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주거기본법 및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 주장
"중앙은 주택정책 가이드라인 제시, 지방은 실질적인 시・도 주거기본계획 수립해야"

중앙 주도의 주택정책이 수도권 비대화·난개발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주거기본법 및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을 통해 주택정책에 대한 중앙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주택정책의 분권화가 시급하다!'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경기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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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중앙정부(국토교통부 장관)가 주거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계획에 따라 주택건설·대지조성 사업을 시행하며 국토부가 요구하는 정책 및 사업에 대한 소관별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연구원은 이처럼 중앙 주도의 주택정책 구조에서 정부가 주택문제 발생 시 분권화 전략보다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을 택하며, 수도권 비대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1982~2018년 전국 대비 수도권 주택건설실적 비중은 2009년 최고 66.8%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50% 안팎을 유지했다. 특히 1기 신도시 입주 시기(1990~1995년)에는 수도권 인구 증가율이 전국 인구 증가율의 3.12배에 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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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중앙정부의 일방적 택지 위주 주택정책이 ▲ 일자리와 기반시설이 부족한 난개발 ▲ 지역 특성에 맞춘 지방정부의 도시계획을 무력화 ▲ 교통·환경 비용 부담과 갈등 해결을 지방정부에 전가 ▲ 기성시가지 노후화에 따른 지방정부의 정비사업 및 도시재생사업 저해 등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보의 독점으로 정책집행 부작용이 나타난 최근 ‘LH 사태’ 등을 고려해 주택정책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주거기본법 및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을 통한 중앙 권한의 지방정부 이양을 제시했다.

주거기본법의 경우 제5조에 따라 국토부가 주택·택지·공공주택에 대한 구체적 수급 계획을 담은 ‘주거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를 가이드라인 정도로 바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공공주택 특별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국토부 장관의 30만㎡ 이상 공공주택지구 지정 권한을 폐지하고, 모든 공공주택지구 지정 권한을 광역 지방정부로 일원화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는 자치계획권을 확립하고, 중앙정부는 사후 감독권으로 지니자는 의견이다.

조성호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거계획에 관한 중앙권한은 주택정책의 가이드라인 제시로 국한하고,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시・도 주거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행 중앙정부 중심의 공공주택지구 지정 권한을 지방 이양해 광역시・도로 일원화하고, 개발이익 재투자 규정 및 LH와 지방공기업 간 차별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만큼 획일적인 택지개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권한이양과 함께 중앙의 인력·재정을 광역시・도에 이양하는 등 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이는 주택가격 상승, 전세난 심화라는 ‘악마의 사이클’(중앙정부가 실효성을 상실한 집권적 규제에 집착해 국가적 악순환 발생)에 걸린 주택문제를 해소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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