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중기중앙회는 생산물의 제조, 유통, 판매로 인한 사고를 저렴한 비용으로 보장하기 위해 1999년 중소벤처기업부와 PL 단체보험을 공동 개발했다. 소비자의 안전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개발된 것이며, 생산물 결함이 원인이 되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을 담보하는 보험이다. 최근에는 ‘파란 우산 PL 단체보험’이란 이름으로 특히 타사 대비 최대 28% 저렴한 보험료에 보험료 20% 이내의 지자체 추가 지원 및 신속한 사고처리 및 보상을 내걸었다.

지난 20여 년간 국내외 6만여 건의 계약을 유치했으며, PL 관련 지속적인 제도 홍보와 보험료 할인 혜택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PL 보험료를 할인하여 가입 지원하고 있으므로 우리 중소기업들엔 큰 혜택이 아닐 수 없으며 앞으로도 지속적 제도 홍보와 더불어 보험료 할인 혜택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제조물 책임법(PL)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체제 및 고도 대중 소비시대의 사회나 소비자들 모두 제품·서비스에 대해 무한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PL 관련 국내외의 사례를 살펴보자.

1980년대 초 미국의 어느 맥도널드 매장에서는 한 할머니가 매장 바닥에 고인 물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법원은 맥도널드 회사 측에 이 할머니의 육체적·정신적 피해 보상에 무려 74억 달러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그 후 모든 매장엔 바닥에 물기가 있을 때는 ‘미끄러짐 주의’ 문구가 새겨진 팻말을 세워놓음으로써 주의를 환기하는 조처를 했으며, 이것은 학교의 복도나 화장실 등의 물기로 미끄러질 우려가 있는 곳에는 예외 없이 이러한 팻말을 반드시 세워두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어느 가정에서 동전을 TV의 통풍 틈새에 밀어 넣음으로써 전기합선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흑백 TV는 한국의 한 중소 TV 제조업체가 OEM 방식으로 미국의 한 백화점에 납품하는 제품이었고, 이 사고로 인해 수출업체는 수십만 달러의 배상을 감수해야 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손실을 감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일본 제품엔 망을 씌워 이 같은 사고 발생을 미리 방지하는 안전 조치를 취해 놓았던 것과는 대비된다.

미국의 슈퍼마켓 등에서는 물건을 담아주는 비닐봉지 겉면 하단에 “어린이들이 삼키면 질식사할 수 있다”라는 경고문구가 반드시 표시되어 있어서 만일의 안전사고 발생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음을 본다. 이러한 사례들로 미루어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발생 가능한 제품 안전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일은 경영상의 중요한 업무의 하나로 인식돼야 할 것이다.

PL 법의 시행에 따라 제조물의 안전성과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제조원가 상승, 손해배상에 따른 부도 위기로 인한 기업 도산까지도 야기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PL 법에 대한 대책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즉 소송에 지지 않기 위한 방어책인 제품 책임방어(PLD) 대책과 결함제품을 만들지 않기 위한 예방책인 제품 책임 예방(PLP) 대책이 그것이다. 전자에는 일단 제품 책임 사고가 발생하고 난 후의 사후적인 피해 조치로써 법적 대책과 제품 책임 보험이, 후자에는 기업이 제품 책임 문제의 발생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행하는 사전적 활동이 포함된다.

PL 관련 사고는 업종이나 지역과 관계없이 발생하고 소비자도 적극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요구금액도 과다해 소송으로 확대될 경우 관련 기업의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않고, 유비무환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향후 PL 법 관련 전국 순회설명회 및 계몽 활동 전개, PL 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PL 법 및 PL 단체보험제도에 대한 중소기업의 인지도 확대와 보험 가입 확산 등을 전개해야 한다. 그래서 중소기업은 제조물의 안전을 중시하는 경영 및 품질경영(QM)으로 소비자의 후생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한국 상품의 국제적 이미지와 평판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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