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62.5% “해외 이전하고 싶다”
中企 절반 “사업축소·폐업 위기”

#아버지가 일군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데 일반 상속과 기업 상속에 같은 세율 적용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본질은 좋은 제품 만들어서 잘 팔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인데 세금 때문에 본업에 집중 못하는 게 말이 되나요?” - 서울 중소제조업 대표 윤 모씨


서울 영등포구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윤 모씨는 아버지에게서 업체를 물려 받은 지 만 2년된 초보사장이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윤 씨지만, 갑작스럽게 회사를 승계 받아서 경영은 아직 서툴다. 코로나19까지 겹쳐 하루하루가 살얼음길이지만, 상속세를 마련할 방법이 없어 한숨만 커지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폐업을 할지말지 고민하지만, ‘아버지가 어떻게 만든회사인데...’, ‘내가 회사 문 닫으면 직원들은 어디로 가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을 거둔다고 하소연했다.

비단 윤 씨만의 고민은 아니다. 중소기업 경영 1·2세대 10명 중 9명은 한국의 상속·증여세가 과도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경영 2세의 10명 중 6명은 상속세 부담을 피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 차원에서 상속세 완화 등 지원정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제신문이 중소기업 경영1300명과 경영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소기업 승계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영 1세대의 87%, 경영 2세대의 92%한국의 상속·증여세가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낮은 편이라는 의견은 1%에 불과했다.

또한, 1세대의 자녀 86%, 2세대의 88.5%는 가업승계시 상속세와 증여세를 부담할 능력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2세대 경영인의 62.5%상속세 부담 없는 국가에서 기업 활동하고 싶다라고 응답해,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상속세 부담을 경감해주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운영중이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지적이다. 가업상속공제제도의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27.5%에 불과했다.

상속·증여세 부담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는 2세 경영자의 36%사업을 축소 또는 매각 해야하는 상황이라 했으며, 11%사실상 폐업 수준의 위기라고 답했다. 앞서 인터뷰 해준 윤씨와 같은 처지에 놓은 경영2세가 많은 것이다.

경영2세들도 고민이 많았다. 한국에 기업하기에 좋은 나라라고 답변한 사람이 6.5%에 그쳤다. 경영하기 좋지 않은 이유로는 과도한 세금(59.4%), 불합리한 규제(29.9%), 반기업 정서(10.7%) 순이었다. 가장 부담스러운 세금은 상속·증여세가 68.5%로 가장 높았고, 법인세가 27%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