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아(페이스북 한국·홍콩·대만 중소비즈니스 총괄 전무)
김진아(페이스북 한국·홍콩·대만 중소비즈니스 총괄 전무)

코로나 시대 사람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물건을 산다. 전 세계 전자상거래가 올해 1분기에만 38% 성장했다. 대한민국은 더 빠르다. 인구순위 28위에 전자상거래는 세계 5,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세다. 좋은 제품을 백화점에서 찾던 시대도, 소수 브랜드가 특정 카테고리를 장악하던 시대도 끝났다.

성장 기회다. 디지털의 파도를 타고 밀려는 사람들 중 우리 고객을 찾을 수만 있다면. 드넓은 모래 사장에 숨어있는 진주처럼 발견되길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게 마케팅이 더 중요한 이유다.

많은 중소기업이 소셜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으로 각자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플랫폼들은 사람과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과 비즈니스가 만나는 공간이다. 디지털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충성고객을 늘려나가면서, 시장을 확장해가는 기업들이 아직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플랫폼들이 중소상공인을 위한 마케팅 솔루션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헤어케어 브랜드인 그로우어스는 홈페이지가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한정돼 있어 새로운 잠재고객을 발굴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로우어스는 인스타그램이 무료로 제공하는 숍스(Shops: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전시할 수 있는 디지털 매장)를 활용해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일정 기간 후 확인해봤더니 홈페이지로 유입된 고객보다 숍스를 통해 유입된 고객이 제품을 3배나 많이 구매했다. 디지털 공간 속 사람들 중에서 내 제품을 써줄 확률이 더 높은 고객들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롭게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찾아낸 사람들을 진성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다음 숙제다. 제품에 만족하고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고객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브랜드의 건강한 성장에 필수다. 비용 대비 효과도 높다. 신규 고객 한 명을 늘리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기존 고객 다섯 명을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소비자에게는 늘 새로운 대안이 있다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와 고객의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새 제품이 나왔다’, ‘세일을 진행한다등의 일방적인 정보전달이 아닌,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누군가의 최애 브랜드로 오랫 동안 사랑받고 싶다면, 소셜 플랫폼을 제대로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해피문데이는 월경을 중심으로 한 종합 여성 헬스케어 브랜드다. 직접 개발한 유기농 생리대와 탐폰으로 믿을 수 있는 여성위생제품을 제공하고, 고객 개개인의 주기에 맞춘 정기배송으로 편리함을 더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한다. 대표가 직접 인스타그램에서 영상으로 질의 응답 시간을 갖는가 하면, 고객들의 후기를 친구들과 대화하듯 있는 그대로 소개하기도 한다. 월경주기와 몸 상태를 체크해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 헤이문앱도 제공한다. 이 앱의 경우 최근 2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는데, 특히 이전 세대에 비해 자신의 몸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여성들의 호응이 뜨겁다. 마케팅 채널을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미션을 고객과 지속적으로 나누고, 더 나아가 월경과 여성 건강에 관심을 지닌 모든 사람들이 정확하고 유용한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더 넓은 세계로도 나아갈 수 있다.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좋아해줄 고객은 세계 어디든 존재할 수 있다.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브랜드라면 더더욱 그렇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 받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글로벌 육아용품 전문기업 코니바이에린도 마찬가지다. 해외진출로 4년 만에 80배 성장했다. 부부가 1000만원으로 시작했던 작은 중소기업이 지난해 연매출 200억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세계 각지에서 우리 제품을 좋아할 만한 고객군을 찾고, 해외용 마케팅 솔루션을 활용해 판매를 확장했다. TV나 신문광고와 같은 전통 마케팅의 시대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이제 디지털의 파도를 타고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좋은 제품이 고도화된 소셜 플랫폼의 마케팅 솔루션을 타고 그 무대를 전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새롭게 생겨나는 기업의 10곳 중 7곳이 5년 안에 폐업한다. 좋은 아이디어와 제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중소기업이 성공할 가능성 또한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다. 큰 기업에게만 가능했던 수많은 일들이 디지털 혁신과 소셜 플랫폼을 통해 보편화 됐다. 거대한 글로벌 시장 역시 이제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좋은 제품으로, 잠재 고객이 진성 고객으로, 한국의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계속해서 더 나은 가치를 모두에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