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리 한의사의 혀로 보는 건강학]

혈압은 혈관벽이 받는 심장의 압력이다. 물이 불었거나 길이 좁아졌거나 압력이 올라가는 원인은 크게 이 두가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고혈압 때문에 심장과 뇌 혈관계의 질병이 생기지만 이유가 있어서 세게 뛰고 있을 뿐, 놓고 보면 심장은 죄가 없다.

병의원에서 혈압약이 처방되기 전인 경계고혈압은 JNC(Joint National Committee 미국고혈압합동위원회) 가이드라인을 보면 수축기 혈압 140 미만, 확장기 혈압 90미만이고, 60세 이상에서는 150까지로 높여 잡는다.

고혈압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질환이 아니다. 반드시 경계선, 노란불을 지나고, 몸은 노란신호등을 켜서 빨간불이 켜지기 전에 경고를 준다. 우리는 경계고혈압일 때 아직 고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으면 이상하게 안도를 한다.

그리고선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중립기어로 놓은 상태에서 슬금슬금 빨간불이 될 때 까지 앞으로 전진을 하고 대부분 결국 혈압약을 시작한다. 의사들도 이제까지 생활습관교정으로 고혈압 전단계에서 건강하게 된 환자가 일년에 한 두명도 안된다며 대부분 바로 처방을 한다.

몸은 고혈압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매일 혀카를 찍어서 몸상태를 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대부분 혈압이 올라가게 되면 혓뿌리부터 백태가 짙게 시작된다.

문제는 언제 노란불이 켜지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재보지 않으면, 몸은 고혈압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매일 혀카를 찍어서 몸상태를 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대부분 혈압이 올라가게 되면 혓뿌리부터 백태가 짙게 시작된다.

고혈압환자의 90%는 본태성, 이유 없음으로 분류돼있다. 원인을 모른다고 하는 이유는 2차성 고혈압처럼 신부전, 선천성 심장질환 같은 1차적인 원인이 없는 기능적인 이상이기 때문이다. 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이 압력을 높이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필자가 최근에 경험한 경계고혈압 환자는 주소증이 두통이었다. 이 환자는 오래전부터 우측 목과 어깨가 매일 굳은 상태로 지냈다.

그런데 심장을 지나 머리로 올라가는 경동맥은 목주변의 근육을 통과하고 혈관이 지나가는 목주변의 근육이 다 경직이 돼 있으면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심장은 혈압을 올려서 순환을 시킬 준비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두통이 생겼다고 판단을 했다. 그래서 침, 부항, 약침으로 우측 목을 치료해드렸더니 두통도 좋아지고 혈압도 정상으로 내려왔다. 물론 혈압이 높아져서 두통이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두통을 일으킨 원인 때문에 혈압이 높아졌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두통의 원인을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혈압약을 먹었다면 두통은 없어졌더라도 목과 어깨는 그대로 경직되어있고, 혈압약 복용을 시작한 기저질환자가 돼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대한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을 보면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체중감량, 운동, 절주, DASH식단, 염분섭취감소라고 하고 있다. 혀에 백태가 짙게 드리워지기 시작했다면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시작하라는 몸의 명령인 셈이다.

 

- 최주리 한의사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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