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 어스2(earth2)’에선 거래 참여자들이 지구 곳곳의 땅을 사고 판다. 말만 들으면 부동산 어플리케이션 같지만, 실제는 디지털 상에서 가상의 지구를 만들어 10×10m 크기(1개 타일)로 쪼개진 토지를 매매한다. 어스2에는 5조개의 타일이 있다. 가상부동산이라고 하지만, 실제 전 세계 부동산 입지 현황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지는 한 타일 당 25000원 정도다.

외형상 어스2는 게임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서비스 이후 지난 4월까지 미국의 이용자의 자산가치는 총 3215만 달러다. 한국의 이용자들의 자산가치도 745만달러다. 실제 이용자가 구매를 위해 지불한 금액들의 총 금액이다. 서비스 초기에는 세계 땅값은 1000.1달러로 모두 같았지만 이후에는 매매 수요에 따라 가치가 달라졌다. 현재 미국 땅 한 타일은 56달러, 한국은 23달러까지 올랐다.

무슨 봉이 김선달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요즘 블록체인 시장의 가상화폐와 같이 가상부동산이 제2의 비트코인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심지어 희소성이 높은 비싼 땅은 판매가 완료 상태다. 한국의 주요 명소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국적을 가진 투자자에게 팔렸다. 어스2에서 청와대, 광화문, 롯데월드 등은 세계인들이 투자해 매입한 알짜 부동산들이다.

어스2는 요즘 한창 떠오르는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이라는 뜻의 메타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어스2에서 현재는 땅만 매매하지만, 사업화가 진행되면 자신의 땅 위에 건물을 올릴 수 있다. 도시개발을 해서 가상의 도시도 창조할 수 있다. 이때 현실처럼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롯데타워 건물 외벽에 실제 광고를 걸어 홍보비용을 받거나, 자신이 깔아놓은 도로의 통행료를 받는 식이다.

어스2에 대한 시각은 반반이다. 가상부동산으로서의 투자처라는 의견도 있고, 단순히 타일의 희소성으로는 추가적인 부가가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다. 결국 어스2가 명확한 보상계획이나 이윤창출 모델을 선보이지 않는다면, 디지털 자산을 엉터리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는 큰 리스크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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