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현 지음/ 마음의 숲 발행
라미 현 지음/ 마음의 숲 발행

호국보훈의 달인 6월 우리 민족의 역사적 아픔과 지금의 평화로운 시기를 위해 희생하신 많은 이들을 기리는 시간, 화합보다는 갈등이 보도되고, 역사보다는 정보의 가치를 중시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세대 간의 갈등 문제는 매 순간 존재하던 담론이지만, 오늘날 그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특히 다른 국가보다 사회적 변혁이 빠른 속도로 이뤄졌던 한국에서 세대는 더욱 면밀하게 세분된다. 참전용사 세대, 산업화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Z세대까지. 세대를 구분 짓고 특성을 분류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기 쉽다. 그 결과 윗세대의 조언과 기록된 역사는 낡고 지루한 것이 돼버렸다.

세대 간의 이해가 부족해진 요즘,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떠난 젊은 사진작가가 있다. 이 책의 저자 라미 현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받들고, 윗세대의 조언과 기록이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참전용사가 증언하는 생생한 전쟁사를 기록해 전달한다는 숭고한 생각으로 저자는 프로젝트를 이어나간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용사들의 비하인드스토리

전쟁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결국 전쟁도 사람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연도와 사상자의 수치로만 기록되는 종이의 전쟁사보다는, 문맹인 전우 대신 편지를 써주고 돌아오는 답장에 함께 기뻐하는 사람의 전쟁사가 가득하다. 삶의 온기가 느껴지는 이 기록들에서 잊힌 영웅, 잊힌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을 것이다. 전쟁 같은 일상에 치여 잊어버렸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 우리는 생존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살아갈 힘이 있다. 사는 동안에 그 기다림을 해소하기 위한 열망을 품기 때문이다. 포로는 해방을 기다린다. 참전용사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기다림의 대상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어쨌든 살 수 있다. 생존을 목표로 하는 삶도 눈부시지 않은가. - 목표는 생존, 미덕은 용기중에서

 

한 분씩 스튜디오에 모시고 그분들이 평생 간직해온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이다. 카메라 뷰파인더로, 렌즈를 통해 그분의 눈을 마주하면 그 눈 속에서 세월을 느낄 수 있다. 모든 군인은 위대하지만, 전투를 겪은 용사들에게서 나는 특별한 눈빛을 읽어낸다.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전투의 흔적. 그것은 여전히 뜨겁고 치열하다. - <전쟁이 끝나도 그들은 군인이다중에서

 

전쟁도 결국 사람의 일 이었다

저자의 기록은 교과서에서 보았던 지루하고 딱딱한 전쟁사와는 다르다. 영웅의 후일담 혹은 꼰대의 나 때는으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참전용사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드라마다. 그리고 드라마의 갈등이 결국 해소되듯, 이 책을 통해 치열하고 생생한 참전용사의 기억에서 우리는 세대 갈등을 봉합할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 라미 현 지음/ 마음의 숲 발행
- 한국출판협동조합 제공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