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 개인의 능력은 공정하게 측정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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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서재] 개인의 능력은 공정하게 측정되고 있는가?
  • 이혜영 기자
  • 호수 2323
  • 승인 2021.08.09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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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의 덫’날카롭게 해체
‘공정함=정의’인가 진지한 성찰

능력이 있는 사람이 기회를 주는 사회를 우리는 계속 꿈꾸며, 노력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자 한다. 그러나 금수저’, ‘흙수저처럼 수저계급론이 팽배하며 시간이 갈수록 계층이동은 어려워지고, 불평등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개개인의 능력을 불가침 가치로 둔 채 공정을 추구하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10여 년 만에 발표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을 해체한다.

샌델은 이 책을 통해 능력주의 하에서 굳어진 성공과 실패에 대한 태도가 현대사회에 커다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승자들 사이에서 능력주의가 만들어내는 오만과, 뒤처진 사람들에게 부과되는 가혹한 잣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샌델이 책에서 제시한 귀족주의 사회능력주의 사회의 예시를 간략히 정리한 것으로 샌델이 지적하는 문제의 본질이 압축돼 있다.

두 나라가 있다고 해보자. 둘 다 재산과 소득에서 매우불평등하다(불평등의 정도는 두 나라가 같다). 한 사회는 귀족(신분)제이며 소득과 재산은 어떤 집에서 태어나느냐에 달려 있고 고스란히 대물림된다. 다른 한 사회는 능력주의 사회다. 재산과 소득의 불평등은 세습 특권에 따른 것이 아니고, 각자가 노력과 재능에 따라 얻은 결과물이다. 당연히 후자가 더 정의롭게 보인다.

공정하다는 착각
공정하다는 착각

그렇다면 자신이 부잣집에서 태어날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당신은 둘 중 어떤 사회에 태어나고 싶은가? 내가 부자일 경우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귀족제 사회가 정답일 것이이며, 반대로 내가 가난하다면 노력으로 사회적 상승의 기회를 갖는 사회를 선호할 것이다. 그런데 두 경우 모두 정반대로 생각할 점이 있다. 귀족제 사회의 부자는 자신의 특권이 성취가 아닌 행운임을 인식할 것이며, 빈자는 자신의 불행이 내 탓이 아닌 불운이라 생각할 것이다. 삶이 고달프긴 해도 이렇게 태어난 운이 문제인 거지, 스스로를 탓하며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 반대로 능력주의 사회에서의 부자는 자신의 성공이 행운이 아닌 성취임을 인식해 당당히 자랑스러워 할 것이며, 빈자는 부족한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저주하면서 깊은 좌절에 빠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사회를 택할 것인가? 당신은 어느 사회가 더 낫다(또는 정의롭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 CHAPTER 5. 성공의 윤리학 일부 내용 축약

 

이 책은 요즘 화두인 공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공정함에 대한 내용은 언론 미디어를 통해, 부유층과 빈곤층, 청년과 장년, 정치인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기업은 정규직·비정규직 논란에서 비롯된 공정 채용문제로 혼란에 빠져 있고, 정치권에선 공정경제3재난지원금등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으로 떠들썩하다. 대통령은 하나의 공정이 또 다른 불공정을 부르는 상황을 언급하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렇듯 공정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두고 각계각층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클 샌델 의 공정하다는 착각우리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너무나도 당연히 생각해왔던,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돼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하면 된다는 공통의 신념이 무자비하게 흔들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기본적으로는 이 주는 능력 이상의 과실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인드로 연대하며, 일 자체의 존엄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과 함께 샌델은 몇 가지 대안을 내놓는데, 그 발상이 매우 기발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생각했던 사안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훌훌 털어져 나가는 믿지 못할 논리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능력주의가 제대로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공정함=정의란 공식은 정말 맞는 건지 진지하게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 와이즈베리)
- 한국출판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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