가 연장의 여론조성에 나섰다.

먼저 지난해 624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김기문 회장은 “9월말로 종료되는 은행대출금 만기연장을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연장해 달라고 건의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해 727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의견 조사한 내용(78.1%추가연장 필요’)을 대외적으로 발표하면서 2차 재연장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812일 금융협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추가연장 방안(20203월까지)에 의견을 모으고, 같은달 27일 발표를 했다. 중소기업계의 갖은 노력으로 6개월 연장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난 3월 발표된 3차 대출 원금 상환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역시 중기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계의 노력으로 이끌어낸 결과였다.

이제 코로나 4차 재유행과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9월말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중기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계는 다시한번 만기 연장을 호소하고 있다.

김기문 회장은 지난 1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9월말까지 3차례에 걸쳐 시행된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는 중소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올해 9월 종료예정인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내년 상반기 또는 코로나 종식 시까지 추가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행된 대출만기연장 등의 조치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매출급감으로 초래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다시 가중되고 있는 만큼 빠른 위기극복을 위해 금융당국에서는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추가연장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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