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속도조절 불가피
최저임금 차별적용이 바람직
피해지원은 신속한 집행 절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지난 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은 여당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여당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고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중소기업 전문가로 정치에 입문한 필자 역시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 63일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날 자리에서 필자는 중소기업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은 휴식이 있는 삶차별없는 일터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 중소기업인들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현재의 최저임금조차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기업의 지불 능력과 경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7월부터는 52시간제5인이상 50인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된다. 그런데 뿌리산업, 건설, 조선업 등 영세 중소기업들은 걱정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데,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마저 막혀 사상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정부에 추가적인 계도기간을 부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정책은 현장과 다르게 그대로 추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중소기업인들은 사업주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근로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대해 사전예방 교육과 점검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 필자는 대통령에게 안전한 근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드렸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인들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옳은 방향이고 반드시 가야 할 정책들이라 하더라도, 코로나 정국을 고려해 현장과 함께 하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한편, 손실보상법이 드디어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소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야당과의 합의처리를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밤늦게까지 회의를 거듭했다. 하지만 줄곧 평행선만 달리며 법안 처리가 계속 지체됐다.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피해 소상공인들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강행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손실보상법이 소급적용 되지 않는 부분을 아쉬워하는 소상공인들이 계실 것이다. 하지만 소급적용은 중복성,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법적 보상은 입증 과정이 엄격하고, 산정 기간이 길어져서 지급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피해 지원 방식보다 보상금액이 더 적을 수도 있다.

반면, 피해 지원 방식은 정부 재량으로 지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소급보상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손실보상법으로 앞으로 발생할 손실을 보상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서, 이미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피해 지원을 더욱 두텁게 해서 사실상 소급보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 행정명령(사회적 거리두기)으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손실보상법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고 있는 모든 소상공인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손실보상법 적용대상은 전국 643만 소상공인 중 금지·제한 업종 73만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지·제한 업종은 아니지만 여행업, 전시산업, 전세버스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경영위기업종이 많다. 대다수 소기업·소상공인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매출이 크게 하락해서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소기업·소상공인들에 대한 초저금리 대출 등 추가 금융지원이 시급하다. 보다 근본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내수진작을 통해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영업을 하루빨리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민재난지원금도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손실보상법, 초저금리 금융지원, 전국민재난지원금 등 3종 세트를 통해 소기업·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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