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잡담·단체회의도 가능
재택근무 늘며 대세로 급부상
편의점·명품브랜드 속속 가세
中企도 메타버스 배우기 합류

The Metaverse is coming(메타버스가 온다).

현실과 가상을 이어주는 플랫폼인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있다. 지난 27일 디지털광고연구소 인크로스는 2025년까지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800억달러(3127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는 이미 광고, 마케팅 시장에서는 한 이슈다.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은 메타버스 세계에 진출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사무실을 메타버스로 옮기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지난 26일 BGF리테일과 네이버제트가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진행한 업무협약식 모습.
지난 26일 BGF리테일과 네이버제트가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진행한 업무협약식 모습.

지난 26BGF리테일과 네이버제트가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에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날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사진 왼쪽)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사진 오른쪽)가 아바타로 등장해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기념사진까지 촬영했다.

보통 업무협약식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정장을 차려입은 회사의 관계자들이 악수하거나 서명한 협약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우리 실생활을 넘어 업무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단어가 등장한지는 30년이 됐다. 1992년 미국의 소설 작가인 닐 스티븐슨이 자신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으로 제안했다.

양쪽 눈에 서로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보여 줌으로써, 삼차원적 영상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그 작은 이어폰을 통해 디지털 스테레오 음향을 집어넣게 되면, 이 움직이는 삼차원 동화상은 완벽하게 현실적인 사운드 트랙까지 갖추게 되는 셈이었다. 그는 컴퓨터가 만들어내서 그의 고글과 이어폰에 계속 공급해주는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컴퓨터 용어로는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이었다.” - 스노우 크래쉬

소설 속 메타버스는 지금의 메타버스 환경과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지금 메타버스 환경은 주로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접속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2’ 등이 대표적인 VR기기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 무너져

메타버스 생태계도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2018년 출시된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이용자만 2억명에 달한다. 그 중 90%가 해외 이용자이고, 사용자의 80%10대 청소년이다. 가상 현실에서 새로운 생활이 이뤄지다보니, 구찌, 마크제이콥스 등 일부 브랜드에서는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판매되는 아이템들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게임 동물의 숲에서 신상품 발표회를 가진 발렌티노, 마크제이콥스 등은 4개월만에 신상품 2600만장을 팔았다.

미국의 게임회사인 로블록스가 만들어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는 게임 개발자들이 그 안에서 게임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27만명의 로블록스 생태계 내 개발자들은 1인 평균 1만달러(1123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로블록스에 따르면 상위 300명의 수입은 10만달러(1123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편, 미국의 유명 래퍼인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새 싱글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로블록스에서 열었다. 이틀동안 모인 관객은 3000만명에 달한다.

입학식, 대학축제 등을 메타버스에서 여는 국내 대학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국대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Kon-Tact 예술제를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열었다. 학생들은 메타버스에 구현된 건국대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단과대 건물을 구경하고, 동아리 공연 등을 구경했다. 숭실대학교도 대학 축제를 메타버스에서 열었다. 김채수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로 단과대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인원을 모집하는 게 어려워 힘들어하고 있는데 축제가 홍보 계기가 될 수 있다캐릭터들이 돌아다니다 마주치면 서로의 캠과 마이크가 켜지면서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무실도 메타버스 안으로 이동

이처럼, 메타버스가 우리 실생활에 깊히 침투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많아진 요즘, 한국 사무실에서도 메타버스가 스며들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일부 국내 중소기업들도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개더타운에 접속하면 가상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개더타운에 접속하면 가상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100여명 규모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강 모씨는 한달에 5일 정도 실제 사무실에 출근한다. 대부분은 집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인 개더타운을 활용해 업무를 진행한다아침에 일어나 개더타운에 접속해 가상의 사무실로 출근한다. 구현된 사무실에는 개인용 책상과 컴퓨터가 존재한다. 옆을 보면 동료도 출근해있다. 회의실도 있기에 모여서 회의도 할 수 있다. 복도를 지나다 동료를 마주치면 잡담도 나눌 수 있다. 영상 대화 기능이 켜지기에 실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대화하는 느낌도 든다.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인 직방은 더 나아가 올해 2월 오프라인 사무실을 닫고, 개더타운 플랫폼으로 회사를 옮겼다. 전 직원이 원격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채용플랫폼에 따르면 직방의 사원수는 200여명이다.

직방에 재직 중인 이 모씨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적응이 되니까 실제로 대면 업무하는 느낌이 든다동료의 사무실로 가면 무슨 일하는지 볼수도 있고, 그 자리에서 업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직방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사무실이라는 개념을 없앴다면서 기존 사무실은 라운지 형태로 개편하고, 수도권 각 지점에 직방 라운지를 개설해서 오프라인 행사 들을 할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을 활용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언론기자들은 호라이즌에서 만나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페이스북은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을 활용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언론기자들은 호라이즌에서 만나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메타버스 익히기에 나서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14일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를 초청해 메타버스, 그리고 페이스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기현 대표는 커뮤니티를 이뤄 모두가 가까워지는 세상을 지향하는 페이스북의 비전을 소개하면서, Oculus, horizon, 스마트글라스, EMG AR/VR을 중심으로한 다양한 기술과 사업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이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발표했다. 특히, 페이스북의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정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은 소규모 비즈니스 지원금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에 현금지원과 광고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공감하며 앞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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