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시청률 30%는 기적"

'우리가 지금 사는 집이 가장 행복하구나'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머리 아파서 펜트하우스에서 하루도 못 살 거 같거든요."

종착지를 향해 한창 달려가는 SBS TV 금토극 '펜트하우스'의 김순옥 작가가 시청자들의 큰 지지에 힘입어 입을 열었다.

그는 7일 SBS를 통해 "전작 '언니는 살아있다' 최종회 시청률이 24% 나왔을 때 앞으로 내 드라마에서 이 시청률을 뛰어넘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 했었는데 또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시작할 때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드라마를 끝까지 완주할 수만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얼떨떨하다"고 했다. '펜트하우스'는 시즌2 마지막 회에서 30% 돌파를 목전에 뒀으며, 시즌3 첫 회 역시 19.5%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김 작가는 시즌1과 2, 그리고 3의 메시지도 직접 설명했다.

"시즌1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었고, 시즌2는 '죄에 대한 인과응보'가 포인트였죠. '어떤 인간의 욕망도 충족되지 않는다. 인간은 끝없이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 하기 때문이다'라는 작의(작품 의도)처럼, 한 칸을 가진 사람이든 아흔아홉 칸을 가진 사람이든,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결핍 때문에 불행하고 그 불행함 때문에 계속 죄를 짓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즌3의 주제는 파멸입니다. 인간이 죄를 짓고, 온 세상이 다 무너져버리는. 그러나 그 끔찍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하늘과 땅이 열리고, 무너진 돌 틈 사이에서 새싹이 태어나겠죠."

 

펜트하우스3 [제공=SBS]
펜트하우스3 [제공=SBS]

김 작가는 '황후의 품격' 이후 '펜트하우스'까지 호흡을 맞추는 주동민 PD에 대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잘 빚어주신 덕에 대본보다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감사하다"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시즌1 20회에서 헤라클럽 사람들이 봉고차에서 탈출해 오물이 가득한 물을 헤엄쳐 건넌 것과, 시즌2에서 심수련(이지아 분)이 나애교로 분한 것을 꼽았다.

김 작가는 시즌1과 2에서 학교 폭력과 부동산 투기 등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나 또한 살벌한 교육 현장에서 두 아이의 입시를 치렀고, 부동산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접했다"며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값을 움직이는 모습도 봤고, 몇 해 사이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값이 두 배가 되면서 괜한 상실감에 우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즌1에서는 학폭 문제가 보기 불편하다며 드라마를 중단시켜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나오고 많은 비난을 받아 많이 힘들었는데, 시즌2에서는 오히려 같이 마음 아파해주셔서 많은 힘이 됐다. 다소 불편하지만 가정폭력, 불공정한 교육, 부동산 문제의 폐해를 조금이나마 건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펜트하우스'는 예상치 못한 전개와 속 시원한 응징 등으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일각에서는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한다.

김 작가는 이에 대해서도 '시원하게' 인정했다.

"'순옥적 허용'은 아마도 개연성의 부족함 때문에 생긴 말이지 않나 싶어요. 인정합니다. 드라마가 많은 사건이 터지고 급작스럽게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이 제대로 짚어지지 않고, 또 죽었던 사람이 좀비처럼 하나둘 살아나면서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부활절 특집'이냐는 말도 들었죠. (웃음).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반성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고쳐야지! 절대 살리지 말아야지!' 결심하다가도, 또 저도 모르게 새로운 사건을 터트리거나 슬슬 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더라고요. 변호해주시는 시청자들께 감사하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을 향해 "(시즌3 방영까지) 두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이 추리한 모든 것이 맞을 수도, 하나도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 결말이 여러분을 잠시라도 짜릿하게 해주길 소망한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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