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및 음성인식 기술 회사인 뉘앙스(Nuance)커뮤니케이션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애플의 AI 비서 기술인 시리(Siri)’ 개발에 참여한 기업 중 하나다.

지난 412(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MS의 뉘앙스 인수 협상이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약 197억 달러(221250억원), 주당 56달러 수준이다. 지난 49일 종가(45.58달러)보다 23%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뉘앙스 인수는 MS가 지난 2016년 링크드인을 262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최대 규모다. 지난해 동영상 공유앱 틱톡의 미국 운영권을 사들이는 등 활발하게 기업 인수에 나선 MS가 뉘앙스 인수를 제안한 건 작년 12월인 것으로 전해진다. 뉘앙스는 2019년부터 MS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뉘앙스는 1992년 설립돼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벌링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애플의 AI 개인비서 프로그램인 시리 출시에 참여했던 업체로 알려져 있으며 의료부터 자동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응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추고 있다. 뉘앙스는 제품에 드래곤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넣고 있다. 작년 930일 끝난 회계연도에 매출 148000만 달러에 순이익 9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엔 21700만 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9월 기준 직원 7100명이 근무하고 있다.

MS가 뉘앙스를 인수하려는 건 알파벳의 구글·아마존과 AI 분야에서 벌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MS는 최근 몇 년 동안 직원 수천 명을 AI 분야에 투입해 왔다. 향후 AI가 클라우드 서비스 판매의 핵심 동력이 될 거란 기대에서다.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평범한 영어를 사용해 컴퓨터에 쉽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던 걸 감안하면 이 회사는 수십년 전 AI분야에 진입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특히 2019년부터는 MS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업계에서는 MS가 뉘앙스를 인수하면 AI가 환자의 의료 기록을 분석해 의사의 업무를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매나 은행 등에 뒤처져 있는 헬스케어 부문 디지털화를 MS가 가속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가장 단기적 이점은 뉘앙스 제품이 현재 MS팀에서 사용되고 있는 원격의료 분야라고 말했다.

MSAI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최근 수년간 수천 명의 직원을 AI 분야에 투입했다. AI 기업 인수에도 적극적이었다. 글로벌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MS2019AI 기반 온라인 광고 활성화를 위해 프로모트IQ’, 지난해에는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업인 오리온시스템스를 각각 사들였다. 다만 최근 5년간 MS가 인수한 AI 기업은 12개로 애플(25)이나 구글(14)보다 적다.

MS2015년 가상 비서 코타나를 윈도우 10 릴리즈에서 일부 선보이면서 음성 기술 분야에 진입했다. 이후 코타나는 안드로이드 및 iOS 기기, 엑스박스, 엣지 브라우저, 윈도우 혼합 현실 헤드셋, 서모스탯 및 스마트 스피커 등 타사 기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MS에 따르면, 코타나의 사용자 수는 현재 15000만 명 이상이다. 최근에, MS는 코타나의 포지셔닝을 일반적인 용도에서 사무 보조로 전환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음성인식의 필요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제 대부분의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들은 회의 중 녹음 기능을 제공한다. 또 헬스케어 분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MS가 뉘앙스라는 회사를 인수하고 이를 헬스케어 사업에 강화로 연계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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